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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SNS를 도배한 트렌디한 전시들의 홍보 방법과 극복해야 할 문제

'그 전시'들은 어떻게
인스타그램을 점령했나?

by아트인사이트 (ART insight)

'그 전시'들은 어떻게 인스타그램을

소위 ‘감성적’이라 불리우는 인스타그램 유저들의 피드에 절대 빠지지 않는 사진이 하나 있다. 바로 전시회 인증샷이다. 이들은 멋들어지게 촬영한 예쁜 카페 사진이나 야경 사진에서는 찾을 수 없는 지성미를 전시장에서 찍은 사진으로 보완한다.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의 세련된 디스플레이와 핫하다는 미디어 아트관의 포토존은 많은 이들의 해쉬태그를 타고 널리 퍼져나간다. 게시물 아래에는 댓글이 가득하다.

 

‘지적인 남자구나 너!’

‘나도 갈래. 여기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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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미술관, 그리고 디뮤지엄은 명확한 타겟을 설정하고, 이에 맞추어 전시를 구성한다. 주 대상은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그들의 취향을 명중하는 예쁜 컨텐츠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발길을 이끌고, 그들의 SNS를 통해 널리 퍼진 전시공간의 세련된 사진은 또 다른 관객을 부른다. 전시의 테마에 걸맞은 흥미로운 워크샵 또한 활동적인 20대를 미술관으로 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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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S-FACTORY의 《클림트 인사이드》展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대표 사례이다. 이전작인 《반고흐 인사이드》의 흥행에 힘입어, 이미 인지도가 높은 이전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스폰서쉽’기능을 사용했다. 페이스북의 스폰서쉽 기능은 본사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게시물을 많은 이용자의 타임라인에 도달하게 해 주는 광고 제도로, 《클림트 인사이드》 측은 얼리버드 티켓, 티켓할인제도 등을 담은 게시물을 널리 퍼뜨려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반고흐 인사이드》를 인상 깊게 본 페이스북 유저들은 본인의 친구들을 게시글로 태그해 소환하고, 많은 댓글이 달린 글은 그 자체만으로 큰 홍보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도중 해당 전시와 관련된 홍보성 게시물을 열 번도 넘게 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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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두 공간에서의 전시 흥행은 커다란 공통점을 지닌다. 첫째는 ‘공간이 위치한 장소적 특성과의 콜라보’이다. 대림미술관은 서촌에, 디뮤지엄은 한남동에 위치한다. 보편적으로 잘 알려진 나들이, 데이트 코스인 서촌·한남동과 예쁘고 트렌디한 볼거리라는 신선한 컨텐츠의 결합은 절묘한 공생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S-FACTORY는 성수역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합정과 망원을 뒤잇는, 새로운 감성 충전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성수에는 독특한 인테리어의 베이커리와 카페가 많다. 관람객은 이들 공간과 전시를 동시에 향유하고자 한다. 나 또한 《클림트 인사이드》를 감상하기 이전 성수의 한 베이커리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그곳에 있던 이들 중 상당수가 클림트의 작품이 인쇄된 브로슈어와 도록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둘째는 ‘줄을 서야 입성할 수 있는 포토존’이다. 《클림트 인사이드》의 알록달록한 네온 공간인 <키스2>와 디뮤지엄 《YOUTH》의 액자 밀집 지역은 인스타그램 유저 사이에서는 오랜 시간의 대기를 감수해서라도 꼭 사진을 찍어야 할 곳으로 꼽힌다. 젊은 방문자 중 절반이 이러한 포토존에 이끌려 전시회를 찾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앞선 전시들의 홍보 마케팅은 그 결과 면에서는 매우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클림트 인사이드》展의 티켓은 인터파크 얼리버드 예매만으로 3만장이 팔렸다고 한다. 전시분야 점유율은 80%로 연간 1위에 등극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대림미술관 《닉 나이트 사진展》의 경우에는 주말 기준 500여 명에 달하는 대기인수를 뚫어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미술의 진입장벽을 낮추었다는 점 또한 높이 살만하다. 평소 예술에 관심이 없던 이들이 예쁘고 세련된 것에 이끌려 미술관을 방문하기 시작해 고정 관객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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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에게도 해결해야 할 고난이도의 숙제가 있다.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기 위해, 즉 ‘인증샷’을 위해 전시장을 방문한 이들이 넘쳐나 공간에는 찰칵대는 셔터소리와 더불어 이렇게 저렇게 사진을 찍어 달라 요청하는 말소리가 난무한다. 피크 타임 방문 관객은 작품 자체는 물론 오디오 가이드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북적대는 인파 때문에 동선이 헷갈리기도, 뒷사람을 위해 빠르게 관람해 달라는 스텝의 요청에 눈과 마음이 바빠지기도 한다. 순수하게 닉 나이트의 사진을 감상하고 싶어서, 클림트의 작품을 몸으로 느껴보고 싶어 문을 두드린 사람들의 만족도는 하락한다. 과연 해당 전시가 그렇게 많은 사람을 끌어당길 정도의 질적 우수성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의문 또한 피해갈 수 없다.

 

앞선 사례의 컨텐츠와 마케팅 방법이 선풍적인 홍보 효과를 일으키며 훌륭한 접근성을 지녔다는 점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그들은 두 번째 문턱을 넘어서야 한다. 관람객 유치는 많이, 동시에 관람 행위 자체의 퀄리티 또한 높게 전시를 기획하고 마케팅 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이것은 기획자 뿐 아닌, 관객들도 함께 성찰해 나가야 할 문제일 것이다. 지금은 보다 많은 이들이 오랜 관점에서 진정성 있게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한 다차원적인 고민이 필요한 단계이다.

 

에디터 10기_신예린

사진 출처_Google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