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인 줄 알았는데 썰물에만 길이 생겨요" 초여름 이색 여행지로 주목 받는 바다 위 사찰
충남 서산 간월암은 썰물 때만 걸어갈 수 있는 바다 위 암자입니다. 초여름엔 야생화와 일몰이 어우러져 걷기 좋은 명소로 손꼽히며, 갯벌길과 노을 풍경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간월암은 간조 때만 입장 가능
갯벌길과 일몰이 만드는 명소
서산 대표 일몰 산책지로 인기
![]() ⓒ게티이미지뱅크(간월암) |
초여름이 깊어지면서 서해안 바닷길을 따라 걷는 여행지가 주목받고 있다.
아침과 저녁으로 바람이 불고, 기온은 안정된 시기이기 때문에 짧은 산책과 가벼운 휴식이 가능한 해안 명소들이 더욱 빛을 발하는 시점이다. 물이 빠질 때만 길이 열리고 물이 차오르면 섬이 되는 보기 드문 자연의 흐름 속에 놓인 암자가 있다.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1길 119-29에 위치한 간월암은 간월도 바닷가의 작은 섬 위에 자리잡은 암자다.
![]() ⓒ게티이미지뱅크(간월암) |
물이 빠지는 간조 시간에만 도보로 들어갈 수 있어 하루 중 정해진 시간에만 접근이 가능하다. 밀물 시에는 육지와 완전히 단절된 섬이 되며, 이를 보기 위해 일부러 이 시기를 골라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간월암의 역사
간월암은 조선 초기에 무학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후에는 만공스님이 중건했다.
‘간월(看月)’이라는 이름은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은 데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일제강점기 만공스님이 이곳에서 조국 해방을 위한 천일기도를 한 후 광복을 맞이했다는 이야기도 내려온다.
![]() ⓒ게티이미지뱅크(간월암) |
이 암자 주변에는 약 250년 이상 된 사철나무 한 그루가 보호수로 자라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무학대사의 지팡이에서 싹이 나 자라난 나무로, 지금도 암자 방문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암자 자체는 일주문, 공양실, 용왕각, 관음전, 산신각, 종무소 등 소박한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전통적인 한옥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6월에 간월암이 인기인 이유
![]() ⓒ게티이미지뱅크(간월암) |
간월암으로 가는 길은 간월도 어촌체험마을 인근의 무료 공영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주차장에서 방파제와 해안길을 따라 5~10분 정도 걸으면 간월암 입구에 도착한다. 간조 시에는 바닷길이 열려 약 5분간 갯벌이나 모래길을 따라 암자까지 걸어갈 수 있다. 전 구간은 완만하고 길이 넓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다.
6월의 간월암은 계절 바람과 함께 해국, 데이지, 장미, 야생화 등이 암자 주변과 방파제 주변에 피어 있어 걷는 길마다 색다른 인상을 준다. 초여름 바다 특유의 엷은 안개와 햇빛, 그리고 노을이 어우러지면 공간 전체가 붉은빛으로 물든다. 특히 일몰 무렵 간조가 겹치는 날에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암자와 붉은 하늘이 만들어내는 장면이 사진 작가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명소로 꼽힌다.
암자 인근에는 해안데크와 전망대가 조성돼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이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등대 방향으로 이어지는 방파제는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에 좋은 구간이다. 전체적으로 한 바퀴를 도는 데에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일몰 시간대에 맞춰 방문하면 가장 좋은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 ⓒ게티이미지뱅크(간월암) |
간월암은 24시간 개방돼 있지만 야간에는 조명이 없기 때문에 밤 시간대의 출입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입장 자체는 무료이나 자율 기부함이 설치돼 있어 소액의 기부로 공간 유지에 참여할 수 있다. 사찰 내에는 간단한 기념품을 판매하는 공간과 소원초를 밝힐 수 있는 장소도 마련돼 있다.
방문 전에는 반드시 물때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6월 기준으로 간조는 오전 6시7시, 오후 6시7시 사이에 해당하는 날이 많으며, 이 시간대에 맞춰 도착하면 가장 무난하게 입장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 검색이나 블로그, 서산시 공식 관광 정보 등을 통해 당일의 간조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간월암을 중심으로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일정도 추천할 만하다. 간월호쉼터공원은 도보로 5분 거리이며, 지역 특산품인 어리굴젓을 기념한 조형물도 인근에 설치돼 있다.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팔봉산, 25분 거리의 해미읍성 등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구성이다. 이외에도 인근에는 해산물 전문 식당들이 다수 위치해 있어 여행 후 식사 장소로도 알맞다.
![]() ⓒ게티이미지뱅크(간월암) |
지금 간월암을 찾으면 섬과 육지를 오가는 바닷길 체험, 초여름의 야생화와 잔잔한 바다, 일몰과 노을까지 겹쳐진 장면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풍경과 전설, 그리고 걷는 재미가 모두 있는 곳으로, 고요하면서도 특별한 하루를 만들 수 있는 사찰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김사라 기자 traveltimes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