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최대 3490㎏ 견인… 쉐보레 픽업트럭 ‘올 뉴 콜로라도’
거친 외관 뒤엔 의외의 부드러움이 있었다. 최대 3.5톤을 견인하는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도심 주행에선 어떤 느낌일까?
가격 7279만원부터
![]()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한국GM 제공 |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의 중형 픽업트럭 ‘올 뉴 콜로라도’를 시승했다. 투박하고 거친 이미지와 달리 예상보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감이 인상적이다. 거친 노면, 빗길 물웅덩이, 방지턱도 안정적으로 지나간다. 그러나 차체가 커 좁은 도로를 이용할 때는 불편했고, 도심에서 주차 자리를 찾는 것도 매번 신경 쓰였다.
콜로라도는 픽업트럭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미국에서 들여온 모델이다. 미국에선 중형 픽업트럭으로 분류되지만, 국내에선 큰 편이다. 차 길이(전장)는 5410㎜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기아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과 같다. 차량 높이(전고)는 1810㎜, 너비(전폭)는 1905㎜, 휠베이스(축거)는 3337㎜, 공차 중량은 2150㎏이다.
![]()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권유정 기자 |
거대한 체격에 어우러진 외관 실루엣과 디자인은 과감하고 거친 느낌이다. 전면부의 큼직한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은 발광다이오드(LED)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이어져 강렬한 인상을 준다. 보닛(후드), 범퍼부터 측면으로 이어지는 전반적인 라인이 두툼하고 굵직하다. 뚜껑이 없는 적재함보다 1·2열 좌석이 있는 차체 부분이 더 길다.
![]()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권유정 기자 |
차량은 발판을 딛고 올라타야 한다. 실내는 물리 버튼과 디지털 클러스터가 적당히 어우러져 있어 투박하면서도 직관적인 인상을 준다. 사이드미러 시야는 좁은 편이라 차주 중에는 이를 교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권유정 기자 |
주행 내내 차량은 전반적으로 매끄럽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차체가 높고 뒤쪽에 적재함이 붙어 있어 고속 주행 시 차량이 덜컹거리지 않을까 불안했지만, 예상보다 안정적이었다. 도심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할 때나 오르막 구간에선 엔진음이 있었지만 대체로 조용했다.
주행 질감은 거칠고 울퉁불퉁한 노면에서 돋보였다. 비 때문에 곳곳에 생긴 물웅덩이를 가뿐히 통과했고, 다른 차는 출렁이며 넘어가는 방지턱도 편안하게 지나갔다. 사륜구동 시스템에 좌우 휠(바퀴)의 트랙션(접지력) 차이가 심해질 경우 차동기어(Differential Gear·좌우의 회전을 다르게 해주는 장치)를 자동으로 잠그는 기능이 적용됐다는 게 GM의 설명이다.
![]()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권유정 기자 |
차량은 노면 상황에 따라 노멀, 오프로드, 험지, 견인·운반 등 4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픽업트럭답게 대형 카라반, 요트 등 무거운 짐을 견인해서 달리는 트레일러링에 특화된 기능도 다양하게 탑재됐다.
차량의 견인력은 최대 3492㎏이고, 고속 주행 시 도로 요철 등으로 트레일러가 물고기 꼬리처럼 흔들리는 이른바 스웨이 현상도 제한한다. 적재 용량은 최대 1186리터(L)이고 승객, 화물을 포함해 최대 약 721㎏까지 실을 수 있다.
![]()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권유정 기자 |
도심에선 커다란 차체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특히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차량 앞부분이 매번 주차 구획선을 넘어 튀어 나왔다. 도심 건물 주차장은 대체로 입·출구가 좁고 회전 반경이 작기 때문에 들어가고 나오는 것도 쉽지 않을 듯 하다.
레저용이 아닌 일상 주행용으로 타기에는 연비 역시 아쉬울 수 있다. 공식 복합 연비는 리터(L)당 8.1㎞(고속 9.1㎞, 도심 7.5㎞)다. 차량은 Z71 단일 트림으로 출시됐고, 가격은 7279만원부터 시작한다.
픽업트럭은 국내에서 승용차가 아닌 화물차로 분류돼 각종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자동차 가격의 5%(올해는 3.5%)인 개별소비세와 교육세(개소세의 30%)가 면제되고 취득세는 찻값의 5%로 승용차(7%)보다 낮다. 연간 납부하는 자동차세도 배기량에 관계없이 2만8500원 내면 된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