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경제성으로 무장한 쉐보레 말리부…“LPG車 게 섰거라”

[시승기] 경제성으로 무장한 쉐보레

말리부 1.35 E-터보 주행모습. /한국GM 제공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따라 누구나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되자 완성차업체들이 경쟁적으로 LPG 모델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쉐보레는 LPG 모델 없이 가솔린과 디젤 엔진만을 고집하고 있다.


LPG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일반 내연기관 모델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은 차치하고 가솔린과 디젤 차량이 기름값이 싼 LPG 차량과 경제성을 놓고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 14일 서울 남대문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 구간이 적절히 섞인 왕복 130㎞를 말리부 1.35 E-터보와 1.6 디젤 모델을 경제성에 초점을 두고 타봤다.


우선 말리부 1.35 E-터보를 타고 강변북로와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를 따라 파주로 향하는 코스를 달렸다. 도심을 빠져나오기까지 가다서다를 반복했지만 강변북로에 올라탄 이후로는 평일 오전이라 정체 없이 달렸다. 배기량이 적어 가속에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2.0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말리부의 1.35L 직분사 가솔린 E-Turbo 엔진은 배기량과 실린더 하나가 줄었지만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m의 파워를 발휘한다.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가속페달의 응답성은 빨랐다. 고속도로에서 치고 나가는 힘은 일품이었다.


한국GM 관계자는 "연료효율 향상과 배기가스 저감을 위해 엔진 배기량을 줄였지만, 터보차저 기술을 통해 출력과 토크 등 파워는 이전보다 높이는 세팅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962년에 이미 세계 최초의 터보 엔진 승용모델을 만든 GM의 앞선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시승기] 경제성으로 무장한 쉐보레

말리부 1.35 E-터보와 1.6 디젤 모델. /한국GM 제공

말리부 1.35 E-터보 모델에는 VT40 무단변속기가 맞물린다. 일반 스틸 벨트(Steel Belt) 타입이 아닌 동력 전달 효율이 탁월한 루크(Luk) 체인 벨트를 적용했다. 변속감은 자동변속기와 큰 차이가 없다. 쉐보레 측은 고부하 영역에서의 변속감 개선을 위한 변속 프로그램을 적용해 자동변속기의 변속 느낌을 그대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편도 65㎞를 달린 말리부 1.35 E-터보의 연비는 공인 고속연비인 16.2㎞/ℓ를 훌쩍 뛰어넘는 18.5㎞/ℓ를 기록했다. 정체 구간이 없었다면 가솔린 엔진임에도 연비 20.0㎞/ℓ가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차량을 바꿔 말리부 디젤에 올라탔다. 신형 모델에 새로 추가된 디젤 엔진은 유럽에서 개발한 1.6L CDTI 엔진이다. 이 엔진은 유럽에서 ‘위스퍼 디젤’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는데 독일 최고의 사운드 엔진니어링 기술을 적용해 디젤 엔진임에도 정숙성이 뛰어나다. 1.6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과 최대토크 32.6㎏·m 발휘한다.


말리부 디젤은 자잘한 진동을 잘 걸러내 승차감이 부드러우면서도, 급코너나 요철구간에서는 하체를 꽉 잡아주는 든든함까지 갖췄다. 특히 랙타입 전자식 스티어링휠(R-EPS)을 적용해 급코너에서도 이질감 없이 원하는 라인을 그리며 재미있게 운전할 수 있었다. 서울에 도착한 후 말리부 디젤 계기판에 찍힌 연비는 21.4㎞/ℓ였다.

[시승기] 경제성으로 무장한 쉐보레

말리부 1.35 E-터보 엔진룸(왼쪽)과 1.6 디젤 엔진룸. /한국GM 제공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 자료를 보면 지난 7일 기준 가솔린은 리터당 평균 1500.12원, 디젤은 1373.41원, LPG는 848.97원이다. 1년에 2만㎞를 탄다고 가정하면 2.0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연비 11.4㎞/ℓ의 모델의 연간 유류비는 약 263만원이다. 같은 배기량의 LPG 모델은 약 182만원으로 두 모델의 유류비 차이는 81만원 정도다. 하지만 쉐보레 말리부 E-터보의 유류비는 약 211만원, 1.6디젤 모델은 약 179만원으로 LPG 모델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자동차 세금까지 생각하면 말리부가 유리하다. 국내 자동차세는 엔진 배기량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말리부 E-터보의 자동차세는 24만4060원으로 약 52만원인 2L급 엔진을 탑재한 LPG 모델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GM 관계자는 "그동안 뛰어난 주행성능으로 잘 알려졌던 말리부가 이젠 LPG 못지않은 뛰어난 경제성까지 갖추게 됐다"며 "연비는 물론 세제 혜택과 제3종 저공해차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ch21@chosunbiz.com)

2019.05.25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조선미디어 그룹의 경제 전문 뉴스
채널명
조선비즈
소개글
조선미디어 그룹의 경제 전문 뉴스
    이런 분야는 어때요?
    ESTaid footer image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