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800평이 전부 숲이에요"… 댐 아래 숨어 있는 가을 산책 명소

안동 낙강물길공원

월영교로 흐르는 치유의 길

안동 낙강물길공원 작은 연못 / 사진=안동관광

여행지 안동을 떠올릴 때 하회마을의 고즈넉함이나 월영교의 신비로운 야경을 가장 먼저 그리는 이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안동댐 수력발전소 입구, 거대한 댐 구조물 아래에 마치 유럽의 어느 소도시를 옮겨놓은 듯한 비밀스러운 정원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완벽한 휴식을 제공하는 치유의 공간이자, 안동의 핵심 관광지인 월영교까지 낭만적인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곳. 바로 낙강물길공원이다.

댐 아래 피어난 이국적인 풍경, 한국수자원공사가 만든 쉼터

안동 낙강물길공원 가을 / 사진=안동관광

낙강물길공원은 경상북도 안동시 상아동 423, 안동댐 바로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독특한 위치는 공원의 관리 주체가 한국수자원공사라는 사실과 깊은 관련이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댐 주변의 수자원 환경을 활용해 시민과 여행객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고자 약 26,000㎡에 달하는 이 공간을 숲과 정원으로 조성했다.

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작은 연못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국적인 풍경이다.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쿼이아와 전나무가 짙은 그늘을 만들고, 연못 위를 가로지르는 아치형 돌다리는 SNS에서 왜 이곳이 ‘인생샷 명소’로 불리는지를 즉각 실감하게 한다.

온전한 쉼을 위한 공간, 머무는 것만으로도 힐링

안동 낙강물길공원 가을 전경 / 사진=안동관광

이 공원의 진정한 매력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머무는’ 경험에 있다. 울창한 나무 아래 곳곳에 놓인 벤치는 가장 인기 있는 자리다.

방문객들은 저마다 편한 벤치에 앉아 책을 읽거나, 연못에 비친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여유를 만끽한다.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도 이곳에서는 부드러운 그늘이 된다.

안동 낙강물길공원 연못 / 사진=안동 공식블로그 이우정

잘 가꿔진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일상에 지쳤던 마음에 고요함이 깃든다. 풍경에 취해 걷는 사람, 벤치에 앉아 사색에 잠긴 사람, 돌다리 위에서 추억을 남기는 연인들의 모습은 공원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안동 시내에서 차로 10분 남짓한 가까운 거리에 이런 완벽한 쉼터가 있다는 것은 안동 시민들에게 큰 축복이자, 여행객들에게는 반가운 발견이다.

안동 여행의 백미, 월영교까지 걷는 명품 수변 산책로

안동 낙강물길공원 산책길 / 사진=안동 공식블로그 이우정

낙강물길공원의 가치는 공원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곳은 안동의 상징인 월영교까지 이어지는 약 1.5km 길이의 명품 수변 산책로가 시작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공원을 둘러본 뒤, 안동댐 보조댐을 따라 조성된 데크길에 오르면 완전히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댐의 거대한 물줄기를 바로 곁에 두고 걷는 이 길은 안동의 자연을 가장 역동적으로 느낄 수 있는 코스다.

안동 낙강물길공원 / 사진=안동관광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20분 남짓 걷다 보면, 저 멀리 목조 다리의 유려한 곡선, 월영교의 모습이 드러난다. 낙강물길공원에서 시작해 월영교를 건너 월영공원까지, 반나절 코스로 엮으면 안동의 자연과 낭만을 모두 아우르는 완벽한 도보 여행이 완성된다.

주차는 공원 맞은편 무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며, 입장료 또한 없어 부담 없이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유다경 기자 ttgyeong@telltri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