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나무가 만든 2km 초록 터널"… 부모님과 함께 걷기 좋은 힐링 산책길

6월 가기 좋은 산책 명소

의령 잣나무길 / 사진=의령군 공식sns

경남 의령은 조용한 시골 마을로만 기억되기 쉬운 곳이지만 그 안에는 생각보다 더 깊은 자연이 숨 쉬고 있다.

‘스트로브잣나무길’이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산책길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번 걸어본 사람이라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장소다.

의령 잣나무길 / 사진=의령 공식블로그 이수이

키 큰 나무들이 줄지어 선 숲길과 조용히 흐르는 의령천, 그리고 고요한 산책로는 자극적인 관광지보다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곳은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 산책길은 덕곡서원 앞에서 시작되어 왕복 약 2km 남짓으로 조성되어 있다. 길의 시작부터 키가 큰 스트로브잣나무들이 도열해 있으며 그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숲속 터널은 걷는 이들에게 마치 초록빛 시간 속을 통과하는 듯한 기분을 준다.

의령 잣나무길 / 사진=의령 공식블로그 이수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중간중간 벤치와 작은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다. 벤치에 앉아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을 바라보면 그 빛이 윤슬에 반사되어 의령천 위를 은은하게 비춘다.

이 산책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경사가 거의 없고 길도 평탄하게 정비되어 있어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특히 봄과 초여름 사이, 산들바람이 부는 지금 시기가 걷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이다.

산책로에는 방문객을 배려한 작은 쉼터와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적합하다.

의령 잣나무길 / 사진=의령 공식블로그 이수이

차량을 이용할 경우에는 덕곡서원 앞에 위치한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산책을 마친 후에는 서원 앞 그늘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스트로브잣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나무이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곧게 뻗은 나무들과 은은히 스며드는 햇살, 그리고 잣나무 특유의 향이 어우러져 감각적으로도 매우 풍요로운 공간이 된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단순히 스쳐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오래 머무는 기억이 된다.

의령 잣나무길 / 사진=의령 공식블로그 이수이

의령 스트로브잣나무길은 걷는 그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특별한 길이다. 겉으로 보기에 소박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마음을 다독이는 자연의 깊은 호흡이 담겨 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풍경과 조용히 흐르는 의령천, 그리고 바람에 실려 오는 자연의 소리는 무엇보다 진솔한 쉼을 제공한다.

의령 잣나무길 / 사진=의령 공식블로그 이수이

바쁘고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이 길 위에서 잠시 걸어보는 건 어떨까. 의령천을 따라 흐르는 이 산책길은 누군가에게는 자연을, 또 누군가에게는 진정한 나를 만나는 길이 되어줄 것이다.

의령군 벽화로 629-12에 위치한 덕곡서원 앞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며, 산책길 초입에 화장실도 갖춰져 있어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

지금 이 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연 속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스트로브잣나무길에서 천천히 걸어보길 추천한다.

유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