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디자인은 외계인이 아닌 한국인 디자이너 ‘정우성’의 손에서 나오고 있다

[자동차]by 카매거진

“외계인을 납치해 개발한 것이 분명한 차”

포르쉐에 대한 평가를 할 때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이야기다. 언제나 기대를 넘어서는 성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르쉐를 포르쉐로 볼 수 있는 것은 성능 만이 아니다. 오히려 성능은 언제나 발전을 거듭해왔다. 반면 변하지 않는 가치를 꾸준히 지켜온 영역도 있다. 바로 포르쉐의 디자인이다.


무엇이 포르쉐를 포르쉐로 보이게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은 여기서 시작한다. 세대가 변화하며 차도 커지고, 디자인도 더욱 세련되어졌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자동차를 좋아하는 마니아의 시선이다. 차에 깊은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 이 차를 보여주면 ‘조금 변화한거 같긴 한데 뭐가 다른건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세대를 거듭하면서도 변함 없는 이미지. 이것이 바로 포르쉐를 포르쉐로 보이게 만드는 요소인 셈이다. 그리고 이런 디자인을 만들어 가는 중심에 정우성 시니어 익스테리어 디자이너가 있다.


정우성 디자이너는 홍익대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하고 독일 포르츠하임 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석사과정을 하면서부터 포르쉐 디자인 센터에서 익스테리어 디자인 인턴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2012년 카이엔을 시작으로 992 카레라, 타이칸, 919 스트리트, 미션 E 크로스투리스모 등 포르쉐의 굵직한 모델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는 포르쉐를 디자인하는데 있어 필요한 것으로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의 정체성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모델을 보더라도 ‘포르쉐’임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브랜드 정체성이라면, 각 모델이 갖고 있는 세부적인 모습을 통해 어떤 모델인지 알 수 있는 것이 제품의 정체성이라는 것. 대표적인 요소로 헤드램프를 꼽았다. 모두가 개구리를 연상시키는 똘망똘망한 램프를 갖고 있지만 뚜렷히 다른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모델이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포르쉐 시니어 익스테리어 디자이너 정우성은 “포르쉐를 정의하는 것은 어떤 모델을 어떤 환경에서 봐도 포르쉐임을 알 수 있게 하는 DNA”라며 “운전자 중심의 레이아웃과 폭을 강조한 디자인, 낮은 시트포지션은 어떤 모델을 타도 동일하게 느낄 수 있는 포르쉐의 뿌리”라고 밝혔다. 

전동화 모델이 늘어나는 환경에서 포르쉐와 같은 낮은 차의 디자인에 한계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포르쉐 답게 만들면 된다는 답을 하며 타이칸을 예시로 제시했다. 순수전기차임에도 다른 포르쉐와 다를 바 없이 낮으면서도 공격적인 디자인을 갖췄다는 것. 포르쉐의 DNA를 유지하면서도 그 차의 개성과 캐릭터에 맞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쿠페형 SUV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원래 그런 디자인을 많이 하던 브랜드이기 때문에 오히려 어려울 것이 없었다”는 답을 했다. 카이엔과 파나메라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모델을 선보였지만 브랜드의 정체성은 늘 스포츠카였기 때문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포르쉐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많은 토론의 경험을 쌓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남겼다. 본인의 경험을 녹인 세심한 한마디다. 회사와 팀, 다른 디자이너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디자인도 빛을 발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 우수한 역량을 지닌 한국인 디자이너가 많기 때문에 그들의 역량을 설득할 수 있는 연습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포르쉐 코리아 홀가 게어만 사장은 “이번 포르쉐 디자인 마스터 클래스는 포르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75주년 기념 모델 비전 357을 소개한 서울모빌리티쇼의 연장선”이라며 “지난 기간 어떻게 포르쉐다움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최정필 기자

2023.04.1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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