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결국 "이 車까지 생산 중단?"…17년 '인기 모델' 단종 소식에 '깜짝'
독특한 박스형 디자인으로 북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기아 쏘울. 17년간 국산 최초 박스카의 역사를 쓴 모델이지만, 결국 오는 10월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17년 달린 기아 쏘울, 조용히 퇴장
단종 앞두고 정전까지 터졌다
스포티지 중심 생산 재편 가속
![]() 기아 / 출처 : 연합뉴스 |
기아의 대표 소형 SUV 쏘울이 다음 달이면 생산을 완전히 멈춘다. 출시 17년 만의 퇴장이다.
바로 전날, 쏘울을 생산하던 광주 2공장에선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라인이 멈췄고, 같은 날엔 노사 협상이 깨지며 파업 가능성까지 불거졌다.
한 모델의 단종 소식 뒤에 감춰진 기아 내부의 전환 신호가 심상치 않다.
17년 달린 쏘울, 다음달 역사 속으로
![]() 기아 광주 오토랜드 공장 / 출처 : 연합뉴스 |
기아는 오는 10월부터 광주 2공장에서 쏘울 생산을 중단한다. 2008년 첫 출시 이후, 쏘울은 독특한 박스형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국내 판매는 2021년 종료됐지만, 북미 시장에서 여전히 수요가 꾸준해 지난해에도 약 6만 대가 수출됐다. 기아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기아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쏘울 생산 라인을 접고, 해당 라인을 ‘스포티지’ 생산 확대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또 다른 소형 SUV ‘쎌토스’의 2세대 모델도 출시될 예정이다.
공식적인 단종 결정은 12일 발표됐지만, 변화의 전조는 이미 하루 전 공장 내부에서 감지되고 있었다.
단종 하루 전, 공장에선 정전이…
![]() 기아 광주 오토랜드 공장 / 출처 : 연합뉴스 |
11일 오전 8시경, 기아 광주오토랜드 2공장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도장 라인의 전력이 차단되면서, 스포티지와 쏘울 생산라인 모두 가동이 중단됐다.
기아 측은 “전기 차단기 문제”라고 설명했고, 복구 후 오후 3시부터는 생산이 재개됐다. 하지만 주요 모델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갑작스러운 정전은 드문 일이다. 단종을 하루 앞둔 쏘울이 생산되지 못한 상황은 단순한 사고 이상으로 읽힌다.
생산 전환을 앞두고 공장 시스템에 균열이 생긴 건 아닌지, 내부 정비 과정에서 리스크가 노출된 건 아닌지 우려가 커졌다.
같은 날, 노사 협상도 ‘결렬’
![]() 기아 본사 / 출처 : 연합뉴스 |
정전 사고가 발생한 11일 오후, 기아 노동조합은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5차 본교섭에서 사측의 일괄 제시안을 거부하며,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노조는 “교섭을 무너뜨린 건 사측”이라며, 향후 책임도 사측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임금 인상과 함께 복지 개선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 정년 64세 연장, 주 4일제 도입 등이 핵심 내용이다.
교섭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단계로 넘어갔고, 조정이 실패하면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다. 실제 파업이 벌어질 경우, 기아는 2020년 이후 5년간 유지해온 ‘무분규’ 기록을 깨게 된다.
쏘울의 퇴장, 그리고 기아의 다음 행보
![]() 쏘울 / 출처 : 기아 |
쏘울 단종, 정전 사태, 노사 갈등. 잇따라 터진 사건들은 우연이 아닐 수 있다. 기아가 내부 생산 전략을 재편하고, 생산라인을 줄이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긴장감일 수 있다.
쏘울을 없애고 스포티지에 집중하는 전략은, 단순한 모델 정리가 아니라 기아의 체질 전환을 상징한다. 하지만 구조조정이 진행될수록, 근로자와의 충돌 가능성도 커진다.
17년 동안 기아의 개성 있는 얼굴이었던 쏘울은 조용히 퇴장한다. 그러나 그 뒤엔 기아가 맞이할 더 큰 변화의 서막이 펼쳐지고 있다.
이서진 기자 lsjwith@with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