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OS 14’로 UX·SW 대변화… 한국어 통역하고 자동차도 '잠금해제'
애플 ‘WWDC(세계 개발자회의) 2020’ 온라인 개최
하드웨어 제품 공개는 없어… UX·SW 강화에 초점
2021년 ‘BMW 5’ 시리즈부터 아이폰 스마트키 기능 적용
한국어 지원하는 자동 통번역 앱 탑재
앱 쿠폰적립? 다운로드 없이 ‘앱 클립’으로 간편하게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WWDC 2020 온라인 행사 시작을 알리는 모습. /유튜브 캡처 |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탑재될 새로운 운영체제(OS) ‘iOS 14’를 22일(미국 현지 서부시각) 공개했다. 수년만의 새로운 iOS 버전은 홈 스크린 UX(사용자 경험)와 SW(소프트웨어) 기능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 50분 가량 애플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애플 ‘WWDC(세계 개발자회의) 2020’에서는 새로운 하드웨어 제품이 공개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발표를 미루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대신 iOS 14에 다양한 혁신적 기능을 탑재해 공개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차 잠금 해제’ 기능이다.
애플 관계자가 아이폰을 활용한 ‘자동차 잠금 해제’ 기능을 설명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
NFC(근거리무선통신)을 통해 아이폰이 자동차의 ‘스마트 키’ 역할을 하게된다. 다른 iOS 사용자와도 이를 공유할 수 있어 필요할 경우 다른 사용자가 자신의 차량을 시동 걸어 운전할 수 있다. 애플은 2021년형 ‘BMW 5’ 시리즈부터 이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애플은 iOS 14에 한국어가 지원되는 시리(Siri) 기반의 자동 번역 앱을 탑재한다. 인터넷 연결이 안되는 오지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게 애플의 설명이다.
애플에 따르면 이 앱은 사용자의 문장과 말을 번역을 원하는 언어로 변환 시킨다. 번역된 언어는 텍스트로 화면에 띄우거나 음성으로 나오게 설정할 있다. 또 누군가와 채팅을 시작하면 화면이 ‘가로모드’로 바뀌어 양 측이 번역된 텍스트를 쉽게 읽을 수 있다.
이 앱은 인간의 뇌 신경망을 모방한 인공지능(AI) 프로세서인 ‘뉴럴엔진’ 기술이 활용됐다. 네트워크가 연결안된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완벽히 작동된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iOS 14 자동번역 앱은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태리어, 일본어, 한국어, 아랍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가 지원될 예정이다. /유튜브 캡처 |
이 외에도 iOS14에는 사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편리 기능들이 업데이트 됐다.
우선 ‘위젯’을 메인 홈 스크린에 추가해 앱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위젯이란 사용자가 바탕화면 상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날씨, 달력, 계산기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만을 모아 놓은 미니 도구 모음이다.
사용자가 위젯을 쉽게 추가하고 설정할 수 있는 새로운 ‘위젯 갤러리’와 시간대별로 관련 앱을 자동으로 보여주는 ‘스마트 스택’ 위젯도 탑재됐다.
iOS14의 새로운 위젯 기능 UX. /유튜브 캡처 |
또 애플은 앱을 그룹과 목록으로 자동 구성하는 새로운 ‘앱 라이브러리’ 기능을 발표했다. 구글 안드로이드의 ‘앱 드로어’ 기능과 유사하다. 애플의 새로운 앱 라이브러리 뷰는 특정 종류의 앱들을 AI 기반 추천으로 묶어주는 스마트 그룹화 기능이 추가됐다. 덕분에 이제 애플 사용자들은 메인 홈 스크린에서 앱을 정리하거나 숨겨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애플은 사용자가 전체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 기반 앱의 ‘앱 클립’ 기능을 선보였다. NFC를 통해 주차 앱에 접속하거나 커피숍의 보상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고 ‘애플페이’와 연동된다.
iOS14 ‘앱 클립’ 기능. /유튜브 캡처 |
메시지 기능도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됐다. 중요한 연락처와 대화창을 Messages(메시지) 앱 상단에 고정해 좋아하는 친구나 그룹 채팅과 쉽게 대화할 수 있다. 사용자의 얼굴을 캐릭터로 형상화한 ‘미모지(Memoji)’의 헤어 스타일과 함께 마스크 등의 새로운 액세서리, 나이 옵션 등이 추가됐다.
한편 이날 애플은 맥, 아이패드, 애플워치를 위한 새로운 OS도 함께 공개했다. 맥OS ‘빅서’(Big Sur)는 디자인 측면에서 10여년만의 최대 규모 업데이트다. 사파리, 메시지 앱, 지도 앱 등 주요 기능이 개선됐다.
‘아이패드OS 14’는 애플펜슬로 텍스트 창에 글씨를 쓰면 자동으로 타이핑 된 텍스트로 변환되는 기능이 탑재됐다. ‘와치OS 7’은 수면 추적, 자동 손 씻기 감지 등 헬스케어 기능이 더욱 강화됐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