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티어하임이 인류의 오랜 친구를 존중하는 법

[라이프]by 베네핏

인간은 언제부터 동물과 함께 살았을까? 선사시대 주거지나 무덤에서는 개가 등장하는 그림과 조각품을 발견할 수 있다. 북이스라엘에는 개와 사람이 함께 묻혀있는 구석기 시대의 묘지도 있다고 하니 인류가 동물과 함께 살아온 세월은 꽤 길다고 할 수 있다.

독일의 티어하임이 인류의 오랜 친구를

국내 기준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000만 명이 넘었다. 한국인 5명 중 1명이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많은 이들이 동물을 키우기도 하지만 버리는 비율도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 버려지는 동물은 연간 10만 마리가 넘는다. 버려진 동물은 80% 이상 안락사 되는 실정이다. 한국의 유기동물 보호소는 보통 1,000여 마리 이상이 모여있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어려워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유기동물은 입양률이 낮기때문에 보통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다. 아직까지 동물에 대해 ‘재산’으로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버려진 동물을 입양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다.

독일의 티어하임이 인류의 오랜 친구를

애견 문화 선진국이라 불리는 독일은 어떨까? 독일의 유기동물 안락사 비율은 대체로 0%이다. 안락사 절차가 매우 까다로울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안락사가 가능한 곳도 한 곳 뿐이다. 독일에는 동물보호법이 있는데 1조 1항에 그 취지가 잘 나타나있다. ‘동물과 인간은 이 세상의 동등한 창조물이다’

 

독일은 동물을 분양해주는 상점을 거의 찾을 수 없다. 정부의 허락을 받은 전문 브리더(breeder, 동물사육자)만이 번식을 시킬 수 있고 분양 역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 브리더를 통해 탄생한 강아지는 곧바로 관리 시스템에 등록되어 관리를 받는다. 독일의 반려동물 안락사 비율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정부의 강력한 동물보호법과 시민의식의 합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한 가운데에 버려진 동물들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 주는 동물 보호소인 ‘티어하임(Tierheim)’이 있다.

독일의 티어하임이 인류의 오랜 친구를

티어하임은 입양률 90%이상을 유지하는 동물보호소이다. 입양되지 못한 10%의 동물은 티어하임에 오래도록 머물다가 병이나 노쇠로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는다. 독일은 동물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은 티어하임을 이용해 반려동물을 찾는다.

 

티어하임에는 개와 고양이, 새 뿐만이 아니라 돼지, 토끼 등 다양한 동물들이 체류 기간에 상관없이 보호를 받는다. 현재는 약 20만 마리의 유기동물들이 살고 있다. 강아지뿐 아니라, 고양이, 말, 다양한 작은 동물, 조류, 파충류까지 티어하임에서 돌봄받고 있다. 최근에는 동유럽에서 버려진 동물들도 구조된 후 티어하임으로 보내지고 있다.

독일의 티어하임이 인류의 오랜 친구를

유기동물이 되어 반입된 개는 지역의 티어하임에 수용되어 14일 동안 검역으로 격리된다. 안락사 비율이 0%로 알려져 있지만 암 말기 등과 같은 극도의 고통을 겪는 동물들에 한해 안락사를 허용하기도 한다. 안락사를 결정할 때는 수의학문학적소견을 중심으로 제 3자에게 증명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임종이 가깝거나 극도의 고통스러운 상황이 아니라면 모든 유기동물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지내기 때문에 입양 비율이 높은 편이다.

 

티어하임의 모든 공간에는 자연광이 들고 타일과 바닥, 콘크리트의 벽도 깨끗하다. 보호소 전체적으로 청결을 유지하기 때문에 악취도 없다. 이 모든 운영은 대부분 민간 단체들이 하는데 후원자들의 기부와 자원 봉사로 활동을 이어가며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100만원 정도의 하루 운영비가 들어간다. 티어하임은 정부의 지원이 없어도 연간 수억 원의 운영비를 마련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인간이나 동물이나 생명의 가치는 동등하다고 바라보는 독일국민의 인식 때문이다. 그들은 나 자신을 돌보듯 동물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엄격한 법 조항과 티어하임과 같은 동물보호소로 인해 동물이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국민들의 의식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동물은 오랜 세월 인류의 동반자로 함께 지냈다. 특히 반려동물이라 불리는, 집에서 키울 수 있는 종류의 동물이 바쁘고 외로운 도시인들의 친구가 되어주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안락사 논의는 여전히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그만큼 쉬 결론내리기 어려운 문제이다. 다만, 티어하임은 안락사의 찬반을 결정하기 이전에 동물은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돌봄을 통해 충분히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이라는 것을 말이다.

 

Photo(CC) via Toshihiro Gamo / River City Abandoned / Jorg Kantel / Landeshauptstadt Stuttgart , flickr.com

 

에디터 이수진

2017.03.3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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