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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집 파는 홈쇼핑' 괜찮을까...소비자 피해 땐 '나몰라라'

by조선비즈

"지금 바로 모델하우스를 방문하세요. 방송 중 연락처 남기고 방문하면 신세계 상품권 5만원을 지급해 드립니다."


최근 홈앤쇼핑은 미사역더오페라2차, 용인서천 경희마크329 등 오피스텔과 레지던스(생활형숙박시설) 분양 방송을 했다. 약 400세대 안팎의 규모 주거시설로 방송 중 연락처를 남기고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면 신세계 상품권을 준다는 내용이다.


쇼핑호스트는 연락처를 남기면 추첨을 통해 골드바(10g)와 삼성의류건조기(9kg), 신세계 상품권 100만원을 준다며 시청자를 유혹했다. 이들 오피스텔의 분양가는 최소 1억5000만원에서 4억원을 호가한다. 준공은 2020년이다.


쇼호스트는 이들 주거시설 옆에 신설 역이 생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방송중 서천역과 미사역이 들어선 이미지 영상을 보여주며 지리적 장점을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신탁사가 자금을 관리해 안전하고, 시행사의 대납으로 중도금 대출이자 부담이 없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집 파는 홈쇼핑' 괜찮을까...소비

CJ오쇼핑의 오피스텔 분양방송/조선DB

홈쇼핑이 부동산 분양방송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홈쇼핑은 경기도 시흥 롯데캐슬 분양방송을, CJ오쇼핑은 인천 계양의 동부 센트레빌,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일산 위시티 블루밍 분양방송을 한 적이 있다.


방송을 타는 상품은 대부분 미분양된 곳이 많다. 채움아이앤씨가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공급한 ‘미사역 더 오페라 2차’ 오피스텔은 지난해 4월부터 청약을 시작했지만 9개월째 분양이 완료되지 않았다. 인터넷청약때 6건만 접수됐을 정도로 인기가 없었다.


동부건설이 공급한 인천 계양 센트레빌도 미분양이 났던 아파트다. 715세대의 이 아파트는 2013년 입주였는데, 2015년까지도 미분양이 해결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현행법상 방송을 통한 부동산 중개는 금지돼 있다. 아파트는 법률상 중개 자격이 있는 사람만 판매가 허용돼 홈쇼핑에선 소개 광고 형식만 택하고 있다.


이같은 홈쇼핑 분양방송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다. 일반 광고와 달리 TV홈쇼핑 방송은 오랜 시간 노출되고 장점 위주로만 소개되다보니 수요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행사가 부도나거나 미분양에 따라 일정이 지연될 위험도 크다.


예컨대 쇼호스트들은 방송 중 ‘초역세권’을 강조하며 시청자들을 유혹했는데, 실제 이들 옆에는 전철역이 없다. 미래에 생길 예정이라는 점을 가정한 것이다. 미사역은 지난해 개통 예정이었지만 아직도 개통되지 않았다. 서천역도 2026년 생길 것이란 예상이지만 아직 착공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규정 6조에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홈쇼핑이 이를 즉시 해결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홈쇼핑은 "우리는 소개만 진행하고 실제 책임은 시행위탁사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는 방심위 심의규정 6조를 위반한 것이다.


58조에서도 근거없는 투자수익을 보장하거나 투기를 조장하는 표현, 장기 저리융자 등 모호한 금융혜택 표현, 명문학군, 저렴한 분양가 등 소비자를 오인하는 표현을 쓰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홈쇼핑들은 이를 아랑곳 하지 않는다.


홈쇼핑이 이처럼 분양방송에 열을 올리는 것은 판매 수수료 계약이 아닌 편성 계약을 통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매출 정도에 상관없이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정액방송' 형태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홈쇼핑들은 최근 채널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송출수수료가 급등하자 마진 높이기에 열중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쇼핑호스트 언변과 전문가 말에 소비자들은 혹할 수 있다"며 "과거에도 홈쇼핑의 아파트·오피스텔 분양 방송을 본 후 계약한 이들이 상당한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고 했다.


유윤정 기자(yo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