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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예술을 만나다

by아트인사이트 (ART insight)

빛의 채석장 '까리에르 드 뤼미에르(The Carrières de Lumières)'


프랑스에 있는 특이한 문화공간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빛의 채석장인 ‘까리에르 드 뤼미에르(The Carrières de Lumières)'이다. 이곳은 과거 폐 광산이었던 곳으로, 현재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러 방면에서 신선함을 선사했기에 까리에르 드 뤼미에르가 가진 의미를 느껴보고자 한다.


까리에르 드 뤼미에르는 프랑스 남동부 프로방스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100년간 석회암을 채굴하기 위한 광산이었다. 하지만 급속도로 근대화가 이루어지며 본래의 역할을 상실하게 되었고 결국 1935년을 기점으로 오랜 시간동안 방치되는 결과를 낳았다. 2011년에 이르러 프로방스 시의 공공정책 하에 이곳은 새롭게 변모하게 되었고, 첫 전시회에 250,000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는 쾌거를 이루게 되었다.

유휴공간의 활용

까리에르 드 뤼미에르는 지리적·공간적 특수성 탓에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되기 어려운 공간이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뿐더러 광산을 무언가로 변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기간 아무 목적을 갖지 못한 채 남아있었다. 그랬던 폐 광산이 예술과 결합되어 생각지도 못한 환호를 얻게 되었다.


유휴공간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술이 해낼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와 같은 사례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성매매 집결지, 무법지대 등 시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박혀 도시의 사각지대로 남아 쉽사리 새 역할을 갖지 못하는 공간은 예술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관광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부추기기도 하고, 전시나 공연을 펼치는 공간이 되어 문화향유기회를 선사하기도 하며, 레지던시로 거듭나 창작공간이 없는 예술가들에게 꿈을 펼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유휴공간과 예술의 만남은 상상 이상의 선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무궁무진한 예술 기술의 발전

폐광산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시장의 벽면과 다를 수밖에 없다. 조금 더 울퉁불퉁하여 작품을 보여주기에 쉽지 않다. 그래서 까리에르 드 뤼미에르는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 기술을 활용했다.


이는 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이루어진 영상을 투사하여 변화를 줌으로써,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프로젝션 맵핑은 건물의 외벽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공간, 오브제 등 프로젝터에 의해 영사시킬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스크린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짧은 시간에 더욱 화려하고 경이적인 퍼포먼스를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 이상 예술 작품을 액자 속 그림으로 감상하는 시대는 지났다. 프로젝션 맵핑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과거보다 훨씬 생생하게 예술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더욱 생생하게 색채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색다른 방식으로 더 많은 감상자들을 끌어안을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기술로 접근성을 낮춰 모든 이가 예술로서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이야 말로 즐거운 변화라고 생각한다.


까리에르 드 뤼미에르와 같은 형식의 관광지가 많아지고 있다. 제주도에 위치한 ‘빛의 벙커’도 이에 착안한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형식의 문화공간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즐거운 현상이다. 문화를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점차적으로 문화의 가치를 체감하는 감상자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공간의 특수성을 살펴보며 이곳에 녹아든 예술의 힘을 느꼈다. 공간을 새롭게 탄생시킬 수 있는 예술의 유연함과, 신기술과 결합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예술의 잠재력을 말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 방문에 온몸으로 예술을 느껴보도록 하자.


고지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