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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

tvN 상반기 기대작 '반의반', 그 쓸쓸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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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반'이 종영했다. 시청률은 1%대에 머물렀고, 결국 축소 편성해 12회로 마침표를 찍었다. tvN 제공

마지막 시청률마저 1.2% 굴욕


'반의반'이 시청자들에 작별 인사를 전했다.


tvN 월화드라마 '반의반'(극본 이숙연, 연출 이상엽)은 지난 28일 오후 종영했다. 당초 예정됐던 16회가 아닌 12회가 마지막 방송이었다. 봄을 맞아 설렘 가득한 로맨스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뜻밖의 전개에 갸우뚱했고 시청률은 줄곧 내리막이었다. 그 결과 급하게 마침표를 찍게 됐다.


'반의반'은 tvN '아는 와이프' MBC '쇼핑왕 루이' 등을 히트시킨 이상엽 감독과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드라마 '공항 가는 길' 등을 집필해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이숙연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때문에 드라마 팬들이 기다리던 tvN 2020년 상반기 기대작 중 하나였다.


라인업도 화제를 모았다.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멜로 장인'이라는 애칭을 얻게 된 정해인,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밝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각인시킨 채수빈이 남녀주인공을 맡았다. 여기에 이하나 김성규 이승준 등 탄탄한 배우진이 극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였다.


'반의반'은 단순히 하원(정해인 분)과 서우(채수빈 분)의 로맨스가 아닌 첫사랑에 대한 고찰을 테마로 했다. 그 때문인지 극 초반을 하원과 그의 첫사랑 김지수(박주현 분)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대부분을 할애했다. 어린 시절 하원은 노르웨이에서 함께 자란 첫사랑 지수에 대한 미련을 아직 버리지 못한 상태였다. 제작진은 이국적인 풍경, 감각적인 영상미로 하원-지수의 애틋한 첫사랑을 연출해 설렘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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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 장인' 정해인과, 상승세를 기록중인 채수빈의 멜로 호흡에 시청자는 브라운관 앞에 앉았다. 더팩트DB

하지만 그 과정은 '아름답다'는 감상만 안길 뿐 기존 멜로물의 재미와는 거리가 멀었다. 첫사랑에 대한 하원의 집착, 그를 둘러싼 과거, 강인우(김성규 분)의 존재 이유 등 시청자는 작품이 불친절하게 던진 퍼즐을 조합하며 모든 것을 짐작해야 했다. 여기에 새로운 재미를 위해 준비한 장치 인공지능 디바이스라는 요소까지 더해져 혼란을 더했다. 하원은 줄곧 첫사랑의 인격과 감정을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 디바이스에 담으려 애썼다. 하지만 마땅한 이유도 설명되지 않았고 이는 첫사랑에 대한 애틋함보다 '알 수 없는 집착'으로 읽혔다.


첫 회에서 서우는 자신의 말에 갑작스레 반응하는 디바이스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바라보고 있던 시청자들도 같은 표정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기대했던 내용은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인공지능과 첫사랑 추억이 아닌 애틋한 로맨스였다. 여기에 하원 어머니의 죽음이 첫 사랑의 남편 인욱과 얽혀 있다는 핵심이 되는 후반부 미스터리도 공감을 얻지 못했다.


전작 '방법'은 첫회 2.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해 꾸준히 시청률 상승 그래프를 그렸으며 12회 6.7%이라는 나름 의미 있는 수치로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기대감을 안은 '반의반'은 첫회 2.4%였다. 이후 3회만에 1.5%로 하락했고 좀처럼 1%대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2018년 6월 18일 '어바웃타임'이 기록했던 0.8%라는 tvN 드라마 최저 시청률에 근접한 결과까지 추락했다.


결국 지난 8일 제작진은 "작품의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압축 편성을 결정했다"며 16부작으로 편성된 '반의반'이 12회로 종영한다고 밝혔다. "애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특급 처방으로 회차를 12회로 압축해 스토리의 속도감을 높이기로 결정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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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매듭은 지었다. 하원과 서우는 뜨거운 호옹과 함께 시청자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tvN 제공

제작진의 선택은 옳았다. 이야기 전개는 급물살을 탔다. 갈팡질팡했던 하원과 서우의 러브라인은 짙어졌고, 어머니의 죽음에 읽힌 비밀을 알게 돼 눈물을 쏟는 하원에 시청자도 눈시울을 붉혔다. 여느 로맨스처럼 두 사람은 역경을 딛고 더욱 돈독해져 뜨거운 포옹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미 등을 돌린 시청자를 돌아오게 하는 데는 실패했다. 작품은 끝까지 1%대 시청률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해인은 "길고도 짧았던 드라마를 잘 마칠 수 있도록 '반의반'을 끝까지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채수빈은 "한서우라는 캐릭터를 만나서 너무나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그만큼 떠나보내기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각자의 소속사를 통해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진부할 수 있는 단골 소재 짝사랑을 아름다운 비주얼과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장치로 정면돌파하려했던 '반의반'이지만 결과물은 아쉽다. 최종회는 1.2%에 그쳤다. 급하게 결정된 퇴장인 만큼 월, 화요일 오후 9시 빈자리를 채울 후속작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유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