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5분, 요가와 홈트레이닝

하루의 붓기를 쫙 빼는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하기

하루 15분, 요가와 홈트레이닝

우리 학교에 가장 인기있는 교양 중의 하나는 요가 수업이다. 레저스포츠라는 과목의 교양수업이 여러 개 열리는데, 30명에서 40명 선에서 마감이 되어 늘 경쟁률이 가장 치열한 과목이다. 나도 4년째 도전해보는데 드디어 시간표도 맞고 마침 40명 안에 들어서 졸업 전에 겨우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체육동에서 수업을 하는데, 예전에 댄스동아리를 할 때 춤 오디션을 봤던 곳이라 3년 6개월이 지나서 오는 이 곳이 정말 새롭게 느껴졌다.

 

학창시절에는 친구들이 모두 체육시간을 싫어했던 것 같은데 오니 생각보다 다들 몸을 움직이는 것에 관심이 많은 듯해서 의아하다. 누구보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 하는 시간에 굳이 관심도 없는 체육을 하는 것은 흥미없다가, 대학에 오니 몸매도 가꾸고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걸까?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라서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내가 요가, 몸을 어설프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2학년 때부터였다. 늘 붓기가 엄청나 코끼리 다리처럼 퉁퉁 부운 다리를 달고 살았는데 어느 순간 그게 극심한 스트레스였기 때문이다. 운동은 따로 할 줄을 몰랐고, 당시에 나는 2평도 되지 않는 고시원에 살았었기 때문에 그 좁은 침대와 바닥에서 할만한 스트레칭이 필요했다. 고시원이 얼마나 좁았나면, 몸을 조금이라도 뒤틀면 굴러떨어질만큼 좁은 침대가 두개정도 들어갈만한 폭이었고, 2m도 안되는 깊이의 방이었다. 한달에 28만원씩이나 주고 2년간 그 곳에 살았다고 생각하면 참 내가 대견할 정도다.

 

강하나 하체 스트레칭은 다이어트를 한번이라도 해본 여성이라면 누구나 알 만큼 유명한 하체 스트레칭이다. 1초를 10초처럼 세기로 유명한 언니인데, 15분동안 진행되는 하체고문이 지나고 나면 하루의 고단한 붓기가 쑥쑥 빠져있어서 늘 자기 전에 하곤 했었다. 스트레칭이라고 되어있지만, 요가에서 많이 쓰이는 전굴 자세로 오른발, 왼발을 풀어주고 뻐근한 엉덩이까지 풀어주는 정말 대국민 하체 스트레칭이다. 이제 2년이 다 되어가는 기간동안 강하나 하체 스트레칭을 하다보니 동작을 다 외운지는 오래고, 나에게 맞게 시간을 변형해서 하면 20분 정도 걸린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뭉친 근육들을 풀어주고, 하루의 노단함을 씻어주는 마무리 스트레칭이 된다. 유튜브 영상에 가보면 엄청난 욕이 적혀있는데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끝없이 들어와서 또 한번 강하나 언니의 10초같은 1초로 15분을 견디고 간다.

 

2008년에 낸 하체 스트레칭 영상에 이어 10년만에 새로운 영상을 들고 오셨다. 2018년 버전은 2008년 것만큼의 자극은 없었다. 후굴 자세도 추가되고, 골반 스트레칭도 좀 더 많아졌지만 내 몸에 익은 스트레칭은 예전 것인 탓일까. 10년이 지나도록 자기 관리를 하면서 육아까지 하고 있는 강하나 언니는 정말 대단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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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교수님은 엄청난 마이웨이다. 원래 11시부터 1시까지가 수업 시간인데, 11시 반에 시작하는 것이 태반이라 나도 10시 50분부터 씻고 준비를 해서 학교를 가도 지각하지 않는다. 1시간 정도 요가를 진행하는데 그마저 후반부 10분은 누워서 배로 숨을 들어마쉬고 뱉는 쉬는 시간이다. 교수님께서는 중국학생들이 많다며 중국 노래를 틀어주시기도 한다. 다소 따분할 수 있는 요가 수업을 그런 분과 함께 하니 시간이 정말 금방 간다. 가끔 이상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학생들을 10초 넘게 같은 자세로 있게 해놓고선 기념 사진을 남기시며 돌아다니시기도 한다. 우리는 그럼 고통스러운 자세로 앓는 소리를 내며 버티고 있다. 그 시간마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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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체와 하체를 동시에 들어올리는 슈퍼맨 자세는 코어 운동에 좋다. 꽤나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며, 흔들리지 않는 몸을 만들어준다. 능숙한 사람은 여기서 팔을 뒤로 뻗고 무릎을 굽혀서 발목을 잡는 동작도 가능해진다. 요가 수업 시간에 그 자세를 하는데 누군가 방귀를 껴서 군데군데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어떤 분이 계속 끙끙거리는 소리를 내셔서 웃겨서 힘이 풀린 적도 여러번 있다.

