"기둥 하나 없이 허공에 떠 있다"… 걷기만 해도 감탄 나오는 240m 출렁다리 명소

자연을 주인공으로 세운 수승대 출렁다리, 가을바람과 함께 걷는 특별한 하늘길.

거창 수승대 출렁다리

자연이 주인공이 되는 수승대 출렁다리

수승대 출렁다리

수승대 출렁다리 / 사진=거창 문화관광

여름의 열기가 한풀 꺾이고 코끝에 서늘한 바람이 감도는 9월, 비로소 걷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티 없이 맑은 하늘과 조금씩 색을 갈아입는 숲을 벗 삼아 온전한 휴식을 누리고 싶을 때, 경남 거창의 수승대는 잊고 있던 자연의 서정성을 일깨운다.


그리고 그 가을 풍경의 화룡점정이 되어 줄 특별한 하늘길이 있다. 바로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 자연의 배경이 되기를 자처한 수승대 출렁다리다. 이곳은 거대한 기둥을 과감히 포기함으로써, 우리에게 가장 완벽한 가을 풍경을 선물한다.

거창 수승대 출렁다리

수승대 출렁다리 / 사진=거창 공식블로그 배인주

수승대 출렁다리는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은하리길 2에 위치한 명승 제53호 수승대 관광지 안에 있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무병장수 둘레길을 걷다 보면, 이내 비현실적인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계곡 위 허공에, 마치 누군가 한 번에 그어 내린 듯 유려한 곡선 하나가 유유히 떠 있다.


하지만 무언가 허전하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어야 할 거대한 주탑(기둥)이 보이지 않는다. 바로 이 ‘비움’이야말로 수승대 출렁다리가 최고의 가을 명소인 이유다.

거창 출렁다리

수승대 출렁다리 / 사진=거창 공식블로그 김경자

2020년 53억 원을 들여 완공된 이 다리는 총 길이 240m, 폭 1.5m의 ‘무주탑 곡선형 현수교’다. 거대한 기둥 대신 양쪽 지지대에서 뻗어 나온 강철 케이블이 다리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 안고 있다.


다리 위에서는 시야를 방해하는 인공 구조물이 전무하다. 덕분에 방문객은 티 없이 푸른 가을 하늘과 서서히 물들어가는 수승대의 계곡 풍경을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처럼 막힘없이 조망하는 호사를 누린다.

가을바람의 흔들림

수승대 출렁다리 항공

수승대 출렁다리 / 사진=거창 문화관광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다리 위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발끝부터 짜릿한 긴장감이 전해진다. 폭 1.5m의 좁은 길과 발밑으로 훤히 보이는 계곡과 바람에 몸을 맡기듯 흔들리는 다리의 움직임은 가을의 정취에 활력을 더하는 묘미다. 이 흔들림은 불안의 증거가 아닌, 유연하게 힘을 분산시키는 고도의 기술력이자 철저한 안전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수승대 출렁다리는 엄격한 내진 1등급 기준을 통과했으며, 가을 태풍급인 초속 30m/s의 강풍도 견뎌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했기에, 방문객들은 비로소 안심하고 가을 하늘과 바람, 그리고 발밑의 자연과 온전히 하나가 되는 특별한 교감을 나눌 수 있다.

가을 트레킹을 위한 완벽 가이드

수승대 출렁다리

수승대 출렁다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청명한 가을날의 완벽한 트레킹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수승대 출렁다리는 연중무휴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통행이 제한될 수 있다.


9월이 포함된 하절기(3월~10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운영되므로, 해가 짧아지는 가을 오후에 방문한다면 마감 시간을 꼭 확인해야 한다. (동절기 11월~2월은 오후 4시 50분 마감)


스스로를 낮춰 자연이라는 주연을 빛나게 한 수승대 출렁다리. 올가을, 인공의 방해 없이 오직 청명한 하늘과 바람, 그리고 고요한 숲의 정취만을 느끼며 걷고 싶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가장 겸손한 기술이 만들어 낸 가장 완벽한 가을 하늘길이 바로 이곳에 있으니 말이다.


유다경 기자 ttgyeong@telltrip.com

2025.09.15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필요한 여행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국내 및 해외여행의 모든 인사이트와 도움이 되는 여행 정보를 제공합니다.
채널명
여행을 말하다
소개글
당신에게 필요한 여행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국내 및 해외여행의 모든 인사이트와 도움이 되는 여행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런 분야는 어때요?
    오늘의 인기
    TOP10
    ESTaid footer image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