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 풀인 줄 알았는데…" 100g에 5000원 받는 '귀한 나물'
여름철 밥상 위 향긋한 나물 '메꽃 순'
![]() 메꽃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
여름철 들녘과 강가를 걷다 보면 덩굴식물이 길게 뻗어 자리를 메우고 있는 풍경이 눈에 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연분홍색과 흰색 꽃이 작은 나팔 모양을 하고 있어 누구나 한 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식물이 바로 메꽃이다.
여름철 한창 자랄 때 메꽃의 줄기 끝에서 돋는 연한 순은 식재료로 쓰인다. 오래전부터 시골에서는 메꽃 순을 채취해 데쳐 나물로 먹거나 국에 넣어 먹었다. 지금은 일부 지역 시장과 산나물 전문 온라인몰에서만 소량 유통될 만큼 귀한 나물로 꼽힌다.
여름 들녘의 숨은 식재료 메꽃 순
![]() 메꽃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
메꽃은 메꽃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들판, 강변, 밭두렁, 비탈진 언덕 어디서나 잘 자라는 이 꽃은 땅속 깊숙이 뻗은 뿌리에서 매년 새싹이 돋아난다. 줄기는 땅 위를 기듯 뻗어가며 덩굴손을 내어 다른 풀이나 울타리를 감아 올라간다.
![]() 메꽃 자료 사진. / MVolodymyr-shutterstock.com |
꽃은 6월부터 8월까지 피고, 이 시기 줄기 끝에 연한 순이 올라오는데 이를 메꽃 순이라 한다. 연초록빛을 띠며 부드러운 털이 살짝 덮여 있다. 이 순은 이른 아침 채취해야 식감이 연하고 풋내가 덜하다.
메꽃 순은 쌉싸름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나 조리하면 부드럽게 풀어지는 식감 덕에 장아찌, 무침, 국거리에 두루 쓰인다. 메꽃 순은 제주, 남해안, 강원 일부 산지에서만 소량 채취된다. 또한, 시장이나 온라인몰에서도 한철 동안만 드물게 유통되며, 100g당 5000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돼 봄 두릅이나 고사리 못지않은 귀한 산나물로 평가받는다.
메꽃 순에는 칼륨과 칼슘이 풍부하다. 여름철 부족하기 쉬운 무기질을 보충해 주고 이뇨 작용을 도와 부종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통적으로는 열을 내려주는 식물로 알려져 땀을 많이 흘리거나 더위에 지쳤을 때 국이나 죽에 넣어 먹었다.
메꽃 순 맛있게 즐기는 법
![]() 메꽃순으로 만든 밥상 자료 사진. / 위키푸디 |
메꽃 순을 요리할 때는 데치는 과정이 중요하다. 끓는 물에 굵은소금을 약간 넣고 1~2분 정도 살짝 데친다.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 뒤 무침, 장아찌, 볶음 요리에 쓴다. 고소한 참기름과 마늘을 더하면 쌉싸름한 맛이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간장이나 된장 양념과도 잘 맞아 밑반찬으로 두루 활용된다.
메꽃 순 된장국은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꼽힌다. 된장을 푼 국물에 마늘, 양파, 애호박을 넣어 끓이다 데친 메꽃 순을 넣고 한소끔 끓여낸다. 장아찌를 담글 때는 데친 메꽃 순을 간장, 식초, 설탕, 청양고추를 넣은 절임장에 담가 3~4일 숙성한다.
국, 장아찌 외에도 전, 샐러드, 잡채 등에 넣어 즐길 수 있다. 살짝 데친 순을 밀가루 반죽에 입혀 지지면 향긋한 전이 된다. 신선한 상태에서 샐러드에 활용할 때는 아주 어린 순만 골라 사용한다. 드레싱은 들깨 소스나 유자청을 곁들이면 쌉싸름한 맛과 은은한 단맛이 조화를 이룬다.
메꽃 순 채취와 보관 시 유의할 점
메꽃 순은 채취 시기가 중요하다. 꽃이 피기 시작하면 줄기와 잎이 질겨져 식용으로 먹을 수 없다. 꽃이 피기 전 6월 초부터 7월 초까지가 적기이며 이른 아침 이슬이 마르기 전 순만 골라 잘라야 연하고 풋내가 적다. 무단 채취는 산림법 등에 저촉될 수 있으므로 허가받은 장소나 자가 재배분만 채취해야 한다.
![]() 메꽃순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자료 사진. / 위키푸디 |
보관은 데친 뒤 물기를 꼭 짜고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2~3일 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장기간 보관하려면 데친 메꽃 순을 소분해 냉동한다. 해동 후에는 볶음이나 국용으로 쓰는 것이 식감 유지에 유리하다. 생으로 두면 쉽게 시들고 냄새가 올라오기 때문에 채취 당일 조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시중에서 구매할 때 상품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풋내가 강하거나 색이 누렇게 뜬 것은 피한다.
이예원 기자 dldpdnjs1231@wikifoodi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