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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애가 느껴지는 벽화마을

by채이

청춘의 낭만을 싣고 달리던 경춘선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수도권전철이 대신한지도 벌써 수 년이 지났다. 느릿한 걸음으로 춘천을 오가던 열차는 사라졌지만 다행히 춘천의 낭만만큼은 그대로인 듯 싶다. 여전히 젊은 청춘들은 부푼 마음을 안고 춘천에 간다. 채 익지않아 풋풋하고 여린 청춘을 닮은 춘천은 그래서 봄이다.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따스한 햇살과 간지러운 바람이 함께했던 기분 좋은 봄날 춘천에 갔다. 친구가 춘천 중앙시장에 연 생활한복체험공방 구경도 하고 근처의 벽화마을도 구경할 겸. 중앙시장에서 걸어서 15분, 춘천마임축제가 열리는 축제극장 몸짓 뒷편 효자동의 '효자마을 낭만골목'은 규모는 작지만 독특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로 꾸며진 벽화마을이다. 마을에는 '효자마을'을 탄생시킨 효자 반희언의 이야기를 토대로 '효(孝)'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전국에 비슷비슷한 벽화마을이 우후죽순 생기다보니 이제 벽화마을은 조금 식상한 볼거리로 취급된다. 마을의 이야기를 담지 않고 어디선가 본 듯한 그림을 그려놓기만 한 벽화마을은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다. 그래서 마을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잘 녹여낸 효자마을 낭만골목의 벽화는 더욱 반갑다.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효자마을의 이야기는 입구에 세워진 커다란 효자문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효자문은 조선 중기 이곳에 살았던 효자 반희언과 관련되어 있다.


반희언은 중병에 걸린 노모를 지극 정성으로 돌볼만큼 효심이 깊었다. 매일 심해지는 어머니의 병환 때문에 한숨과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는 어느날 꿈에서 산신령을 만나게 된다. 산신령은 "대룡산에있는 시체 3구 중, 가운데 시체의 목을 잘라와 고아서 어머니께 드리면 병이 씻은듯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반희언은 대룡산으로 가 산신령의 말대로 시체의 머리를 가져와 푹 고아내기 시작했다. 아침이 되어 어머니께 달인 물을 드렸더니 어머니의 병이 깨끗이 나았다. 약효가 하도 신기해서 솥뚜껑을 열어보니 간밤에 베어온 머리는 온데간데 없고 커다란 산삼이 솥 안에 들어있었다. 알고보니 그의 효심에 감동한 산신령이 산삼을 내려준 것.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같은해 겨울, 갑자기 딸기가 먹고싶다는 어머니의 말에 반희언은 온 산을 뒤져 딸기를 찾았다. 어머니께 딸기를 드릴 생각으로 바쁘게 집으로 돌아가던 중 그는 갑자기 몰아친 눈보라에 길을 잃게 되고 설상가상 호랑이를 마주치게 된다. 반희언을 잡아먹을 줄 알았던 호랑이는 그를 해치는 대신 등에 태워 어머니가 계신 집까지 데려다주고 사라졌다고 한다. 이런 반희언의 지극한 효심은 마침내 궁궐의 임금님의에게까지 알려졌고, 조선 선조 41년, 반희언의 효행을 칭송하는 효자 정려와 효자문이 내려졌다고.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효자가 난 마을답게 효자마을 낭만골목에는 효(孝)를 주제로 한 벽화가 곳곳에 그려져 있다. 벽화를 따라 걷다보면 효자상이 나타난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곳에 세워진 효자상은 효자 반희언의 이야기를 형상화한 조형물로, 반희언이 산삼을 손에 들고 있는 어머니를 업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효자마을 낭만골목에 효를 주제로 한 벽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알록달록한 색채로 꾸며져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과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그려진 벽화도 있다. 사방치기나 땅따먹기를 할 수 있도록 바닥에 그림이 그려져 있기도 하다.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벽화 구경을 마치고 골목을 내려오다가 청개구리 벽화를 발견했다. '개굴개굴'우는 엄마의 마음도 모르고 '굴개굴개' 철없이 우는 청개구리의 모습이 꼭 나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 결혼을 하고 나니 부모님 생각만 하면 그렇게 가슴이 시리다. 예전같지 않게 많이 힘들어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에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젋고 태산같았던 부모님'이 참 그리워진다. 잘해야지 하면서도 참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나이가 서른이 넘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며 어른이 된 척 해도 부모님 앞에서는 언제나 철없는 애일 뿐이다. 얼마 뒤면 어버이날이다. 괜한 쑥스러움은 잠시 접어두고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해드려야겠다.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춘천 효자마을 낭만골목, 따뜻한 가족

여행정보

효자마을 낭만골목: 강원 춘천시 효자1동 일대, 효자 1동 주민센터 뒤


찾아가는 길

- 자가운전: 서울춘천고속도로-춘천IC-공지로 국립춘천박물관 방면 우측 도로-효자사거리-효명1길 좌회전

- 대중교통: 용산·청량리역에서 ITX청춘 운행(30분~1시간 간격), 7호선 상봉역에서 수도권전철 경춘선 탑승 후 춘천역 또는 남춘천역 하차


효자마을 낭만골목은 벽화를 둘러보고 추억의 놀이를 즐기며 천천히 둘러보더라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만큼 규모가 작은 편이다. 벽화만 둘러보기에 아쉽다면 인근의 △춘천 중앙시장(낭만시장)을 함께 둘러보거나 △명동닭갈비골목에서 닭갈비를 맛볼 것.


# 위의 정보는 2016년 4월 기준으로, 실제 여행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