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차 '쏘나타' 눈물의 재고떨이… 그랜저에 밀리고 SUV에 치여

[자동차]by 조선비즈

한때 ‘국민차’라고까지 불렸던 쏘나타의 위상 하락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3월 내놓은 8세대 모델이 올해 판매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 등급 위 모델인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올해 10만대 이상 팔리면서 쏘나타의 자리를 빼앗아간 데다,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신모델이 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아자동차(000270)의 K5가 쏘나타 판매를 추월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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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005380)는 10월 한 달간 쏘나타를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고 5일 발표했다. 5월 이전 생산분이 대상이다. 6~8월 생산분은 3.0% 할인 판매한다. 여기에 더해 NCSI 1위 기념(20만원), 준중형 이하 차량 보유자 우대(30만원), 10년 이상 노후차 교체(30만원) 등 조건에 따라 추가로 최대 230만원 가격 인하가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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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이밖에도 코나, 아이오닉, 벨로스터 등에 대해서도 큰 폭의 할인 행사를 이번달에 진행한다. 그런데 할인 대상 차종은 쏘나타를 제외하면 대부분 할인 판매를 해야할 이유가 있다. 소형 SUV 코나의 경우 내연기관 모델은 최대 6.0%, 전기차 모델은 최대 8.0% 할인해준다. 그런데 코나는 10월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데다, 현대차가 내년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차량을 내놓겠다고 발표하면서 기존 전기차의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전기차 모델은 최대 10.0%,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대 5.0% 할인되는 아이오닉도 비슷한 사정이다. 내연기관차로 할인폭이 가장 큰 건 벨로스터(최대 10.0%)인데, 현대차가 고성능 튜닝(부분개조) 모델인 벨로스터N 신모델을 내놓으면서 자동변속기를 추가해 입지가 애매해졌다.


쏘나타의 경우 8세대 모델이 지난해 3월 출시됐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아무리 빨라도 내년 하반기 정도에나 나온다. 상품성이 유지되는 시기에 대규모 할인 판매가 이뤄지는 건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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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쏘나타가 올해 예상보다 판매가 크게 부진한 게 원인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현대차 입장에서 상당한 재고를 안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현대차는 올 1~9월 국내에서 쏘나타 5만240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7만1900대)의 72.8%에 불과하다. 2018년 같은 기간(4만9000대)보다 3400대 많은 수준에 불과하다. 쏘나타 신모델은 지난해 4분기 2만8000대가 팔리면서, 10만대 선을 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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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다른 모델과 비교해도 쏘나타의 부진은 두드러진다. 1~9월 두 회사 차량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준대형 세단 그랜저로 11만3800대에 달한다. 그 다음은 기아차의 중형 세단 K5로 6만6700대를 기록했다. 준중형 세단 아반떼(6만3600대)는 물론이고, 중형 SUV 쏘렌토(6만2600대)도 쏘나타보다 더 많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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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의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애매해진 입지가 거론된다.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새로운 국민차’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판매가 늘어나면서 쏘나타의 판매가 줄 수 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과거에 쏘나타를 샀을 법한 사람들이 이제 그랜저를 산다는 얘기다. 그랜저는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 가운데 가장 판매량이 많다. 중형차를 고려하는 20~30대들의 경우 가격이 약간 더 저렴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정평이 나있는 K5 신모델을 선택하기 때문에 쏘나타의 고객으로 유입되지 못한다. 그랜저는 지난해 하반기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왔고, K5도 지난해 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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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SUV 시장이 커지면서, 30~40대 가장들이 세단 대신 SUV를 선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중형 SUV 쏘렌토 판매가 쏘나타를 제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쏘렌토는 3월 4세대 모델이 나오면서 8월을 제외하곤 매달 9000대 이상씩 판매되고 있다. 3~9월 판매량은 5만4900대에 달한다. 팰리세이드, 싼타페는 물론이고 다목적차(MPV) 카니발도 8월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4만대 이상 계약이 이뤄지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



2020.10.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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