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여행 ] 채지형의 여행살롱 16화

호모 노마드의 행복 방정식

by채지형

호모 노마드의 행복 방정식

결과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도 아름답다. 유리창에서 본 세렝게티 초원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떠나는 사람과 머무는 사람. 머무는 이들은 떠나는 이들에게 묻죠. 가만히 있어도 피곤한데 굳이 힘들게 떠나느냐고요. 여행하며 삶의 의미를 찾는 호모 노마드들은 대답합니다. 어차피 힘들다면 머무는 것보다 떠나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느냐고요.


호모 노마드들은 ‘왜 떠나느냐’는 질문은 던지지 않습니다. 길 위에 수많은 고민의 답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떠나는 것만으로도 일상에서 지나쳐버린 비밀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은 최고의 위로

호모 노마드의 행복 방정식

여행은 퍽퍽한 삶에 시원한 바람 한 줄기를 건네준다. 티벳의 룽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옵니다. 너도나도 여행을 준비하는 시즌이죠. 태국의 한적한 섬에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낼까, 웅장한 캄보디아의 세계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를 돌아볼까, 가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는 향긋한 바람에 날려버리고 어제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생경한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 상상만으로도 짜릿합니다. 여행은 단순한 탈출구를 넘어서 강력한 치료제 역할도 합니다. 상처받은 마음에 반창고를 대기 위해, 아픔을 잊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는 배낭을 챙깁니다.


어떤 이들은 여행이 진통제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고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 말도 맞습니다. 그러나 여행은 진통제 중에서도 질 좋은 진통제입니다. 여행이라는 진통제는 시간이 지나면 영양제로 변하거든요. 힘겨움과 슬픔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준 한줌의 바람과 숲 내음은 마음 깊은 곳에 스며들어 면역력을 길러줍니다. 다른 일로 생채기가 생겨도 그다지 당황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어떻게 해야 내가 나를 치유할 수 있는 지 해결책을 알게 되니까요.

여행이 가르쳐준 것들

한때 스트레스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지경에 이른 적이 있었습니다. 막연한 성공에 대한 압박감,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 그리고 남들과 비슷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스트레스의 범인이었죠. 저에게는 그런 불안감에서 해방시켜 준 것이 여행이었습니다.

호모 노마드의 행복 방정식

여행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해준다

호모 노마드의 행복 방정식

수많은 글자만큼이나 다양한 삶이 있다

여행하면서 만난 수많은 삶의 방식과 모습에서 삶의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 수백 개, 수천 개, 수만 개라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정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쓰는 것이 답이라는 것도 말이죠. 그러니 내 답은 내가 가장 충실히 재미있게 써 나가야한다는 것도 길이 가르쳐주었습니다.


여행이 알려준 또 다른 미덕 중 하나는 무조건 부딪혀 보라는 것이었어요. 뭐든 해보고 뭐든 느껴보라는 것 말이죠. 산도 잘 못 타는 주제에 킬리만자로에 올라 고산병으로 고생도 해보고, 몸치임에도 살사를 배우겠다고 한 달 동안 과테말라에서 개인교습을 받기도 했습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고 끊임없이 의심하다가도, 일단 시작하고 나면 그런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죠. 해보고 싶었던 일이니까요. 사람들이 후회하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해보지 않은 일들 때문이 대부분이라고들 하죠. 해보고서 후회한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뭔가 끊임없이 도전하는 데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깔려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 하더라도 그 도전이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여행을 하다보면 종종 크고 작은 어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버스를 잘못 타서 생면부지의 장소에 내리기도 하고 기차표를 사기당하기도 하죠. 운이 나쁘면 소매치기를 만나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아름다운 여행보다 힘들고 괴로웠던 기억이 더 오래 남습니다. 이야기꺼리도 많아지고요. 그런 과정들 덕분에 거친 시간들을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의미 없는 일이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호모 노마드의 행복 방정식

힘들고 거친길이 더 기억에 남는다. 하와이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여행자들

나를 ‘나’로 만들어 주는 여행

여행을 하면서 찾게 되는 가장 큰 보물 중 하나는 제가 모르는 제 모습을 볼 때였습니다. 새로운 환경을 만났을 때 변하는 제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죠. 때로는 창피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매일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상에서는 만나기 힘든 일이죠.


가끔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이들을 만나면, 일단 여행을 떠나보라고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 그리고 지금과 다른 환경과 마주하다보면, 나의 예민한 촉수가 어디에서 반응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 지 감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호모 노마드의 행복 방정식

여행을 하면 많은 이들을 만나고 그들과 미소를 나누게 된다

호모 노마드의 행복 방정식

사람 사는 모습을 보러 떠나는 것이 진정한 여행

호모 노마드의 행복 방정식

여행을 하다보면 닮고 싶은 인생 선배를 자주 만나게 된다

여행은 자신의 세상을 더욱 넓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수많은 직업을 마주하게 하고 여러 분야의 프로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죠. 그때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천직에 대해, 운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합니다.


이렇게 여행은 세상과 만나는 접촉면을 넓혀줌으로써 인간으로써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생각거리를 안겨주곤 하죠. 여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이 셉니다. 그것이 호모 노마드들이 오늘도 배낭을 챙기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호모 노마드의 행복 방정식

오카방고델타의 아름다운 일몰. 기대하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도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