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엔진 품고 더 강해진 티볼리…실내도 ‘신차급 변화’

[테크]by 조선비즈

시승기

쌍용자동차(003620)티볼리는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대의 개막을 알린 모델이다.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인 후 2017년 현대자동차(005380)코나가 나올 때까지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던 소형 SUV 시장을 주도했고 지난해에도 코나를 제치고 소형 SUV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잘나가던 티볼리가 최근 코나와의 경쟁에서 확연히 밀리고 있다. 6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만275대로 2만1486대가 판매된 코나에 소형 SUV 선두 자리를 내줬다. 여기에 다음달부터 기아자동차(000270)가 새로운 소형 SUV 셀토스를 출시하면서 힘겨운 ‘3파전’을 벌여야 할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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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서울 강동구 스테이지28에서 공개된 베리 뉴 티볼리. /진상훈 기자

절치부심하던 쌍용차가 지난달 ‘베리 뉴 티볼리’를 새롭게 선보였다. 쌍용차는 베리 뉴 티볼리가 완전변경된 신차와 같은 부분변경을 거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보통 부분변경은 일부 디자인을 변경하고 안전·편의사양을 개선하는 수준으로 이뤄지지만, 베리 뉴 티볼리는 엔진 교체를 통해 주행성능을 크게 향상시켰고 내부 디자인도 크게 바꿨다.


지난달 19일 쌍용차가 개최한 시승행사에서 새롭게 개발한 1.5L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베리 뉴 티볼리의 성능과 디자인 변화를 직접 확인해 봤다. 시승은 서울과 춘천을 오가는 약 170㎞ 구간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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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뉴 티볼리의 전면부. /진상훈 기자

베리 뉴 티볼리의 첫 인상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려웠다. 쌍용차 SUV 특유의 전체적으로 각진 모습이 도드라진 외관과 눈을 한껏 위로 치켜뜬듯한 헤드램프, 강인한 이미지가 강조된 와이드 C필러 등은 베리 뉴 티볼리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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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뉴 티볼리의 후면부. /진상훈 기자

쌍용차는 베리 뉴 티볼리에 풀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를 새롭게 적용하고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에도 LED 라인을 보강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색상도 플래티넘 그레이와 체리레드 등 2종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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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뉴 티볼리의 측면부. /진상훈 기자

쌍용차가 강조한 신차급 변화가 이뤄진 곳은 인테리어다. 특히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페시아에 태블릿 PC를 형상화한 풀 디지털 계기판이 붙은 점이 가장 눈에 띄었다.


티볼리를 포함한 쌍용차의 SUV 모델은 그동안 내부 디자인이 다소 촌스럽고 세련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베리 뉴 티볼리는 태블릿 타입으로 설계돼 현대적이고 간결한 디자인으로 새롭게 태어난 센터페시아를 통해 혁신적인 변화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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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형태의 센터페시아가 새롭게 적용된 베리 뉴 티볼리의 내부. /진상훈 기자

디자인의 변화와 함께 기능도 크게 개선됐다. 태블릿 형태의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기존 아날로그 계기판을 대체하는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가 동급 최초로 적용됐다. 큼직한 풀 디지털 클러스터는 오디오와 비디오, 내비게이션 등으로 이뤄진 9인치 AVN과 조합돼 주행 중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과거 쌍용차는 시승행사를 선두에 안내차량(convoy)을 세우고 시승차들이 뒤따르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왔다. 이 때문에 도로에서 한껏 속도를 올리며 차의 주행성능을 확인하기가 어려운 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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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치 AVN에 펼쳐진 베리 뉴 티볼리의 내비게이션 화면. /진상훈 기자

쌍용차는 사고 예방 등을 위해 안내차량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승 참가자들 일부는 부족한 주행성능을 감추기 위해 이같은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베리 뉴 티볼리 시승행사는 별도의 안내차량을 세우지 않고 자유롭게 도로를 달리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새롭게 개발한 1.5L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해 주행성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점을 자신있게 드러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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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뉴 티볼리의 실내공간. /진상훈 기자

그동안 쌍용차의 SUV를 운전할 때마다 고속도로에서 가속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하지만 베리 뉴 티볼리의 개선된 주행성능은 이같은 아쉬움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직선주로에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이자 차는 묵직한 엔진음을 내며 쏜살같이 치고 나갔다. 지난해 말 티볼리 아머를 시승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베리 뉴 티볼리의 계기판은 금세 시속 100㎞에 도달했다. 한층 강한 힘을 내뿜는 엔진을 달면서 주변 차량을 추월해 차선을 바꾸기도 한층 수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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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L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 베리 뉴 티볼리의 엔진룸. /진상훈 기자

베리 뉴 티볼리에 들어간 1.5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6.5㎏·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16.0㎏·m이었던 기존 모델에 비해 출력과 토크가 각각 29.4%, 65.6% 향상됐다. 1.6L 디젤 모델 역시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3.0㎏·m으로 성능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와 같이 베리 뉴 티볼리에도 차선이탈경보(LDWS)와 차선유지보조(LKA), 전방추돌경보(FCWS) 등 다양한 첨단 안전사양이 적용됐다. 주변 차량이 없는 점을 확인한 후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하자 경보음이 울리고 차는 스스로 움직임을 제어하면서 차선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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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뉴 티볼리의 적재함. 427L의 적재공간을 확보했고 준중형 세단 등에 적용되지 않는 2열 시트 풀 플랫 폴딩 기능을 갖췄다. /진상훈 기자

다만, 베리 뉴 티볼리에는 자동 차간거리 유지시스템(ACC)은 제외돼 주행 중 앞차와의 간격이 줄어들 경우 운전자가 제동장치를 밟아야 한다. ACC는 코나에도 탑재되지 않은 기능이다. 소형 SUV의 마진이 적은 점을 고려하면 베리 뉴 티볼리에서 ACC 기능이 빠진게 이해가 되지만, 코나나 셀토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과감히 부분자율주행 성능을 높이는 시도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베리 뉴 티볼리의 가격은 가솔린 모델이 1678만원에서 2355만원, 디젤 모델은 2055만원에서 2535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가솔린 모델이 1860만~2558만원, 디젤 모델이 2052만~2906만원에 판매되는 코나에 비해 여전히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셀토스는 가솔린 모델이 1930만~2480만원, 디젤 모델은 2120만~2670만원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셀토스가 오랜만에 등장한 신규 모델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특히 소형 SUV 시장이 가성비를 중시하는 2~30대 젊은 층의 구매 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소형 SUV 시장까지 제패하려는 현대·기아차의 신차 공세 속에서 엔진 교체와 파격적인 내부 디자인 변화에도 가격대를 가장 낮은 수준으로 맞춘 베리 뉴 티볼리의 승부수가 통할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된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2019.11.2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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