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어려운 걸 해내다니..." 자동차 사업 접더니 전투기로 성공한 역대급 기업

한때 스웨덴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였던 사브가 이제는 AI 전투기 개발로 방산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버리고 미래 전장을 선택한 이유, 지금 확인해보세요.

스웨덴 대표 자동차 기업 '사브'

AI 탑재 전투기 비행 성공…

전장 패러다임 바꾸는 사브의 방산 변신

ⓒ더카뷰(사브 자동차 전투기)

ⓒ더카뷰(사브 자동차 전투기)

한때 볼보와 함께 스웨덴 자동차 산업을 대표했던 사브(SAAB)가 자동차 사업 철수 이후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자동차 대신 전투기를 선택한 사브가 이제는 AI와 결합된 차세대 전투체계 개발로 글로벌 방위산업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AI 기반 전투기 ‘센타우르’ 시험 비행 성공

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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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는 최근 스웨덴 국방물자청(FMV)의 지원 하에 개발 중인 AI 방산 전문기업 헬싱(Helsing)과 협력하여 자사의 주력 전투기 그리펜 E(Gripen E)에 인공지능 에이전트인 ‘센타우르(Centaur)’를 성공적으로 통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센타우르는 지난 5월 28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험 비행을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AI가 실전 공중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BVR(가시거리 밖) 공중 교전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입증했다.


특히 3차 시험에서는 사브의 복좌형 시험기인 그리펜 D와 모의 교전을 실시하며, 속도·거리·방향 등 다양한 상황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고도화된 AI 전술 알고리즘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센타우르는 적기 탐지부터 목표 추적, 발사 타이밍 추천까지 수행하면서 인간 조종사의 부담을 줄이고 전투 효율을 대폭 향상시킨다.


사브 항공우주사업부 고급 프로그램 책임자인 피터 닐손(Peter Nilsson)은 “센타우르의 성공적인 시험비행은 AI 기반 공중전 시대가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님을 보여준다”며 “신속한 기술 적용 역량이 사브의 최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브가 추진하는 ‘프로젝트 비욘드(Project Beyond)’의 핵심 시범 사업 중 하나다. 프로젝트 비욘드는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무기체계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형 전투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센타우르는 단순 보조 시스템을 넘어선 AI 자율 의사결정 체계로, 실시간으로 다수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상황 판단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복잡한 공중전에서 인간 조종사의 판단 부담을 줄이고, 빠르고 정확한 전술적 결정을 지원한다.


특히 사브가 강조하는 부분은 이 시스템이 실전 전투기 기체에서 직접 시험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AI 기반 비행 실험이 별도의 연구용 드론이나 X-플레인(실험 전용기)으로 수행되는 것과 달리, 사브는 현역 그리펜 E 플랫폼 자체에 AI를 탑재했다. 이는 시스템의 실용성과 통합 능력을 동시에 검증하는 혁신적인 접근이다.

과거 자동차 기업에서 방산·항공 전문기업으로 변신한 사브

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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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의 이 같은 기술적 진보는 사브의 기업 변신 역사를 이해하면 더욱 놀랍게 다가온다.


1937년 군용 항공기 제조사로 출발한 사브는 1947년 민간 항공 및 자동차로 사업을 확장했고, 1950~80년대 사브 승용차는 유럽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경영난과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경쟁 심화로 사브 자동차 부문은 쇠퇴했고, 2011년 결국 완전 철수했다.


자동차 사업을 정리한 이후 방산·항공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지금의 첨단 무기체계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사브는 그리펜 전투기 외에도 잠수함, 레이더 시스템, 지대공 미사일, 전자전 시스템 등 스웨덴 국방산업의 핵심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그리펜 E/F 플랫폼은 가격 대비 성능비가 뛰어난 ‘스마트 전투기’로 국제 시장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이제는 AI 자율 전투 기능까지 결합되면서, 미래 전투기 개발 경쟁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사브의 이번 AI 통합 성과는 스웨덴을 넘어 유럽과 북미 방산 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스웨덴의 나토(NATO) 가입 승인 이후 사브는 나토 내 공급망 확대와 공동 연구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프랑스-독일-스페인이 추진 중인 FCAS(미래전투체계), 영국-이탈리아-일본의 GCAP(차세대 전투기 프로그램) 등 유럽 차세대 전투기 프로젝트에서도 사브의 협력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거론한다.


AI 전투기의 경우, 미국 록히드마틴의 Loyal Wingman 드론, 보잉의 MQ-28 고스트 배트, DARPA의 에어 컴뱃 이볼루션 프로그램 등과 비교할 때 사브의 방식은 훨씬 실기체 중심의 실용적 통합 모델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하드웨어만으로 전투 우위를 점하던 시대는 이미 저물고 있다. 앞으로는 누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AI·센서·네트워크를 통합하는가가 승패를 가를 핵심이 된다.


사브와 헬싱은 이번 시험 성공을 기반으로 연내 추가 비행 및 실전 시뮬레이션을 이어갈 예정이며,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AI 전투 의사결정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결국 이번 AI 비행 성공은 사브가 더 이상 자동차 브랜드가 아닌, ‘첨단 국방 AI·항공 우주기업’으로 완전히 체질 변화를 마쳤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사브는 스스로를 "자동차를 만들던 회사"가 아닌 "미래 전투 환경을 지배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자동차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하늘 위 미래 전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강소영 기자 canin@thecarview.com
2025.06.1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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