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10일, 어디로 가나 봤더니"… 일본·베트남 제치고 급부상한 여행지
최장 10일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 일본·베트남은 여전히 인기지만 대만·미국이 새롭게 떠올랐고, 국내는 자연과 머무는 ‘숲캉스’가 대세로 자리잡았습니다.
황금연휴 여행 트렌드대만·미국 급부상, 국내는 단연 ‘숲캉스’가 대세
![]() 여행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최장 열흘간 이어지는 10월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행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익숙한 일본과 베트남을 여전히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 예약 데이터를 깊숙이 들여다보면 여행객들의 선택지가 훨씬 더 과감하고 다채로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의 아성은 굳건한 가운데,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목적지들이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특정 지역을 넘어 ‘어떻게 머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여행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여행 플랫폼 기업 놀유니버스가 자사의 NOL, NOL 인터파크투어, 트리플의 2025년 10월 3일부터 12일까지의 예약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번 황금연휴 기간의 해외 항공권 예약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나 증가하며 완연한 여행 회복세를 증명했다. 국내 숙박 예약 역시 65%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여행 열기를 실감케 했다.
10월 황금연휴 여행 트렌드
![]() 일본 오사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해외여행의 전통 강호인 일본과 베트남의 인기는 올해도 굳건했다. 항공권 예약 순위에서는 일본의 오사카, 후쿠오카, 나리타(도쿄)가 변함없이 최상위권을 지켰으며, 숙소 예약 부문에서도 일본과 베트남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오사카의 경우, ‘난카이 라피트 특급열차’ 티켓이 전체 투어·액티비티 상품 중 가장 많이 예약되며, 여행객들이 주요 거점 간 이동 편의성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었다.
베트남은 휴양형 패키지 여행의 성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다낭·호이안 5일, 푸꾸옥 5일 등 완결된 일정의 패키지 상품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 흥미로운 점은 하노이와 산악지대 사파를 잇는 ‘슬리핑 버스’ 상품이 투어 예약 2위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이는 베트남을 찾는 여행객들이 다낭 같은 단일 휴양지 체류를 넘어, 여러 도시를 연결하는 탐험형 자유여행으로 발을 넓히고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지표다.
![]() 대만 가오슝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하지만 진짜 놀라움은 새로운 목적지의 부상에서 나타났다. 대만은 전체 해외 숙소 예약 순위에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타이베이행 항공권 예약은 전년 대비 78%나 급증하며, 일본의 대안을 찾는 단거리 여행객들의 발길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장거리 노선의 부활도 눈부시다. 미국은 숙소 예약 건수가 무려 2.3배(130%)나 증가하며 4위를 기록했다. 이는 고환율 부담에도 불구하고, 긴 연휴를 활용해 특별한 경험을 하고자 하는 여행객들의 과감한 선택이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중해와 동유럽으로 향하는 패키지 여행 예약 인원이 각각 105%, 809%라는 경이적인 증가율을 보인 것 역시 장거리 프리미엄 여행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진짜 주인공은 ‘자연 체류형’ 숙소
![]() 2025 10월 여행 트렌드 / 사진=놀유니버스 |
국내로 눈을 돌리면, 여행의 패러다임이 ‘지역’에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음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체 국내 숙박 예약의 18%를 차지한 강원특별자치도는 여전히 가장 사랑받는 여행지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성장률이다. 남도의 맛과 멋을 품은 전라남도가 131%,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경상북도가 124%의 예약 증가율을 기록하며 강원도를 맹추격하고 있다. 장거리 이동 부담이 적은 황금연휴를 맞아, 그동안 쉽게 떠나지 못했던 국내 구석구석의 매력을 재발견하려는 수요가 폭발한 것이다.
이번 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는 숙소 형태에서 드러났다. 펜션 예약은 전년 대비 82% 늘었고, 캠핑·카라반·글램핑 예약은 무려 131%나 치솟으며 모든 숙소 유형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 항노화힐링랜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는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을 넘어, 숙소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체류형 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가족 단위로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온전한 휴식을 즐기려는 ‘숲캉스(숲+바캉스)’ 트렌드가 국내 여행의 풍경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번 황금연휴 여행 트렌드에 대해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일본과 베트남의 꾸준한 인기에 더해 대만, 미국 등 목적지가 다변화되었고, 국내에서는 자연 친화적인 숙소가 주목받는 등 여행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한층 다양해졌다”고 분석했다.
최장 열흘의 시간은 우리에게 익숙한 곳에서의 편안함과 미지의 세계를 향한 설렘을 모두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여행객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만의 여행 지도를 그려나가고 있다.
하나은 기자 ttnaeun@telltri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