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값 문제 아니라더니…'문화의 날+소비 쿠폰' 활짝 웃은 극장가

'문화가 있는 날' 및 정부 지원 6,000원 할인쿠폰에 힘입어 박스오피스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좀비딸’·‘전독시’ 등 개봉작 관객 급증 배경과 높은 티켓값 인상 여파를 분석한다.

엑스포츠뉴스

한국 극장가가 오랜만에 활기를 띄었다.


31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0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작품은 '좀비딸'(감독 필감성)이었다. '좀비딸'은 개봉 첫 날에만 43만 91명의 관객을 모아 누적 관객 46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올해 최고 흥행작인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42만 3892명)을 뛰어넘는 기록이며, '극한직업'(36만 8582명)이 기록한 한국 코미디 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도 경신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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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최근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는 'F1 더 무비'가 차지했다. 개봉 당일보다도 많은 관객인 11만 8000여명의 관객을 모아 누적 관객 263만명을 돌파, '히트맨2'를 제치고 올해 개봉작 중 흥행 4위로 올라섰다.


3위는 8만 3000여명의 관객을 모은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이었다. 이로서 누적 관객 82만명을 모은 '전독시'는 주말 내 100만 관객 돌파가 유력해졌다.


이번달 문화의 날은 올해 있었던 그 어떤 문화의 날보다도 관객이 많이 몰렸다. 지난달은 물론이고, 심지어 설 연휴가 겹쳐있었던 지난 1월의 문화의 날보다도 관객이 많았다. 당시 일일 박스오피스 상위 5위 영화들의 총 관객수는 약 51만 8000여명이었고, 지난달에는 16만 5000여명이었는데 30일에는 무려 72만 3000여명이 몰렸다.


이렇게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은 이유는 문화의 날인 이유도 있지만, 바로 최근 정부가 지원한 영화 관람 할인권 덕분.


지난 25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영화관 입장권 6000원 할인 쿠폰 450만 장을 배포했다. 1인당 2매까지 사용할 수 있는 이 쿠폰은 9월 2일까지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쿠폰 배포가 시작된 후 멀티플렉스 3사 앱에는 소비자들이 몰려 일시적으로 서버가 마비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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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무려 4편의 천만 관객 영화가 나온 후, 한국 영화계는 침체기에 들어선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았던 2020년과 2021년에는 천만 돌파작이 나오지 않았으나, 2022년 '범죄도시2'를 시작으로 그래도 매년 천만 돌파작을 배출해냈다.


하지만 올해는 천만은 커녕 500만 돌파작이 나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상황. 상반기가 훌쩍 지난 31일 기준 2025년 최고 흥행작은 339만 관객을 기록한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다. 한국 영화 중에서는 황병국 감독의 '야당'이 337만 관객으로 최고 기록을 보유 중.


현재 올해 남은 기대작으로는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불과 재', 그리고 '위키드: 포굿', '주토피아2' 등이 꼽히고 있다. 과연 2021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이후 4년 만에 외화가 연간 흥행 1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영화 관객 수 감소에는 OTT 플랫폼의 발달로 인한 영향도 있으나, 높아진 티켓 가격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유행 이전 주말 1인 티켓값이 1만 2000원이었던 것이 2022년부터 1만 5000원으로 무려 3000원이나 폭등하면서 관객들이 극장 방문을 꺼리는 요인이 됐다.


이로 인해서 관객들이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는 영화'에만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해졌고, 실제로 2022년부터 흥행한 작품들은 대체로 '큰 스크린'에서 볼 법한 작품들이 주를 이뤘다. 2022년에는 '아바타: 물의 길'과 '탑건: 매버릭'이 여기에 해당됐고, 2023년에는 특이하게도 '엘리멘탈',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 애니메이션이 강세를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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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배우 최민식 또한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했을 당시 "지금 극장 값도 많이 오르지 않았나. 좀 내려라.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갑자기 그렇게 확 올리면 나라도 안 간다"며 "지금 (영화 티켓값이) 1만5000원(금요일 포함 주말 기준)인데, 스트리밍 서비스로 앉아서 여러 개를 보지, 발품 팔아서 (영화관을 찾겠나)"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이와 함께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만드는 사람들이 잘 만들어야 한다. 관객의 입맛에 맞는 작품을 기획하자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자고 만든 게 '파묘'"라며 "(관객들이) 이런 거를 좋아하실 거라고 해서 되는 거 별로 못 봤다. 시스템에 대한 개선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사람들이 내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극장가 입장에서는 쉽사리 티켓 가격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터. 그렇지만 극장가가 힘든 상황을 관객들에게 떠넘긴다면 관객들은 극장을 외면하기 마련이다. 현재 극장에 걸리는 콘텐츠가 OTT 플랫폼의 콘텐츠들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티켓 가격이라도 낮춰서 극장을 찾는 사람을 늘려야하지 않을까.


사진= NEW,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롯데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2025.08.0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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