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770m까지 쭉 이어집니다"… 국토부도 인정한 S자 드라이브 코스

경남 함양 지안재는 국토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하나로, S자 곡선이 빚어낸 예술 같은 드라이브 코스다. 낮과 밤,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 속에서 지리산의 압도적인 매력을 만날 수 있다.

함양 지안재

곡선이 빚어낸 예술 같은 드라이브 길

함양 지안재 전경

지안재 / 사진=함양군청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싶을 때, 끝없이 이어진 길 위로 떠나는 드라이브만큼 좋은 처방도 없다. 만약 당신의 플레이리스트에 어울릴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찾는다면, 주저 없이 경상남도 함양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곳에는 길이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벽한 목적지가 되는 곳, 지리산의 장엄한 풍경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위대한 서곡이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공인한 이 길은, 단순한 아스팔트가 아니라 대자연과 인간이 함께 빚어낸 한 폭의 살아있는 산수화다.

“산이 휘두른 붓질, 그 길 위를 달리다”

함양 지안재 항공

지안재 / 사진=함양군청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구룡리 산119-3에 자리한 지안재 전망대에 서면, 눈앞에 펼쳐지는 비현실적인 풍경에 누구든 숨을 멈추게 된다. 마치 거대한 용이 산을 휘감아 오르는 듯, 혹은 대지가 힘찬 붓질로 그려낸 듯한 S자 곡선이 아찔하게 이어진다.


지방도 제1023호선의 일부인 이곳은 험준한 산악 지형을 극복하기 위한 도로 공학의 산물이지만, 그 결과물은 기술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

함양 지안재

지안재 / 사진=함양군청

낮에는 짙은 녹음 사이로 은빛 길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고, 해 질 녘에는 마지막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너울거린다. 하지만 지안재의 진정한 매력은 어둠이 내린 후에 시작된다.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를 켠 자동차들이 굽이길을 오르내리며 만들어내는 빛의 궤적은 그 어떤 조명 예술보다 황홀하다.


한 사진작가는 “지안재의 밤은 30초의 장노출 속에 시간과 빛, 속도라는 비가시적 요소들을 한 장의 프레임에 압축하는 행위 예술”이라고 표현했다. 최상의 결과를 얻으려면 삼각대는 필수이며, 조리개를 F8 이상으로 조이고 ISO 감도를 100으로 낮춰 30초 이상 셔터를 개방하면, 꿈결 같은 빛의 강물이 흐르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깨달음으로 향하는 관문, 오도재를 넘어서

지리산제일문

지리산제일문 / 사진=함양군청

지안재의 감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길은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기 위한 전주곡에 불과하다. 지안재를 통과해 계속해서 고도를 높이면, 해발 773m의 오도재(悟道峙) 정상이자 지리산 국립공원의 실질적인 관문인 지리산제일문을 마주하게 된다.


‘도를 깨닫는 고개’라는 이름의 오도재는 그 이름처럼 속세의 번잡함을 벗어던지고 지리산의 성역으로 들어서는 듯한 상징적인 장소다. 거대한 성문 형태의 지리산제일문 옆 조망 공원에 서면, 발아래로 겹겹이 포개진 지리산의 능선들이 거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한 풍경은 지안재의 아기자기한 곡선미와는 또 다른 차원의 웅장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곳은 함양 드라이브 코스의 정점이자, 비로소 지리산의 품에 안겼음을 실감하게 하는 이정표다.

천년의 숲과 고택, 함양의 깊이를 더하다

지리산제일문 가는 길

지리산제일문 / 사진=함양군청

지안재오도재를 넘어 지리산의 정기를 온몸으로 느꼈다면, 함양의 또 다른 매력을 찾아 여정을 이어갈 차례다. 함양 읍내 방향으로 차를 돌리면 신라 시대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 상림공원이 기다린다.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나무들이 터널을 이룬 숲길을 걷다 보면 마음은 절로 평온해진다. 특히 여름에는 만개한 연꽃이,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장관을 이뤄 사계절 내내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리산의 품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나는 지안재는 더 이상 스쳐 가는 길이 아니다. 멈춰 서서 감상하고, 그 길의 의미를 되새기며 온전히 즐겨야 할 소중한 여행지다. 이번 주말,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구불구불한 길 위에서 새로운 활력과 예술적 영감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유다경 기자

2025.09.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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