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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시승기

모닝 어반,
편안하고 고급진 경차

by조선비즈

기아자동차(000270)가 5월 출시한 경차 ‘모닝 어반’은 2017년 첫 선을 보인 3세대 모닝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얼핏 보면 기존 3세대 모닝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 외관에서 헤드라이트, 범퍼, 후미등 등에서 좀 더 가로로 길쭉한 느낌이 들도록 바뀐 것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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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 어반’. /기아자동차

그런데 운전자 편의성은 꽤 좋아졌다. 클러스터(계기판)이 4.2인치 LCD(액정표시장치)로 바뀌었고, 8인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또 차로유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등 안전 기능이 경차에서는 처음으로 쓰였다. 또 운전석에 한 한 것이지만 통풍시트까지 설치할 수 있게 됐다. 편의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상품성 개선이 집중적으로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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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 어반’. /기아자동차

모닝 어반을 시승했다. 서울 영등포에서 서울 북악산 팔각정까지 스카이웨이를 따라 올라간 뒤, 경기도 양주시의 폐역(廢驛)인 일영역과 경기도 파주 파주출판단지를 거쳐 돌아오는 경로였다. 가파른 언덕길에서 등판 능력과 교외 지방도 등 차량 통행량이 상당한 곳에서의 편의성, 그리고 고속 주행성능까지 시험할 수 있는 코스다. 주행거리는 105.4km였다. 탑승 차량은 상위 트림인 시그너처(1480만원)으로 안전 관련 기능인 드라이브와이즈(40만원), 8인치 디스플레이 등을 탑재하는 멀티미디어패키지(80만원), LED 헤드램프 등을 장착하는 스타일(50만원) 등이 적용된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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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 어반’. /기아자동차

차량에 탑승했을 때 경차라고 했을 때 막연히 ‘경제성이 강조된 차량’이라고 여겼던 게 선입견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급 자재까지는 아니었지만 좌석과 운전대, 출입문 안쪽 일부에는 가죽이 쓰였고 노란색으로 실로 꿰멘(스티치) 무늬가 있었다. 팔걸이 대신 가죽이 입힌 암레스트가 쓰였다. 요즘 차량에 쓰이는 10인치 이상 대화면까지는 아니지만 경차 크기를 생각하면 충분한 8인치 내비게이션과 깔끔한 4.2인치 디지털 계기판, 그리고 간결하면서도 말씀한 센터페시아의 조작계와 송풍구도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이 차량이 가장 저렴한 모델이라는 게 생각나지 않은 구성이었다.


좌석에 앉았을 때도 신장 180cm의 성인 남성도 그리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다만 뒷좌석이 경우 레그룸 공간이 주먹 하나 정도라 중형 이상 차량에 비해서는 좀 부족했다. 그렇지만 경차라는 걸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머리 위 공간도 충분하지 않지만 좁아서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뒷좌석을 앞으로 젖히고 나면 골프백 등 길다란 짐도 여러 개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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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 어반’. /기아자동차

모닝은 배기량 998cc 3기통 엔진을 사용한다. 최대 출력은 76마력(ps), 최대 토크는 9.7kgf·m다. 같은 회사에서 나온 준중형 세단 K3가 배기량 1598cc 엔진에 최대 출력 123마력, 최대 토크 15.7kgf·m인 것과 비교하면 5분의 3이 살짝 넘는 수준의 엔진 힘을 갖고 있는 셈이다.


도로에서 주행했을 때 성능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시속 100km의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고, 코너링도 원활하게 할 수 있었다. 차량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다른 차를 수월하게 추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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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 어반’. /기아자동차

하지만 엔진 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급가속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평소처럼 맨 안쪽 추월차선을 타서 고속 주행을 하기에는 무리였다. 언덕도 무난하게 올라갈 수 있었지만, 액셀러레이터를 강하게 밟아야했다. 가속을 좀 빠르게 하려면 엔진 회전수가 3000RPM 이상 나와야했다. 예전 모델보다 좋아졌지만 서스펜션으로 충격을 흡수하는 성능이 뒤떨어지기 때문에, 과속방지턱에서 감속하지 않을 경우 다른 차보다 더 부딪히는 느낌이 들었다. 연비는 14.0km/L로 공인연비(14.7~15.7km/L)보다 낮았다. 북악산을 오르고, 급가속 상황을 여러 번 겪었기 때문이다.


체구가 작은 것은 혼잡한 도심에서 주행에 이점을 주었다. 양주시에서 마을 안을 들어가는 상황이 몇 차례 있었는 데, 여러 장애물이 있고 차량 1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좁은 도로였지만 무난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맨 바깥 차선을 주행할 때 주정차된 차량을 살짝 피해가는 것도 경차 운전의 묘미였다. 차량이 작고, 운전석에서 차량 주변 장애물 파악도 쉬워 주차도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무리한 고속 주행만 하지 않는다면 쾌적하게 탈 수 있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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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 어반’. /기아자동차

모닝에는 경차로는 처음으로 차선 유지를 보조해주고, 뒤나 옆에 차량이 접근할 때 경보를 해주는 안전 기능이 옵션으로 탑재됐다. 체가 작다 보니 다른 차보다 조심해서 운전해야하는 경차 운전자 입장에서 이러한 안전 옵션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용하게 느껴졌다. LED 램프의 경우 10m 이상 거리까지 비춰주기 떄문에 야간 주행에 용이하다. 회사에서 당직 근무를 하고 밤 늦게 퇴근하는 상황에서 헤드라이트를 켜고 운전했는 데, LED 램프의 강력한 성능에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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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 어반’. /기아자동차

무엇보다 경차 운전이 최대 묘미는 고속도로, 주차장 등에서 주어지는 할인 혜택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톨게이트에서 ‘500원인데 거스름돈 받아가셔야죠’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 맛에 경차를 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영주차장에 정오부터 밤 늦게까지 차량을 주차해두어도 주차비가 6300원 밖에 들지 않았다. 경차는 경차사랑카드를 발급받았을 때 유류세 할인으로 주유비도 적게 들고, 보험료도 할인 혜택을 받는다. 가격은 1180만~1545만원. 2019년형까지 있었던 수동변속기 모델이 사라지면서 1000만원 미만 트림이 없어졌다.


세종=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