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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창녕 9살, '학대 일기' 써왔다…끔찍한 학대 정황 또 나오나

by아시아경제

계부·친모 9살 의붓딸 프라이팬으로 손 지지는 등 잔혹한 학대

피해 아동 학대 기간 중 일기 써…또 다른 학대 정황 가능성

경찰, 계부 아동복지법상 상습학대, 특수상해 등 구속영장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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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13일 오전 경남 창녕경찰서 별관 조사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남 창녕에서 계부(35)와 친모(27)에게서 잔혹하게 학대를 당한 9살 A양이 평소 일기를 써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학대 피해자 A양의 일기장을 확보했다. 이미 알려진 끔찍한 학대 뿐만 아니라 일기장 기록을 통해 또 다른 학대 정황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계부와 친모 혐의도 더 늘어날 수 있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13일 의붓딸을 학대한 혐의로 계부를 체포한 후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A양이 일기를 써온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법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계부의 주거지에서 일기를 압수했다.


A양은 일주일에 2~3일 정도 꾸준히 일기를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기장은 여러 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일기장에 학대 사실을 입증할만한 내용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학대에는 물리적인 학대 뿐만 아니라 정신적, 정서적 학대도 있어 계부·친모의 혐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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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 창녕의 한 초등학생 A(9)양이 지난달 29일 창녕 한 편의점에서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찰은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상 상습학대, 특수상해 등)로 계부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학대에 도구가 사용됐다고 판단해 특수상해 혐의도 추가했다.


계부는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A양의 목을 동물처럼 쇠사슬로 묶거나 프라이팬에 손가락을 지지는 등 잔혹한 학대를 저질렀다. 또 하루에 한 끼만 먹이는 등 상습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계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15일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13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계부를 연행한 뒤 창녕경찰서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약 9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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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13일 오전 경남 창녕경찰서 별관 조사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연행될 당시 계부는 검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를 한 채 고개를 푹 숙여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포토라인에서 계부는 취재진들의 "혐의를 인정하느냐" 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계부는 이날 조사에서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부는 "정말 죄송하다. 선처를 바란다"는 취지의 얘기도 경찰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부와 함께 학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친모(27)는 정신건강 등 문제로 아직 조사를 받지 않았다.


친모는 지난 12일 응급입원했던 기관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경남의 한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고 있다. 친모는 정밀 진단이 끝나면 2주가량 행정입원을 거쳐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A양의 탈출 과정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탈출이었다. 이들 부부는 집을 나가겠다고 반항한다는 이유로 탈출 이틀 전부터 A양 목에 쇠사슬을 묶어 베란다 난간에 고정해두고 방치했다.


밥을 먹거나 화장실에 갈 때만 쇠사슬을 풀어줬다. 탈출 당시 집에는 친모와 의붓동생들만 있었고 계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잠시 쇠사슬이 풀린 틈을 타 A양은 베란다 난간을 통해 외벽을 넘어 옆집으로 이동했다. 탈출 당시 잠옷 차림에 맨발로 빌라 밖까지 나온 A 양은 도로를 뛰어가다 한 주민에게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A양은 병원 치료를 받은 뒤 지난 11일 건강이 회복돼 퇴원해 보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현재 건강은 회복 상태로 알려졌다.


법원의 임시보호명령에 따라 A양은 앞으로 쉼터에서 보호받게 된다. 정식보호명령이 나오면 법원 판단에 따라 성인이 되는 만 18세까지 기관에서 지낼 수 있다.


동생 3명 역시 정신적 학대 우려로 부모와 떨어져 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