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배달 '우딜'…5시간 동안 5000원 벌기도 '하늘의 별'

이틀 20시간 동안, 신규 4건…4km 오직 '걸어서' 배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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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이 일반인 배달 우리동네딜리버리를 내놨지만, 부족한 이용자 수와 도보로 한정된 배송 수단 등 개선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사진은 배송시간 30분을 남겨놓고 픽업지에 도착한 모습. /영등포=이민주 기자

"픽업부터 배달까지 4km, 오직 도보로만 48분 배달하고 받은 돈은 4200원이 전부."


편의점 GS25가 우리동네딜리버리(우딜)이라는 이름의 일반인 배달 플랫폼을 내놨지만, 시장에 온전히 정착 때까지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반인에게는 경제 활동의 기회를, 점포에는 추가 수익을 주겠다는 취지는 흠잡을 곳 없지만, 이용 과정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은 오롯이 사용자들의 몫이다. 더욱이 사용자마저 부족해 5시간을 기다려서야 1건을 배달하는 수준이다.


GS리테일은 지난달 19일 일반인 배달 플랫폼 우딜을 정식 론칭했다. 고객이 요기요 모바일앱으로 접수한 주문을 우리동네딜리버리친구(우친)가 주문 콜을 잡아 고객에게 도보로 배달하는 형태다.


참여 자격은 18세 이상이면 되며, 배달 완료 건당 2800~3200원이다. 다만 9월 한 달간은 여기에 1000원을 더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20시간 동안 신규 콜 4개…"편의점 알바 시급이 더 높다"

지난 26일과 2일 총 20시간 동안 서울 지역에서 우친으로 활동하며 우딜 서비스를 사용해봤다.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20시간 동안 우친 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은 총 4200원이다.


해당 기간에 완료한 배달은 총 1건이었으며, 들어온 주문 콜은 4건에 불과했다. 모든 건을 완료했다고 가정하더라도 20시간 동안 번 돈은 최대 1만68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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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0시간에 걸쳐 우리딜리버리친구를 체험하면서 발생한 수익은 4200원이다. 첫 날에는 배달을 한 건도 못했고 둘째 날에는 5시간을 기다려서야 한 건이 성사됐다. 사진은 우딜 앱 화면. /영등포=이민주 기자

사용 첫 날에는 대학가와 주택가가 고루 분포한 마포구에서 우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마포구에서 접수된 신규 주문 건은 단 한 건이었으며, 배정 버튼을 누르기 전 곧바로 사라졌다.


둘째 날인 지난 2일에는 사용 장소를 오피스와 주택가가 있는 영등포구로 옮겼다. 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등포구에서 발생한 신규 배달 건은 총 3건이다. 이 중 두 건 역시 다른 우친에 배정이 완료됐다.


콜 수 부족은 GS리테일에서 배포한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GS리테일은 지난달 31일 론칭 12일 간의 우딜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중에 가장 많이 배달을 완료한 우친은 52건으로 우딜 주문 건 가운데 77%가 우친이 아닌 전문 라이더를 통해 이뤄졌다. 이 우친이 완료한 52건에 당시 최고 요금을 적용하면 12일 동안 16만6400원 정도를 번 셈이다.

4km 거리 도보로만…픽업지→배달지 사이 GS25만 13개

첫 배달은 5시간을 기다린 후에 성사됐다. 콜 화면에는 △현 위치 △픽업지(점포명) △배달지 △소요 시간 △배달료가 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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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 픽업지, 배달지 사이 십여 개의 GS25가 있었지만, 꼬박 1.2km를 걸어 픽업이 가능한 편의점 점포로 가야했다. 왼쪽 사진은 우딜 콜 화면. /우딜 앱, 다음지도 캡처

배달 물건을 픽업할 편의점은 신청한 곳으로부터 1.2km 떨어진 점포였다. 배정 버튼을 누르자마자 소요 시간(48분)이 남은 시간으로 변하며 시간이 줄었다.


픽업할 매장까지 걸린 시간은 총 18분이며, 매장에 도착해서는 '우친'임을 알리고 앱 화면과 도착지를 확인시켜주자 물건을 건네받을 수 있었다. 물건 확인을 위해 영수증 주문번호를 대조하는 과정도 있었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를 제외하고 쉬지 않고 걸어야 했으며, 경보 수준으로 빠르게 걸었음에도 시간에 임박해 배달지에 도착했다.


도착지까는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미흡한 점이 눈에 띄었다. 출발지에서 픽업지를 거쳐 도착지에 다다를 때까지 수 개의 GS25 점포를 지나쳤다. 이동 경로에 상에 있는 GS25 점포는 10여 개에 달했다.


"이렇게나 점포가 많은데 굳이 먼 점포에서 물건을 받아와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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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측은 배달 도착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픽업이 안되는 배경에 대해 "요기요 제휴 매장에서만 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비대면 배송 원칙에 따라 물건을 배송지 앞에 둔 모습. /영등포=이민주 기자

결국 배달 시간 48분 중 2분을 남기고 비대면 배송 매뉴얼에 따라 문 앞에 물건을 두고 고객에 전화를 걸었다. 배송 완료 후 앱에서 확인한 이동거리는 총 4km, 다시 1.9km를 걸어 출발지로 복귀했다.

"우친만 확보하면 뭐하나"…우딜 서비스 홍보·서비스 점포 확대 '과제'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서비스 점포 수 확대다. 픽업지와 배달지간의 거리가 멀어질 수록 소요 시간이 길고 수익성도 같이 떨어지는 구조 탓이다.


실제 배달 과정을 살펴보면, 도착지에서 가장 가까운 GS25는 369m, 도보로 6분가량 떨어진 점포다. 만일 해당 점포에서 픽업했다고 가정하면, 배달 시간을 최대 40분 이상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우친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주문 콜을 늘려 우친이 한 번에 두 건 이상의 배달을 처리한다면, 한 시간에 벌어들이는 수익는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용자들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존속이 어려운 구조다.


이외에도 도보 배달외 다른 이동 수단을 활용할 수 없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친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보험 등 디테일한 추가 옵션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GS25 관계자는 "아직은 시작한 단계라 콜이 엄청 많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배달지와 떨어진 곳에서 픽업을 하도록 된 이유는, 요기요 제휴 매장에서만 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딜 서비스는 전체 지역 대상이지만, 요기요 배달앱과 제휴된 매장은 4000개 수준"이라고 말했다. GS25 전국 매장 수는 1만4000여 개다.


더팩트|이민주 기자 minju@tf.co.kr

2020.09.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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