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처럼, 물결처럼, 2025 여름 무더위를 리프레시 시킬 여름 향수

여름 향수 7선, 자연과 경계를 허무는 향기로 올여름을 리프레시하세요. 바다·숲·과수원 등 각기 다른 무드를 담았습니다.

여름이 되면, 일상의 데일리 룩 레이어링이 한층 가벼워진다.


얇고 몸에 달라붙지 않는 에어리 소재, 햇살 아래 시원하게 빛나는 컬러, 하늘거리는 실루엣 등, 여름의 드레스 업은 계절의 리듬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주된다. 


그리고 이 변화에 맞춰 반드시 바꿔야 할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스타일’이 있다. 바로 향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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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일부인 향수. 가벼워진 여름 드레스 업에 따라 향수도 바뀌어야 한다. 상쾌한 바다 바람을 느낄 수 있는 비디케이 '셀 다르장 오 드 퍼퓸'.

뜨거운 계절에 무겁고 진한 향은 마치 한여름에 겨울 코트를 입고 외출하는 것과 다름없다. 땀이 많아지는 날엔 과도한 머스크 향이나 지나치게 스파이시한 잔향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매년 반복되던 공식을 떠올리게 된다. 여름 향수는 상큼한 시트러스! 하지만, 2025년의 향기는 그 공식을 우아하게 무너뜨린다.


과거 여름 향수의 미덕은 ‘가벼움’과 ‘산뜻함’이었다. 레몬, 베르가못, 오렌지 등 시트러스 계열과 풀잎, 바다를 연상시키는 아쿠아 마린 계열이 주를 이뤘다. 휘발성이 강한 탑노트 덕분에 상큼하고 깨끗한 향이 금방 날아가는 것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여름 향수 트렌드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다.


이제 여름 향수는 가볍기만 한 것을 넘어선다. 잔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며, 깨끗하면서도 오래 지속되는 향,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표현하는 개성 있는 향이 중요해 졌다. 또한 땀이 많이 나는 부위보다는 허벅지나 정강이 등 땀이 적게 나는 부위에 뿌리는 등의 센스 있는 활용법도 기본이 되었다.


이번 여름 시즌의 향기는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신선하다. 과일과 꽃, 대지와 바다, 새벽 공기와 황혼의 햇살이 어우러진 듯한 향들이 감각의 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다. 향수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패션이다. 여름의 뜨겁고 습한 공기 속에서 프레시한 존재감으로 빛나고 기억되기 위한, 향기의 드레싱 가이드를 펼쳐본다.

자연의 재발견, 그리고 경계를 허무는 향

2025년 여름 향수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는 ‘자연’과 ‘경계 허물기’이라 할 수 있다. 깨끗하고 정제된 자연의 향 그 이상, 컬러풀하고 유쾌하며 친숙한 자연의 에너지를 담은 향이 주목받고 있다. 워터리 그린, 쥬시 프루티, 바닐라 감귤류 등이 조합되어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 향의 트렌드는 여름 향수에서도 두드러진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시트러스, 아로마틱 계열의 향들이 꾸준히 사랑받으며, 자신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니치 향수에 대한 선호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속가능성, 리필 가능한 제품 등 친환경적인 요소까지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향수 선택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코르시카 바다의 청량한 속삭임, 비디케이 ‘셀 다르장 오 드 퍼퓸’

해변에서 하루를 보내고 난 후, 햇빛에 데인 피부에서 풍겨올 듯한 관능. 비디케이(BDK)의 ‘셀 다르장’은 프랑스 코르시카의 바닷바람을 담아냈다. 자몽과 베르가못으로 시작되는 청량한 시트러스는, 오렌지 블라썸과 일랑일랑의 꽃향기를 지나 화이트 머스크와 앰브록스의 부드러운 잔향으로 이어진다.


지보단(Givaudan) 출신의 조향사 다비드 베네덱이 직접 손길을 더한 이 향수는, 한 권의 소설처럼 구성되어 있다. 바다의 시원함에서 시작해, 저녁 노을이 물든 해안가의 고요함으로 스며드는 감각. 마치 코르시카 해변 위, 반쯤 젖은 수건과 함께 드러누운 여름 오후의 기억처럼, 잊히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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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시카 해변에서 부는 청량한 바닷바람을 담은 향, 비디케이(BDK) ‘셀 다르장 오 드 퍼퓸’.

자연 과학자의 탐험기에서 태어난 향, 푸에기아 1833 ‘험볼트 오 드 퍼퓸’

모험과 지식의 경계에서 살아갔던 자연 과학자 험볼트의 여정을 향기로 풀어낸 푸에기아 1833의 신작, ‘험볼트 오 드 퍼퓸’은 그의 아메리카 대륙 여행에서 영감 받은 시트러스-프루티 계열의 이국적인 향취로 가득하다. 


패션프루츠와 과일시장의 신선한 공기가 어우러지며, 야생성과 지성의 향이 함께 녹아 든다. 도시의 중심에서 스프레이 한 번으로 대서양 건너의 밀림으로 순간 이동하는 듯하다. 지적이고 자유로운 여름을 원하는 이들에게 바치는 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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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연 과학자 험볼트가 아메리카 대륙을 여행하며 영감 받은 이국적인 과일의 향, 푸에기아 1833 ‘험볼트 오 드 퍼퓸’.

