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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골목이 더 아름다운 그곳

마산 창동예술촌

by채이

어쩐지 '마산'이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1950~1980년대의 근대 중소도시에서 멈춰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음에도 그런 이미지가 연상되는 것은, 아마 그 시기가 마산의 문화예술이 가장 꽃피었던 시기이기 때문일테다. 당시 마산은 전국 7대 도시로 손꼽힐 정도로 화려했다. 마산에서 태어난 천상병 시인, 파리에서 활동한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 마산중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김춘수 시인 등 알 만한 예술가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마산은 경남의 명동이자 홍대였고, 예술인들의 고향이었다.   

마산 창동예술촌
마산 창동예술촌

옛 시민극장 일대의 창동은 당시 마산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었다. 오가는 이들로 가게는 항상 북적였고, 상가의 불은 밤늦도록 꺼지지 않았다. 하지만 1990년 무렵, 한일합섬과 한국철강이 사라지며 마산의 화려한 시절은 막을 내린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상가의 불빛은 하나 둘 사라졌다. 어둠이 내린 창동은 과거의 영광만을 남긴채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버린 것이다. 
 

창동예술촌에 다시 불이 밝혀진 것은 마산시가 통합창원시로 재편되면서다. 통합 창원시의 마산원도심권(오동동,창동,어시장권 재생사업이 시작되면서 창동은 도심밀착형 예술단지로 다시 태어났다. 예술단지의 이름은 '창동예술촌'으로 결정됐다.  창동 학문당 뒤 골목과 길 건너편 시민극장 주변 골목의 빈 점포를 실력있는 문화예술인들에게 무상으로 임대해주었다. 또 구획을 나누어 각각 테마를 부여하고, 공공 미술 작품의 설치와 더불어 야외 전시공간, 쉼터, 조명 시설을 갖췄다. 
 

'예술촌'이라는 이름과 달리 실제로 찾아간 창동예술촌은 조금 허름한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도시 재생 사업이 그렇듯 기존의 건물과 골목을 해치지 않고 재정비하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깔끔하고 세련된 멋은 없지만 좁고 오래된 골목에서 느껴진느 독특한 정취가 그럴싸하다. 골목 곳곳에는 예술작품들이 설치되어있다. 무심코 지나쳐버릴 정도로 눈에 띄지 않는 작품도 있는데, 숨어있는 작품을 발견하는 것은 오로지 여행자의 몫이다. 보물찾기를 하는 마음으로 곳곳에 숨은 작품과 이야기를 찾아보자. 

마산 창동예술촌
마산 창동예술촌
마산 창동예술촌

문신예술골목

창동예술촌은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져 있다. '마산 예술 흔적 골목', '에꼴 드 창동', '문신 예술 골목'이 그것이다.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창동아트센터와 아고라광장이 있는 문신 예술 골목이다.  세계적인 조각가인 문신은 마산의 자랑이다. 또 그는 창동예술촌의 총 기획자인 문장철씨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의 아들은 이곳 창동예술촌에 문신을 기리고 그의 예술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골목을 만들었다. 또 '문신예술관'을 지어 작품과 유품을 한 데 모아두었으며, 골목 곳곳에 문신의 작품을 아로새겨놓았다. 문신을 모르고 마산에 온 사람이라도 떠날때까지 문신을 모르고 돌아갈 수는 없을테다. 문신 예술 골목에는 문신의 작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100여 대의 카메라가 전시된 '마산 르네상스 포토 갤러리', 파리 유명 아카데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그랑 쇼미에르', 마산의 영화 영상아트 체험관 '마산공락관' 등 크고 작은 갤러리에 다양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둘러보는 것 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날 정도로 흥미로운 전시가 많으니 시간을 천천히 두고 한번쯤 둘러보자. 

마산 창동예술촌
마산 창동예술촌
마산 창동예술촌

마산예술흔적골목

3·15대로에서 창동거리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약 100m에 걸쳐 이어지는 거리가 마산예술흔적골목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골목은 마산이 가장 번화했던 시기인 1950년~1980년 대를 재조명하고 있다. 옛 창동의 모습을 재현한 거리에는 마산 예술계의 온정과 어시장의 푸근함에 반해 이곳에 터를 잡은 현재호 화백의 그림을 비롯해 마산을 주 무대로 활동했던 예술가들의 작품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창동예술촌의 중심인 '창동 예술촌 아트센터', 추억의 희귀 만화와 LP판을 판매하는 '얄개 만화방', 인터넷 방송국 '창동 방송국' 등도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길이 끝나는 지점의 테마 선술집 고모령도 유심히 살펴보자. '고모령'은 본래 1970년대 마산의 예술인들이 아지트 삼았던 주점의 이름이다. 지금의 고모령은 그 때와 위치도 달라지고 주인 또한 바뀐 것이다. 하지만 마산의 문화예술인들이 한데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운다는 점에서는 추억의 고모령과 큰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셈이다.  

마산 창동예술촌
마산 창동예술촌
마산 창동예술촌

에꼴 드 창동

고모령부터 불종거리까지 이어지는 에꼴 드 창동은 그야말로 '골목'이다. 좁고 복잡한 골목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모습이 꼭 거미줄이 따로 없다. 에꼴 드 창동에는 크고 작은 공방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대부분의 공방에서는 방문객을 위한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데, 그 인기가 꽤 좋다. 당일 체험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갖춰진 재료나 체험 가능 시간대 등 변수가 많으므로 될 수 있으면 사전에 체험예약 하는 편이 낫다. 일요일은 공방 대부분이 문을 닫는다. 가장 인기 있는 체험프로그램은 Mool Glass(070-4642-6279)의 유리공예, 오월이네(010-6219-1594)의 냅킨아트 체험이다.  

마산 창동예술촌
마산 창동예술촌

주말에 더 즐거운 창동예술촌

주말이 되면 창동예술촌은 더욱 시끌벅적하다.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토요일이면 갖가지 체험프로그램과 이벤트가 열린다. 봄·가을 시즌의 <프리마켓>은 가장 인기 있는 행사다. 창동예술촌의 예술인들이 직접 만든 공예품이나 예술품을 살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공예 시연도 펼쳐진다. 천연 염색, 한지, 섬유, 리본 공예 등의 체험프로그램도 다수 진행된다.
 

일요일도 만만치 않다. 매 주 일요일에는 창동예술촌 아트센터 앞 광장에서 '일요아트락'이 열린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약 2시간에 걸쳐 버스킹, 밴드, 연극과 같은 미니 콘서트와 체험 부스가 운영되는데, 규모가 크지 않아 굳이 찾아갈 필요는 없지만 시간이 맞는다면 한 번쯤 참여할 만하다.  

마산 창동예술촌

창동예술촌 골목투어

창동예술촌은 생각보다 많이 넓다. 게다가 골목골목 거미줄처럼 얽혀있기 때문에 길을 잃기도 쉽다. 때문에 창동예술촌 종합안내소에서는 골목투어를 마련하고 있다. 일정이 빠듯하지 않다면 골목투어에 참여해보자. 예술촌 곳곳의 변천사와 흥미진진한 사연을 듣다보면 예술촌 골목이 새삼 특별하게 느껴질테다. 골목투어는 매 시간 정각에 진행되며, 투어료는 무료다. 

마산 창동예술촌

Information

주소: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서북10길 62

홈페이지: http://www.changdongart.com(체험프로그램 안내 및 예약)

주차: 창동 젊음의 거리 맞은편 창동공영주차장(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