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韓 배우 윤여정, 美 관객에겐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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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4년 차 배우 윤여정의 안목은 통했다. 그는 영화 '미나리'를 선택했고 제30회 고담 어워즈 최고의 여배우상 후보가 됐다. 여기에 내년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며 영화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더팩트 DB

'미나리'로 할리우드 진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거론


50년 넘는 세월 동안 연기라는 한 우물만 팠다. 그리고 최근 전성기를 맞았다. 배우 윤여정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윤여정은 최근 제30회 고담 어워즈(Gotham Awards)의 최고 여배우상(Best Actress) 후보에 올랐다.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에서 활약을 인정받으면서다. '미스 주네테'(감독 채닝 갓프리 피플즈)의 니콜 비헤리, '이제 그만 끝낼까 해'(감독 찰리 카우프만)의 제시 버클리, '더 네스트'(감독 숀 더킨)의 캐리 쿤, '노마드랜드'(감독 클로이 자오)의 프란시스 맥도맨드 등과 경합을 벌인다.


고담 어워즈는 국내 관객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미국 독립영화 지원단체 IFP(Independent Film Profect)가 지원하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윤여정은 '미나리'를 통해 할리우드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결과는 IFP 내년 1월 11일 개최되는 시상식에서 IFP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판가름 난다.


작품은 '미나리'라는 제목을 비롯해 윤여정 한예리 등 주연을 맡은 배우들도 친숙하다. 하지만 엄연히 따지면 할리우드 영화다. 배우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제작사 플랜B가 제작하고 미국의 영화 배급사 A24가 투자했다.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의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가정의 이야기를 담는다. 윤여정은 딸 모니카(한예리 분)의 요청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순자 역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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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의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가정의 이야기를 담는다.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판씨네마 제공

크랭크인 당시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뒤따랐지만 독립영화인만큼 혹독한 촬영이었다. 윤여정은 모든 걸 감내하기로 하고 '미나리'를 선택했다. 최근 부산국제영화제 간담회에서 밝혔던 바에 따르면 "시나리오에 먼저 매료됐고 정이삭 감독이 순수해 보여서"라는 이유다.


'미나리'가 농장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윤여정은 촬영 내내 고군분투했다. 스태프들과 기숙사 형태의 숙소에서 합숙했고 날씨는 덥고 습했지만 에어컨조차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윤여정은 한예리에게 "정신 차려야 한다"는 말로 용기를 북돋웠다. 윤여정의 말을 빌리자면 "개고생" 끝에 완성된 '미나리'다.


힘들게 촬영했지만 분위기가 좋다. 이미 올해 독립영화제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관객상 등 2관왕을 비롯해 미들버그 영화제 배우조합상, 하트랜드 영화제 관객상 등 미국 주요 독립영화 시상식을 섭렵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1966년 데뷔해 54년 차 배우가 된 윤여정의 안목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도 통한 셈이다.


특히 윤여정은 최근 한국 배우 최초의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 후보까지 거론되고 있다. 버라이어티 인디와이어 등 현지 매체들이 그를 유력 후보로 점찍으면서다. 미국의 시상식 예측 전문 사이트 어워즈 와치도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강력 후보 10인 중 한 명에 윤여정의 이름을 올렸다. 윤여정은 이와 관련해 "후보에 오른 게 아니라 후보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것"이라며 과한 관심을 향한 부담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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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은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게 아니라 후보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것"이라며 과한 관심에 부담감을 내비쳤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한 영화 관계자는 <더팩트>에 "윤여정은 늘 특별한 행보를 이어가는 배우다. 최근만 해도 '찬실이는 복도 많지' '산나물 처녀' '죽여주는 여자' 등과 같은 상업성보다는 작품성에 무게를 둔 영화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해왔다"며 "해외에서도 그의 진가를 알아주는 것 같다. 최근 한국 영화계 분위기가 코로나19 때문에 다소 처져 있다. 배우 본인은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가 수상 후보에 오른다면 영화에 잠시 멀어졌던 대중의 관심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여정의 글로벌 행보는 계속된다. 그는 애플TV의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 촬영에 매진 중이다. 작품은 4대에 걸친 한국인 이민 가족의 이야기를 역사적 배경과 함께 8부작으로 담아낸다. 윤여정이 맡은 역할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 등 3개 국어로 진행되는 글로벌 프로젝트인 만큼 그는 다시 한번 전 세계인 앞에서 연기를 펼친다. 한국 대중에게 친숙한 그 얼굴이 해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질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제93회 아카데미상의 후보 발표는 내년 3월 15일이다. '미나리'는 그해 상반기 국내 개봉 예정이다.


​[더팩트 | 유지훈 기자] ​tissue_hoon@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2020.11.1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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