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과 이기붕, 김일성 별장이 한 곳에..." 엄청난 인물들의 별장이 있는 국내 여행지
김일성·이승만·이기붕 별장이 모두 있는 국내 여행지, 강원 고성 화진포의 역사와 풍경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강원도 고성 화진포
석호와 송림 사이에서 역사까지 마주하는 공간
![]() ⓒ게티이미지뱅크(화진포) |
6월이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바다처럼 탁 트인 시원한 장소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하지만 물놀이는 아직 이르기 때문에 여행지 고르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계절이기도 하다. 이럴 때 적당한 걷기와 풍경이 함께 가능한 호숫가는 부담 없는 여행지로 떠오른다. 강원도 고성군의 화진포는 넓은 수면과 해안 숲, 그리고 역사적 공간까지 한데 모여 있는 장소다.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현내면 화진포길 412에 위치한 화진포는 남한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석호(潟湖)로, 사취(모래사장)가 해안선을 가로막으며 만들어진 지형이다.
![]() ⓒ게티이미지뱅크(화진포) |
화진포의 형성은 신생대 제4기 후빙기 시기 해수면 상승에 따른 대표적 지형 변화 사례로 평가되며,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의 핵심 지질 명소로 포함되어 있다.
호수는 8자형으로 남호와 북호로 나뉘며, 북쪽 호수는 바다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주변으로는 해당화가 많이 자라 이름의 유래가 되었고, 둘레는 약 16km에 달한다.
현재 이 물길은 화진포 해수욕장까지 이어져 바다와 연결되는 완충 공간 역할을 하며,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생태적 가치를 동시에 갖춘 지역이다.
건축과 역사의 흔적
세 개의 별장
화진포 주변에는 대한민국 근현대 정치사와 관련된 세 채의 별장이 복원되어 전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들으면 깜짝 놀란만한 인물의 별장도 있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각 별장은 당시 인물의 성격과 시대 배경에 따라 구성이 달라 다양한 역사적 배경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 고성군 문화관광 제공(김일성 별장) |
먼저 가장 잘 알려진 곳은 이른바 ‘화진포의 성’으로 불리는 김일성 별장이다.
앞서 말한 놀랄만한 인물이 바로 김일성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사람이 맞다.
이 건물은 1938년 선교사 셔우드 홀이 독일 건축가 베버에게 설계를 맡겨 건축한 유럽식 석조건물로, 일제강점기 당시 외국인 휴양시설로 활용되었다. 이후 6.25 전쟁 전 김일성 일가가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현재는 내부를 개방해 침실, 회의실, 역사 전시공간 등으로 운영 중이다.
별장 내부에는 건축 당시의 구조와 사용 기록을 토대로 꾸며진 전시가 있으며,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이 비치돼 있다. 건물 밖으로는 송림과 호수가 함께 내려다보이며, 지형과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조망 지점으로 알려져 있다.
![]() 고성군 문화관광 제공(이기붕 별장) |
소나무 숲길을 따라 연결된 곳에는 초대 부통령 이기붕 별장이 위치해 있다. 이 건물은 1층 석조건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부는 집무실과 침실로 구분된다. 공간에는 이기붕 부부의 사진, 당시 사용되던 가구 등이 전시되어 있어 방문자들에게 시대적 맥락을 전달하고 있다.
![]() 강원관광 제공(이승만 별장) |
가장 풍경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별장이다. 이곳은 1954년 건축되어 이후 폐허가 됐다가 1999년 복원되었다.
내부는 침실, 집무실, 응접 공간으로 구분되며, 생전 사용하던 가구와 유족 기증 물품을 바탕으로 정리된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건물 안쪽에서는 화진포 전체 호수와 송림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조용한 여유를 즐기기에도 적합한 곳이다.
화진포 주변의 자연과 산책길
화진포 호수 주변은 둘레 16km 구간의 순환형 산책 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부 구간은 자전거도 진입할 수 있다.
호수 끝단에는 화진포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철에는 해수욕과 연계한 관광도 가능하다. 또한 송림이 호수를 따라 이어져 있어 초여름에도 그늘이 잘 형성되며, 소나무 숲에서 느껴지는 바람과 습도는 특히 이 시기에 쾌적한 산책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화진포는 과거 드라마 ‘가을동화’의 마지막 장면이 촬영된 장소이기도 하며, 호수의 안개와 수면 반사 등으로 인해 사진 촬영지로도 자주 언급되는 여행지다.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역사 탐방 목적의 관람객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김사라 기자 traveltimes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