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나의 연예공:감] '학폭 논란' 쓰나미 속, 호평받는 '달뜨강'의 현명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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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이익보다 '보편적 가치' 우선


[더팩트|원세나 기자] "거긴 학폭 논란 없어요? 괜찮아요?"


최근 연예계 관계자들이 만나면 가장 먼저 주고받는 인사다. 이 한마디 안부 인사에 최근 연예계가 겪고 있는 문제와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연예인을 향한 학교 폭력(이하 학폭) 의혹 제기가 잇따르면서 소속사 등 이해 당사자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영화 또는 드라마의 제작사는 물론 연예인이 소속된 기획사, 그리고 작품 또는 연예인 홍보를 담당하는 이들까지 돌발상황에 맞서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이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 한 사람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소속사는 물론이고 그동안 준비해온 앨범이나 드라마 영화 등 그들이 참여한 작품이 입는 타격은 상상 이상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으려는 관계자들의 고통 역시 만만치 않다. 곁에서 지켜보기 안타까울 지경이다.


물론 과거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사실로 확인된)가해자들에겐 마땅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철저한 반성뿐만 아니라 연예 활동 자체에 대한 깊은 고민도 필요하다.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직업의 특성상 가해자를 바라보며 과거를 떠올릴 피해자들에게 더 이상의 고통을 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학폭 가해자들에게는 분노가 치밀고 적절치 않은 대응을 하는 관계자들에게는 화가 나다가도, 생각지 못한 상황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는 걱정과 함께 애처로운 마음마저 든다. 적지 않은 이들이 양가감정에 빠진 요즘이다.


그러나 망하는 곳이 있으면 흥하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누구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또 다른 이에게는 천우신조의 기회가 되는, 그야말로 '웃픈' 상황도 벌어진다. 그리고 그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돌아온다. KBS2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극본 한지훈, 연출 윤상호 이하 '달뜨강')이 그렇다.


드라마 '달뜨강'은 지난 5일 학폭 논란에 휩싸인 주연배우 지수의 하차를 발표하고 이후 배우 나인우를 교체 투입했다. 8일 방송된 7회에 온달 역으로 처음 등장한 나인우는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받았다. 이날 방송은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8.7%를 기록했으며, 이후 8회(8.3%)와 9회(8.4%) 시청률 역시 같은 시간대 1위와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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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우는 교체 투입이 긴박하게 결정된 만큼 캐릭터 분석이나 대본 숙지 등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잘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특히 드라마 종영 후 휴식기를 보내던 나인우의 통통해진 볼살이 뜻하지 않게 외모적으로 온달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완성했다는 유머 섞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14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극본 박계옥 최아일, 연출 윤성식)에서 중전인 김소용(신혜선 분)을 연모하는 한편 철종(김정현 분)과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김병인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바 있다.


통상 작품 속 인물이 교체되는 경우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또한 자연스럽게 기존 팬들이 이탈하며 시청률도 어느 정도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나인우는 갖가지 우려를 불식시키며 오히려 회차가 거듭할수록 '달뜨강'의 인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앞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나인우의 '달뜨강' 투입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여러 가지 쉽지 않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학폭 가해자인 지수의 하차를 전격 결정한 제작사에 대한 칭찬 글과 더불어 다른 배우의 배턴을 이어받는 부담을 안고 작품 합류를 결정한 나인우에 대한 격려 글이 이어졌다.


이미 작품의 촬영을 95% 정도 완료했음에도 재촬영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사실을 알게 된 네티즌들은 당장 제작비 손해가 불 보듯 뻔한 제작사와 출연료를 비롯해 잡혀있는 스케줄을 재조정해야 하는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네티즌들은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제작사가 손해 본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그 어떤 PPL을 드라마 안에 녹여내도 모른 척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내용을 '밈(MEME)'으로 즐기며 수많은 패러디를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 콘텐츠를 쉼 없이 공유하며 제작사와 배우들을 향한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


다양하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달뜨강'을 향한 열렬한 지지는 한 가지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피해자가 분명히 존재하는 사안에 대해 가해자는 마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 그것이 자본을 비롯한 그 어떤 환경적 요인보다 앞서 고려해야 할 기준이라는 점이다.


꽤 오랜 시간 다양한 케이스로 반복되는 연예계 학폭 논란 쓰나미 속에서 '달뜨강'이 보여주는 현상과 교훈을 명확히 되새겨야 할 때다.


wsen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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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3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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