 

요가는 나마스테를 외치면서 시작된다. 교수님이 학생에게 하는 예의이자, 학생들도 교수를 대하는 예의를 갖춘다. 양반 다리를 하고 두 손을 마주 잡고 합장을 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나마스테가 울리는 공간에서 다 같이 근육을 움직이는 행위가 시작된다. 사실은 웨이트 트레이닝에서도 종종 사용되는 동작들이 요가에서도 쓰인다. 그리고 요가는 근육이완 정도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근육을 수축하는 동작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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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키킥이라고, 양팔을 어깨 밑으로 고정하고, 두 다리를 무릎을 꿇고 엎드려있다가 한쪽 다리만 들어올려서 하늘을 향해 차는 동작이다. 홈트레이닝에서 힙업 동작으로 많이 쓰이는데, 요가에서도 나와서 놀랐다. 이 동작의 핵심은 종아리 근육은 없다고 생각하고 엉덩이와 허벅지 뒷근육인 햄스트링만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다. 복부와 코어에 힘이 없다면 상체가 마구 흔들려서 유산소 운동이 되기 때문에 모든 운동은 코어 운동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죽음의 홈트레이닝 <마일리사이러스 섹시레그>에서 나오는 파이어 하이드런트라는 동작도 요가에서도 쓰인다. 위에 덩키킥과 같은 자세에서 다리를 수직으로 올리는게 아니라, 엉덩이 옆으로 들어올리는 동작이다. 사실 사람의 몸이 누워있을 때보다 엎드려 있을 때 코어 근육이 자극되어 더 힘들고, 그보다 서있을때 더 힘들데, 마일리사이러스 섹시레그는 서서 전반부를 보내다가 후반부에 엎드려서 파이어 하이드런트와 덩키킥을 응용한 동작을 하기 때문에 땀으로 샤워를 하게 된다. 홈트레이닝 경력자로서 마일리 사이러스 섹시레그 + 강하나 하체 스트레칭만 해도 하체붓기는 쭉쭉 빠진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간단한 요가 동작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하루 15분, 요가와 홈트레이닝

첫 번째로 양다리를 쭉 뻗고 두 팔을 발끝까지 숙이는 전굴 자세. 거기서 조금 나아가서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에 얹어서 구부리고 다시 손을 뻗었다가, 반대로 왼쪽 다리를 오른쪽 무릎 위에 얹어서 구부리는 자세. 이것만 해줘도 상당히 붓기가 빠진다.

하루 15분, 요가와 홈트레이닝

두 번째로, 덩키킥과 파이어 하이드런트 15회씩 3세트 해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하루 15분, 요가와 홈트레이닝

세 번째로는 빠지면 섭섭한 브릿지. 목의 힘으로 들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날개뼈를 고정한 자세에서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자세다. 다양한 동작이 응용가능한데, 20번 엉덩이를 들어올렸다가 20초 고정하고, 그뒤에 양다리를 20번 왔다갔다 하는 방법이 있다. 지속적인 근육 자극을 줘서 탄탄한 속근육이 다져진다. 오른쪽 그림처럼 한 다리는 고정된 상태로 다른 다리만 위아래로 움직이는 방법도 있고, 한다리는 들어올린 상태로 다른 다리만 브릿지 자세를 하는 원레그 브릿지도 있다.

 

사실 이 동작을 하다가 작년 여름에 오른쪽 난소에 있던 종양이 터져버려서 시외로 수술을 하러 갔었다. 한동안 운동을 쉬어야 했고, 다시 하기가 굉장히 겁이 나는 자세였지만 어느덧 그 두려움도 극복을 한 것 같다. 엄마가 운동을 하지 못하게 할까봐 운동하다가 터진 것 같다고 말은 못했지만 브릿지를 마무리할 때 내 속에서 거품이 부그르르 터지는 소리가 났었다. 그게 공기가 들어간 줄 알아서 12시간 넘게 방치한 내가 정말 바보였다. 요즘은 그냥 브릿지로만 만족을 하지 못해서 양쪽 허벅지에 10KG 바벨 플레이트를 얹고 하는데 중량을 올리고 하는 것도 정말 색다른 감각이다.

 

물론 시간이 많다면 강하나 하체 스트레칭을 왕 추천하지만 시간 없다면 조금조금씩이라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홈트레이닝 초보였을 때는 주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나약한 의지를 다지곤 했는데 요즘은 혼자 하는 운동이 더 좋다. 내 속도에 맞춰서, 내 자극에 맞춰서 내 한계점까지를 할 수 있다. 요가보다는 좀 더 격정적인 운동, 중량을 많이 드는 운동을 좋아하는 줄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운동에는 경계가 많이 없었고, 요가 한 시간을 해도 몸이 뜨끈뜨끈 해질만큼 열도 꽤 났다. 그래도 운동을 했다는 기분보다는 스트레칭을 했다는 느낌이 더 강하긴 해서 운동 시간을 따로 내야 하지만 일주일에 한 두시간 수업을 듣는 용으로는 꽤나 괜찮을 것 같고, 기회가 된다면 요가 수업을 전문적으로 받아보고 싶다.

 

박지수 에디터

2021.01.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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