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이탈리아, 베로나(Verona)

[여행]by 디아티스트매거진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Veneto)주에 위치한 도시인 베로나(Verona)


낯설다. 로마(Roma), 피렌체(Firenze), 베네치아(Venezia), 밀라노(Milano)에 비해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하지만 이 낯선 도시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야기가 시작된다. 영원한 사랑을 노래한 그들의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곳. 이탈리아에서 가장 로맨틱한 도시 베로나에 관하여.


사실 이탈리아는 어디를 가도 로맨틱한 곳이다. 오드리 햅번이 출연한 ‘로마의 휴일’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사랑에 빠지고 싶어진다. 위대한 사랑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을 거니는 것만큼 로맨틱한 것이 있을까? 도시 곳곳에 로미와 줄리엣의 이야기가 흐르고 있는 베로나는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로맨틱한 곳이다.

로맨틱 이탈리아, 베로나(Verona

영화<로미오와 줄리엣, 1996>

12세기부터 발전하기 시작한 베로나에서 13세기 무렵에 들어 겔프당과 기벨린당이 도시의 주도권을 놓고 반목과 투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도시, 가문간의 권력 투쟁은 셰익스피어로 하여금 비극적 사랑이야기를 탄생시키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였다. 그렇게 탄생한 이야기가 바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1597)이다.


 베로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관광자원으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 모여드는 사람들은 낭만을 찾아 모여드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도시 곳곳에 테마를 조성해뒀다. 그 중 압권은 줄리엣의 집. 들어가는 입구 외벽엔 많은 이들이 남겨 놓은 낙서가 가득하다. 지나간 사랑에 대한 그리움, 다가온 사랑에 대한 감사함, 다가올 사랑에 대한 기대감... 어떤 내용인지 다 알 순 없지만 사랑에 관한 낙서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로맨틱 이탈리아, 베로나(Verona

줄리엣의 집에 가득한 낙서들

입구를 들어서 줄리엣의 집 앞에 도착하면 수줍은 듯 무뚝뚝한 표정을 지운 동상 하나가 있다. 바로줄리엣의 동상이다. 동상의 오른쪽 가슴 주변의 색만 유독 밝은데,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별도의 관람료는 지불하면 로미오가 줄리엣에게 구애를 하던 발코니가 있는 2층까지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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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의 집에 들어서면 줄리엣 동상과 2층 발코니가 보인다.

재미있는 사실은 베로나에 있는 줄리엣의 집이 실제로 줄리엣이 살았던 집은 아니라는 것이다. 베로나 시측에서 줄리엣의 집을 조성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뭐가 중요하리. 위대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것 마냥 감성에 젖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우리에게 여전히 존재하니까.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줄리엣에게 편지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 편지들에 일일이 답장을 보내줘 일 년에 무려 100만통이 넘는 편지가 줄리엣에게 도착한다. 한국에서 오는 편지들은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 없어 별도로 보관 중이라고 하니, 시간이 남을 때 방문해 줄리엣이 돼 답장을 써주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지 않을까.


사랑이야기에 가려져 못 볼 법도 하지만 베로나는 고대와 중세 그리고 르네상스가 공존하는 곳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유적지들이 있다. 그 중 단연 으뜸은 서기 1세기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로마 건축의 승리, 아레나(Arena)이다.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원형 경기자인 아레나는 3만명을 수용할 수 있어 규모도 상당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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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의 아레나(Arena)

매년 여름, 6월에서 9월에는 아레나에서 세계적인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축제(Arena di Verona Festival) 도 열린다. 1913년 8월 10일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개최를 시작했으며, 지금까지도 매해 열리고 있는 상당한 규모의 축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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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 오페라 축제

밤9시, 공연이 시작되기 전 관객들은 촛불에 불을 켜 지휘자와 공연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베로나 오페라 축제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광경 중 하나이다. 촛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되면 살랑살랑 부는 바람과 은은한 달빛아래 베로나는 매 여름 밤마다 음악의 도시로 탈바꿈 한다.

 *오페라 표 가격은 20 유로부터 시작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강, 위대한 성, 멋진 경관, 즐겁도다. 아름다운 베로나여!”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가 오래된 성(城), 베키오 성(Castel Vecchio)과 도시를 관통하는 아디제(Adige) 강을 보며 남긴 말이다. 해질 무렵 반짝반짝 빛나는 아디제강과 오래된 성의 풍채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아름다운 베로나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산 피에트로 성(Castel S. Pietro) 이다. 전망대에 올라서 위대한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한 아디제 강과 붉은 지붕들을 보고 있노라면, 당신은 사랑에 빠질지도 모른다. 베로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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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베로나의 모습

[디아티스트매거진=장용훈] 

2016.06.1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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