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은 어른에게 필요해 - 그림책으로 읽는 감정 수업
학창 시절, 배우로도 활동했던 지인에게 들은 얘기였다. 연기할 때 꼭 메소드 연기법처럼 그 감정에 몰입되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눈물 연기를 할 때 ‘슬프다’라는 감정에 몰입하기보다는 눈물이 날 때 어떤 몸 상태인지 만들어서 눈물 연기를 할 수 있다는 말씀이었다. 세상의 모든 배우들이 감정에 몰입만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와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림책으로 읽는 감정 수업>의 내용은 마치 배우가 여러가 지 방법으로 연기를 하듯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감정을 다루는 것을 배운다. 아이 때와는 반대로 어른이 되어서는 감정을 숨기는 법을 더욱 배우게 된다. 어른이 된 후 참다가 욱하는 감정에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참지 않고 어떻게 감정을 다룰 수 있는지 구체적이고 일상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1. 몸의 상태로 감정 알아채기
앞서 언급했던 배우의 연기법처럼 자신의 육체를 먼저 알아보고 감정을 알아챌 수 있다고 한다. 복잡한 생각으로 가득 찬 머릿속에서 감정이 쉽게 떠오르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어딘가 계속 답답하고 아프다면 감정의 억눌림이 원인이 될 수 있다.
2. 감정 읽기 기록하기
자신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싶다면 감정에 대해 상세하게 적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저자는 언급한다. 이에 대해 언젠가 지인이 해주었던 말이 떠올랐다. 진정 행복해지고 싶다면 스스로 행복해지는 순간의 감정과 몸 상태, 분위기를 상세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고 치자. 어떤 음악이 나오는 공간에서, 어떤 커피 향이 느껴지는지, 주변 풍경이 어떻고 등 구체적으로 순간에 대해 정리한다면 다른 언젠가 다시 그 감정을 떠올리고 행복함을 더욱 쉽게 느낄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책에서는 그날 자신의 하루를 정리하고 날마다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적어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복잡한 감정일수록 그 감정에 라벨링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감정이 쌓여서 힘들었는지 정리할 수 있고 토닥일 수 있기 때문이다.
3. 합리적으로 사고하기
자신의 감정에 대해 기록했다면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계속 늦는 사람이 있어서 언제나 화가 나는 상황에 있다고 해보자. 그 사람의 사정과 상황에 대해 합리적으로 사고하다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은 유치원에 아이를 등교시키고 오느라 늦었다고 합리적으로 사고하게 된다면 그 사람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인정하게 되고 감정도 풀어질 수 있다. ‘보편적으로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를 꾸준하게 훈련하다 보면 합리적인 사고를 체화시킬 수 있다.
4. 감정을 풀어놓을 안전한 장소 찾기
감정을 기록하고 타인에 대해 합리적으로 생각해도 감정이 풀리지 않을 떄가 많다. 그때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해소해야한다. 안전한 장소에서는 소리를 지를 수 있는 등 사람들이 있는 곳과는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 또한 감정과 분리되어서 바라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만이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
마땅치 않게 자신만의 장소로 가지 못한다면 힘들게 하고 있는 바로 그곳에서 나와야한다고 말한다. 적어도 다른 공간으로 나왔을 때 감정에서 어느정도 분리될 수 있다. 저자는 핵심 감정을 만나는 4가지 방법 외에도 자신을 격려하고 비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특히 스스로 심한 비난을 하지 않을 것, 수고했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먼저 돌볼 수 있을 때 타인을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다.
<그림책으로 읽는 감정 수업>은 그 누구보다 어른, 그것도 중년의 독자가 읽는다면 더욱 공감될 수 있는 책일 것으로 생각한다. 저자는 현재 중년의 분들 중에 부모님으로부터 무엇을 하든 비난을 받아온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언급한다. 그리고 이들 중 대부분은 그때부터 자신의 감정에 대해 공감을 받아오지 못해 더욱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말한다. 저자는 그 누구보다 어른 세대에게 공감을 표하며 그들의 감정에 대해 더욱 이해한다.
저자는 10년 동안 그림책 테라피스트로 활동하면서 그림책이 마음 치유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몸소 느꼈다. 그림책은 내용 파악이 쉬우며 독자가 쉽게 공감하게 만든다. 이는 독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쉽게 끌어낼 수 있어서 마음의 문이 자연스럽게 열린다고 한다. 항상 참아온 어른 세대에게, 욱하는 감정이 나타나기 전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처럼 감정을 표현하는 법이다. 이 책에서는 가장 어른다운 방법으로 아이처럼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해소할 방법을 제시한다. 그림책이라는 가장 아이다운 소재를 활용하여 가장 어른에게 선사해줄 수 있는 선물같은 책이다.
그림책으로 읽는 감정수업 - 내 감정은 소중하다 -
- 지은이 : 송귀예
- 출판사 : 빌리버튼
- 분야 : 인문>심리학
- 규격 : 153*225
- 쪽 수 : 288쪽
- 발행일 : 2020년 07월 31일
- 정가 : 15,500원
- ISBN : 979-11-88545-89-6 (03180)
연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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