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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서울시립미술관과 YG의 협업

'피스마이너스 원 : 무대를 넘어서'
이것은 무엇인가요?

by디아티스트매거진

'피스마이너스 원 : 무대를 넘어서'

'피스마이너스 원 : 무대를 넘어서' 포스터

필자는 ‘브랜드화 되는 현대미술’이라는 칼럼을 게재한 적이 있다. 스타작가들의 작품을 브랜드 가방이나 지갑 등에 하나의 로고처럼 새기면서 점차 상업적으로 변화되는 현대미술에 대한 글이었다. 브랜드와 작가들이 협업할 때마다 미술계와 패션계는 극명하게 갈라졌다. 미술계는 작가들의 작품이 상업화되는 것을 우려하였지만 패션계는 아트마케팅의 일환으로서 작가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홍보와 함께 서로 윈윈전략이라고 답변하였다. 필자가 우려한 것은 이러한 현대미술의 상업화가 이루어질수록 브랜드들은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을 수 있겠으나, 청년작가들이 설 수 있는 자리는 더욱 좁아지며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관광상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레지던시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청년작가들을 위한 전시들이 이전보다는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설 자리는 부족하다. 그런 와중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피스마이너스 원 : 무대를 넘어서’라는 제목으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피스마이너스 원 : 무대를 넘어서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피스마이너스 원 : 무대를 넘어서’라는 제목으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드래곤이 그동안 대중매체를 통해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넘어서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그의 음악적 세계관을 반영하는 작품들을 통해 창의적인 것을 보여주려고 마련되었다. 더불어 동시대 문화의 지형과 사회적 현상에 현대의 대중문화와 미술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시가 피스마이너스 원의 목적이자 바램이다. 또한 지드래곤이 그 동안 자신만의 감각으로 수집해온 미술작품 200여점도 함께 전시된다.
'피스마이너스 원 : 무대를 넘어서'

'전시실에서 지드래곤 모습'

논란의 논란

김홍희 관장은 샤갈, 고흐 등과 같은 블록버스터 전시보다는 탈장르화를 추진하고 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적이 있다. 관람객의 수는 훨씬 줄어들었지만 아프리카 전, 소장품 전, 신진작가들을 위한 전시와 레시던시 프로그램들이 활발히 운영되면서 ‘탈장르화’는 진행이 되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아트스타코리아의 전시와 이번 지드래곤과의 협업은 김홍희 관장이 말하는 미술관의 정체성과 과연 관련이 있는 것인가 생각해보았다.

이 전시는 빅뱅의 ‘지드래곤’과 함께 협업하여 전시를 기획하였고 철저히 비밀리에 부쳐졌다. 오프닝 열흘전에 그렇게 쉬쉬하고 있던 미술관이 던진 것은 바로 ‘지드래곤’이었다. 1년동안 지드래곤과 함께 전시를 준비하였고 참여작가는 국내외 현대미술작가 14명이다. 현대미술이 99.999999%를 차지하는 미술계에서 김홍희 관장과 지드래곤도 현대미술을 선택하였다. 지드래곤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과 미술관과 지드래곤이 회의를 거쳐 총 14명의 작가들을 선정하였다.

이 전시가 삐거덕거리기 시작한 것이 작가선정에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각각 미술관과 지드래곤이 몇몇 작가들을 선정하였다는데 서로 자신들이 원하는 작가들을 선정하여 전시의 흐름이 잘 이루어지지 못했다. 지드래곤이 수집한 작가들의 작품은 그의 성향이 무엇인지는 확연히 알 수 있지만 작품 하나 하나의 특성은 전혀 이번 전시에서 부각시키지 못했다.

소통의 부제

공중에 떠버린 프로젝터부터 권오상 작가의 작품까지. 논란은 계속되어진다.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말이 많다는 것. ‘소통의 부제’ 권오상 작가의 작품 <무제의 G-Dragon, 이름이 비워진 자리>는 여러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권오상 작가와 지드래곤은 꾸준히 만나면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둘만 너무 소통이 잘되었던 것일까. 미술관에 설치된 작품은 전시실 천장과 맞닿아 있다. 의도된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전시실 높이를 몰랐던 것은 미술관측의 잘못인걸까. 작가의 잘못인걸까.
'피스마이너스 원 : 무대를 넘어서'

권오상, '무제의 G-Dragon, 이름이 비워진 자리'

예술가로 거듭나기

사실 이번 전시의 기획은 모두 YG엔터테인먼트에 하에 진행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시 제안은 기획사에서 먼저 하였다고 한다. 일반 갤러리나 패션쇼 장소가 되어버린 DDP를 선택하지 않고 왜 하필 공공기관인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은 것일까. 일부에서는 기획사의 마케팅이다, 상술이다 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필자도 이번 전시를 보면서 지드래곤이 예술품을 수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미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드래곤이지만 진행은 기획사에서 하고, 이번 전시가 끝나면 출품된 작품들은 모두 기획사에서 사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전시를 진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드래곤은 빅뱅의 멤버로 대중음악에서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자신만의 색깔을 확고하게 대중들에게 인식하였다. 대중음악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지드래곤을 기획사에서 ‘예술가’로 만들려는 상술이 아닐까 생각된다. 왜냐하면 전시는 전시를 하는 작가의 작품이 주목을 받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물론 기획자의 기획력 또한 인정받는 자리가 전시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프닝날부터 지금까지 누가 그 작가들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나. 모든 주목은 지드래곤에게 쏠려있다. 오프닝에서 작가들은 옆에 일렬로 줄세우듯 앉혀놓고 이름이 호명되면 일어나서 인사하는 것이 다였다. 티가 나도 너무 나는 시나리오다.

현대미술의 대중화

물론 현대미술이 더 많이 알려지고, 상업화되는 것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지드래곤의 팬들이 전시를 찾아와 참여한 단 한명의 현대미술작가를 알고 가는 것이라면 이러한 전시가 두 번, 세 번 진행된다 해도 50%는 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연예인을 더 띄우기 위한 철저히 상업적인 전시라면 시작은 좋지만 그 끝은 엉망진창이 될 것이다.

디아티스트매거진=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