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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는 묘한 매력의 어촌마을

by채이

통통거리는 낡은 배를 타고 바다를 가로질러 핑크 돌고래를 만나러 가는 모습이나, 낡고 부실해보이는 다리로 아슬아슬 위태위태하게 서 있는 수상가옥에 앉아 그리 맑아보이지 않는 물가를 내다보며 더치커피를 마시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묘하게 언밸런스 하다. 빠른 걸음으로 둘러보기만 한다면 1시간이나 채 걸릴까? 작아도 이렇게 작을 수 없는 마을이 전설의 액션스타 이소룡의 고향이라는 것도 어쩐지 믿기 어렵다.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마을에서 도저히 할 일이 없어서 무술만 연마했을지도 몰라"

 

시골마을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인내심이 필요하다. 평범함과 심심함 속에서 불시에 가슴을 탁 치고 가는 희열을 느끼려면 감내해야 할 것이 많다. 샅샅이 들여다보지 않은 타이오 마을은 노잼 그 자체다. 가느다란 기둥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수상가옥은 TV 여행 프로그램에서 언젠가 봤던 모습이고, 녹조가 낀 듯 푸르딩딩한 물은 손끝 하나라도 닿기 싫을 정도로 지저분하다. 마을을 휘감은 건어물의 찌린내와 습한 공기는 쉬이 유쾌함을 느낄 수 없게 한다.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호객꾼에게 홀려 통통배에 올라타면 물길을 따라 마을을 한 바퀴 돌고 저 바다로 돌고래를 만나러 갈 수 있다. 그냥 돌고래도 아니라 핑크색 돌고래다. 타이오 앞 바다에서 볼 수 있는 핑크 돌고래는 회색에 핑크가 섞인 색을 띄는 것부터 온 몸이 장밋빛으로 물든 녀석까지 다양하다. 자연 속 개체를 '발견'하는 것이기에 돌고래를 보는 것은 오로지 그날의 '운빨'에 따라 결정된다. 운을 시험해보기에 3천 5백원 남짓한 돈은 나쁘지 않은 금액이다.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진짜 복어라면 누가 믿을까?

타이오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코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면 타이오마을의 입구이자 중심인 건어물 마켓에 도착한다. 짭짤한 건어물 냄새가 코를 찌르면 잠깐 움찔하다가 이내 군침이 돌아 침이 꿀꺽 넘어간다. 먹음직스러운 건어물이 탐나지만 제 아무리 맛있는 건어물도 한국으로 가지고 들어올 수는 없기에 보기에도 튼실해보이는 것들 모두가 그림의 떡이다.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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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서는 거창한 한 끼의 정찬보다는 한 손에 가볍게 들고 먹기 좋은 간식이 더 어울리는 법이다. 선글라스를 끼고 뜨거운 불 앞에서 홍콩식 계란빵을 구워내는 곳이며 호두 알갱이만한 반죽을 주먹보다 더 큰 빵으로 튀겨내는 곳 등 간식 골목을 지키는 가게들은 모두 홍콩 현지 매체에 여러번 소개될 정도로 이름난 곳이다. 사실 '이런 시골에서 특이한 거 팔면 원래 다 TV, 잡지 나오고 그러는 거'라지만 맛이 생각보다 괜찮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간식은 타이오베이리에서 갓 튀겨낸 빵.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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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본 것 같던 타이오마을의 수상가옥은 가정집이면서 레스토랑이고, 게스트하우스면서 카페다. 골목 안 가게 입구만 봐서는 이렇게 멋진 테라스 자리가 있는지 알기 힘들다. 좁고 허름한 가게 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서야 시원한 테라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매력적인 모습을 꽁꽁 숨겨둔 모습이 참 타이오 마을 답다.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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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깐의 여유를 즐긴 카페도 그랬다. 카페 입구에 서서 안쪽을 힐끗힐끗 거리다가 카페 안쪽에 열린 쪽문 틈으로 테라스에 놓인 테이블을 보고서야 알아챘다. 허름한 수상가옥을 마주하고 앉아 비릿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진한 커피를 홀짝거리는 게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심지어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는 카페에서 오랜 시간 내려서 차갑게 보관해둔 더치커피였고 곁들여 나온 오렌지 말랭이도 홈메이드였다.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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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한 도시 라이프가 지겹다면, 기껏 찾아온 홍콩의 도심이 기대만큼 나와 맞지 않다면 홍콩의 마지막 수상마을 타이오에서 소소한 시간을 보내보자. 혹시 아나? 의외로 취향저격일지도.

홍콩 타이오 마을, 핑크 돌고래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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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Kong Tai-O village 大澳

  1. 찾아가는 길: 옹핑빌리지에서 21번을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약 20분 소요
    1. 21번: Ngong Ping ↔ Tai O
    2. 11번: Tung Chung Town Centre ↔ Tai O
    3. 1번 Mui Wo ↔ Tai O
  2. 버스 배차 시간 및 노선 조회: http://www.newlantaobus.com/
  3. 페리 정보 확인: http://www.fortuneferry.com.hk/
  4. 타이오 마을 정보: http://www.tai-o.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