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땅부자 누군가 봤더니...옷·구두 대박난 유통가 회장님

[비즈]by 조선비즈

서울 명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통한다. 외국인의 필수 관광지가 된 금싸라기 땅과 건물은 누가 소유하고 있을까. ‘쇼핑의 메카’라는 수식어 답게 유통기업 회장 또는 대표들이 명동 부동산 시장의 ‘큰 손’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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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 도매업으로 성공한 주 대표가 소유중인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대지와 건물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3.3㎡(1평)당 공시가격이 6억원을 웃도는 서울 중구 충무로1가(명동) 네이처리퍼블릭 자리였다. 이 곳은 지난 2004년부터 16년째 전국 최고 지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 부지 공시지가는 ㎡당 1억8300만원이다. 이 곳의 땅과 건물 소유자는 원단 도매회사를 운영하는 주영규 대표다. 그는 1999년 해당 땅과 건물을 경매에서 낙찰받아 20년째 보유 중이다.


글로벌 부동산 정보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명동의 ㎡당 평균 임대료는 약 89만3000원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연면적 550㎡(약 160평)을 사용하면서 50억원의 보증금에 월 임대료 2억6250만원(부가세 별도)을 내고 있다.


명동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전국 주요 상가 중 공실률이 가장 낮다. 작년말 기준 명동 주요 상점 공실률은 3.5%였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명동 방문 비중은 2018년 83.8%로 2016년(81.1%), 2017년(78.3%)보다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1인 평균 지출금액은 1500달러(170만원) 수준이다. 특히 중국 유커들 덕에 최근엔 명동과 충무로 일대 화장품 매장 부지가 땅값 상위 10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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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화 ‘금강제화’를 운영하는 김성환 ㈜금강 회장과 그의 아들 김정훈 부사장도 명동에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다. 김정훈 부사장은 애플 공식 리셀러인 ‘프리스비(Frisbee)’를 운영하는 갈라인터내셔널을 소유하고 있다.


명동 중심부에 위치한 프리스비 매장 건물주는 아버지 김성환 회장이다. 그는 1976년 이 건물을 매입했다. 프리스비는 연면적 860m²(260평)의 이 건물을 통째로 임대해 쓰고 있다. 아버지(김성환 회장)가 아들(김정훈)에게 매장을 내주고 수억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는 셈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해당 건물 기준시가는 약 1억1500만원 수준이다. 작년 8월 근처에 연면적 300m²의 건물이 약 200억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해당 건물 가격은 400억~500억원을 호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명동 프리스비 옆 건물인 금강제화 명동본점의 토지와 건물 역시 ㈜금강이 소유하고 있다. 명동에 위치한 신발 편집숍 레스모아 매장이 입점한 건물도 ㈜금강과 김성환 회장의 가족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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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난다 매각 후 명동 요지의 토지와 건물을 사들인 김소희 전 대표

여성 의류·뷰티 쇼핑몰 ‘스타일난다’를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로레알그룹에 6000억원 가까이에 매각한 김소희 전 대표도 명동 땅부자 반열에 올랐다.


2016년 11월 스타일난다 플래그십스토어가 있는 명동8길 37-4 토지와 건물, 바로 옆 토지와 건물(명동8길 37-1)도 보유하고 있다. 해당 부동산 시세만 수백억원이다.


토니모리 명동1호점이 위치한 충무로2가 66번지 일대는 서울양복점 대표인 한모씨가 보유중이다. 서울양복점은 한때 이 건물에 입점해 있다가 토니모리에 임대를 줬다.


에잇세컨즈가 입점한 명동 건물은 이동석 명동한일관 대표가 보유하고 있다. 한일관은 1967년 명동에 빌딩을 짓고 한일관 분점을 열었다. 그러나 70년대 등장한 가든형 대형식당에 밀려 침체기를 보였다. 명동 분점은 1997년 문을 닫았다. 그러나 빌딩은 이 대표가 계속 보유하고 있다.


아리따움·라네즈 등이 입점해 있는 명동2가 건물은 서경배 회장이 이끄는 아모레퍼시픽(090430)이 2006년 사들였다. 이곳은 전국에서 비싼 땅 10위안에 든다. 신발 편집숍 ABC마트가 입점해 있는 명동 건물도 일본 신발회사인 ABC마트가 소유 중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은 현금 장사라 사업만 잘 되면 큰 유동성 위기 없이 돈을 끌어모을 수 있다"며 "소비 트렌드가 빨리 변하기 때문에 업계 오너들이 미래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요지의 건물을 대거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유윤정 생활경제부장(you@chosunbiz.com)



2021.06.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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