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태 악화일로…시위 참가자, 실탄 맞고 쓰러져 위독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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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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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 대학생의 죽음으로 홍콩 시위가 한층 격화한 가운데, 시위대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무장하지도 않은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실탄을 발사한 만큼, 홍콩의 긴장이 한층 고조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홍콩 사이완호 지역 시위 현장영상을 토대로 보도한 데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경 시위 현장에서 한 경찰이 시위자를 검거하며 몸싸움을 벌이다가, 검은 옷을 입은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그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복부에 총을 맞은 시위자는 배를 움켜쥔 채 바로 도로 위에 쓰러졌고, 총을 쏜 경찰은 시위자 위에서 그를 제압했다. 총을 맞은 시위자가 피를 흘리며 눈을 크게 뜨고, 몸을 떨면서 도로 위에 누워있는 모습은 그대로 현장 영상에 담겼다. 이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발포 이후에도 총을 쏜 경찰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또다른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시위대를 향해 두 발을 더 발포했다. SCMP는 이 경찰이 모두 3발의 실탄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주위를 지나던 시민들은 해당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찍으면서 경찰을 향해 "살인자"라고 외치기 시작했고, 경찰들은 최루 스프레이를 쏘며 해산에 나섰다. 출근길, 등굣길에 나선 홍콩 시민들이 경찰과 뒤섞이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아직 총을 맞은 남성의 나이나 신분 등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SCMP는 "총상을 입은 이 남성은 위중한 상황으로, 응급 수술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차이완에 있는 이스턴 병원으로 보내졌다.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0월1일에도 홍콩 경찰은 도심 곳곳에서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경고 사격했다. 당시 발사된 실탄은 모두 6발이나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취안완 지역에서 한 경찰관이 근거리에서 중학교 5학년(한국기준 고2)으로 알려진 시위자에게 총을 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날 오전 시위는 홍콩 시위로 인해 첫 희생자가 된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씨를 추모하기 위해 열렸던 터라, 만약 이번 사건으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하면 홍콩의 긴장감은 더 높아질 수 있다. 10일 저녁 홍콩 도심 애드머럴티 지역의 타마르 공원에서는 숨진 차우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려 주최 측 추산 10만 명이 참석했다. 차우씨는 지난 4일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을 피하려고 하다가 주차장 건물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이후 그는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8일 오전 숨졌다.


이날 오전에도 홍콩에서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곳에서 발생하면서 버스와 MTR 등 대중교통이 중단됐고, 경찰이 지하철 역과 쇼핑몰 근처에 대거 배치됐다. 시위대는 바리케이트를 사용해 일부 지역에서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홍콩의 대학들도 이날 일제히 수업을 취소했다. 홍콩과기대 내에서는 시위대가 대학 내의 나무와 쓰레기를 불태우고 캠퍼스 빌딩의 유리문을 깨기도 했다. 슈얀대 경영진은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학생들은 침착함과 자제력을 보여야 한다. 폭력을 피해야 한다"며 수업을 취소했다. 중국의 광군제가 시작된 이날 홍콩 시민들은 이날 '3파 운동', 즉 '파공(罷工, 파업), 파과(罷課, 동맹휴학), 파매(罷買,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수십억달러의 매출을 창출하는 날인 만큼, 불매 운동으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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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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