에르메스가 그려낸 영원의 여름,에르메스 ‘운 자르뎅 아 시테르’

일년 내내 태양이 내리쬐고, 피스타치오와 올리브 나무의 향이 온화한 바람을 타고 코끝을 간질이는 섬. 에르메스 퍼퓸 아티스틱 디렉터 크리스틴 나이젤은 어린 시절 머물렀던 시테르 섬에서의 기억을 오롯이 향으로 담아냈다. 바로 ‘운 자르뎅 아 시테르(Un Jardin à Cythère)’다. 


에르메스 특유의 절제된 우아함이 녹아든 이 향수는 지중해의 여름 정원을 연상케 한다. 감귤류의 밝고 산뜻한 첫인상 위로, 올리브 나무와 신선한 피스타치오, 부드러운 목초 향이 차례로 피어오르며 관능적인 여운을 남긴다. 


향의 흐름은 마치 한 편의 여행처럼, 눈부신 햇살 아래 펼쳐진 그리스의 신화를 걷는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특히 이 향은 단순한 계절 아이템을 넘어, 한여름의 정원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듯한 해방감을 전한다. 


우디하면서도 그린한 잔향은 젠더의 경계를 넘어,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여기에 동일 향을 담은 헤어 미스트가 오는 6월 2일 동시 출시되어, 일상 속 향기의 연출 폭을 한층 넓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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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지중해 영원한 젊음의 정원을 연상시키는 향, 에르메스 ‘운 자르뎅 아 시테르’.

북유럽의 야생에서 피어난 장미, 비요크 앤 베리스 ‘로스’

장미에 대한 기존의 정의를 뒤흔드는 야성적인 해석. 비요크 앤 베리스의 ‘로스(ROS)’는 핑크 프리지아와 라벤더로 시작해, 머스크와 흙 내음이 더해진 노르딕 로즈로 완성된다. 


전통적인 로맨틱한 장미가 아닌, 차가운 이끼와 바람 속에서 피어난 북유럽의 강인한 장미. 앰브록산과 캐시미어 우드, 오리스 버터의 베이스는 따스하고도 단단하다. 로맨스보다는 자유를, 연약함보다는 본질을 말하는 장미. 자연의 치유력과 향기, 그리고 윤리적 지속 가능성을 고루 담아낸 이 향수는 북유럽 숲 속에 숨어 있는 당신만의 정체성을 깨운다.

새벽 바다처럼 맑고 푸르게, 아르마니 프리베 ‘아이리스 블루’

2025년 여름, 아르마니 프리베는 지중해의 새벽에서 영감을 받은 향을 선보인다. ‘아이리스 블루’는 투명한 아이리스 노트가 중심이 되어, 새벽 공기의 맑고 고요한 기운을 표현해낸다. 보틀 자체가 푸른 아침하늘처럼 투명하게 빛나며, 한 방울의 향이 공간 전체를 ‘블루 아워’로 물들인다.


부드럽고 시원한 플로럴 향은 열기를 잠재우고, 그 위에 피어나는 은은한 파우더리함은 여름날 오후의 정적처럼 감각적이다.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차가운 여름’을 말하는 향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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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바다의 새벽이 떠오르는 여름 향수, 아르마니 프리베 ‘아이리스 블루’.

여름 햇살 아래 복숭아가 익어가는 순간, 산타마리아노벨라 ‘엔젤 디 피렌체 오 드 코롱’

젖은 복숭아와 오렌지의 달콤한 유희, 그리고 마린 노트의 청량함. 엔젤 디 피렌체는 1966년 피렌체 대홍수 당시 ‘진흙 속의 천사’로 불리던 자원봉사자들에게 바치는 향수다. 


블랙커런트와 자스민이 뿌려지는 이 향은, 여름 햇살 아래 피크닉을 즐기는 사랑스러운 소녀를 연상케 한다. 향수를 뿌리는 순간, 옷 위에 머무는 것은 과즙의 촉감과 사랑스러운 태양의 기억. 따뜻하면서도 상큼한 여름날의 조각을 담아낸 향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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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햇살 아래, 물먹은 복숭아가 떠오르는 향, 산타마리아노벨라 ‘엔젤 디 피렌체 오 드 코롱’

한여름 과수원의 후각적 오디세이, 딥티크 ‘로 데 헤스페리데스 오 드 뚜왈렛’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 딥티크가 선보이는 이번 여름의 대표작은 ‘로 데 헤스페리데스’. 레몬, 비터 오렌지, 잔디, 민트, 플로럴 노트가 레이어드된 이 향수는, 한낮의 과수원을 거니는 듯한 후각적 여정을 선사한다.


아티스트 마리-빅뚜와르 드 바쉐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패키지는 컬러풀하고 감각적인 정원의 풍경을 구현해 시각과 후각 모두에 시적인 영감을 전한다. 향기와 예술, 그리고 계절의 빛이 만나는 지점에서 태어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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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과수원으로 떠나는 듯한 향, 딥티크 ‘로 데 헤스페리데스 오 드 뚜왈렛’.

김의향 THE BOUTIQUE 기자​

2025.06.1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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