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이슈 ]

유럽농구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바로 지금입니다

by조선일보

장민석의 플레이볼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79608


농구 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그렇습니다. 미국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 봤던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데요. 1988 서울올림픽 남자 농구에서 소련에 금메달을 내주고 동메달에 그쳤던 미국은 4년 뒤 바르셀로나 대회에선 NBA(미 프로농구) 스타들로 꾸린 ‘드림팀’으로 출전합니다.


바로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 래리 버드, 찰스 바클리, 스카티 피펜, 데이비드 로빈슨, 패트릭 유잉, 칼 말론, 존 스탁턴, 크리스 멀린, 클라이드 드렉슬러, 크리스천 레이트너였죠. 당시 듀크 대학 소속이었던 레이트너를 빼면 모두 NBA의 살아있는 전설들이었습니다.


미국은 리투아니아와 준결승전에서 51점, 크로아티아와 결승전에서 32점 차이로 이길 만큼 압도적인 실력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죠. 이후에도 미국 남자농구는 마누 지노빌리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일격을 당한 2004 아테네올림픽을 제외하곤 2020 도쿄올림픽까지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농구의 절대 지존으로 여겨지는 미국의 자존심이 최근엔 상할 만합니다. 최고 무대인 NBA에서 최근 4년간 시즌 MVP를 유럽에 내줬거든요.


그리스 국적의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벅스)가 2018-2019시즌과 2019-2020시즌에 MVP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2020-2021시즌과 2021-2022시즌엔 세르비아 출신의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기츠)가 2년 연속 MVP에 뽑혔죠.


NBA는 매 시즌 리그 베스트5를 의미하는 퍼스트팀을 선정하는데요. 최근 두 시즌 동안은 아데토쿤보와 요키치, 그리고 슬로베니아의 루카 돈치치(댈러스 매버릭스)가 퍼스트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즉 리그에서 한 시즌 최고의 5명을 뽑았을 때 유럽 출신이 3명으로 미국인(2명)보다 많았던 겁니다. 이제 NBA에서 유럽파 선수들은 미국 스타들 옆 들러리가 아니라 리그를 이끌어가는 주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NBA가 20여년간 추진해온 세계화가 빛을 보고 있다는 의미도 되고요.


올 시즌 NBA에도 유럽파의 기세는 거침이 없습니다. 시즌 MVP 레이스에서 야니스와 요키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죠. NBA의 판도를 바꿔 놓은 유럽 스타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 루카 돈치치

★ 1999년 2월 28일생 (만23세)


★ 201cm·104kg, 포인트가드


★ 댈러스 매버릭스 (등번호 77번)


★ NBA 2018-2019시즌 신인왕


2019-2020, 2020-2021, 2021-2022시즌 퍼스트팀


올스타 3회 선정


★ 2022-2023시즌 평균 34.0점 8.8리바운드 8.7어시스트


★ 슬로베니아 국가대표


2017 유로바스켓 우승


2020 도쿄올림픽 4위


루카 돈치치는 만 23세의 나이에 이미 NBA 퍼스트팀에 3년 연속 뽑힌 슈퍼스타입니다.


올 시즌엔 리그 평균 득점 1위(34.0점)를 내달리며 시즌 MVP 등극까지 바라보고 있습니다. 돈치치가 MVP에 오르면, NBA는 5시즌 연속 유럽 선수가 MVP를 가져가게 됩니다. 물론 3연속 수상을 노리는 니콜라 요키치와 3년 만의 MVP 탈환을 노리는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기세도 대단합니다. 그러고 보니 다 유럽 선수들이네요.


돈치치는 인구 200만명의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 출신입니다. 유고 연방에서 1991년 독립한 슬로베니아는 알프스 산맥을 품은 나라이다 보니 스키가 강합니다.


동계올림픽에서 24개의 메달을 땄는데 8개가 알파인 스키, 7개가 스키점프 종목에서 나왔습니다.


유고 연방에 속했던 나라답게 축구도 잘하는 편입니다. 세계 최고 골키퍼 중 하나로 꼽히는 얀 오블락(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슬로베니아 국가대표입니다. 올드 팬들이라면 2002 한·일월드컵에 출전한 플레이메이커 즐라트코 자호비치를 기억하실 겁니다. 막상 자호비치는 한 경기만 뛰고 감독과 싸워 귀국해 버렸지만요.


그런 슬로베니아가 최근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종목이 남자 농구입니다. 슬로베니아는 유럽선수권인 2017년 유로바스켓에서 우승하며 명실상부한 유럽 강호가 됐습니다. 당시 고란 드라기치(시카고 불스)가 팀을 이끌었고, 레알 마드리드의 무서운 10대(代)였던 돈치치가 뒤를 받쳤죠. 돈치치의 슬로베니아는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아 4강까지 올랐습니다.


슬로베니아를 농구 강국으로 만든 돈치치는 어릴 때부터 ‘될성부른 떡잎’으로 통했습니다. 농구 선수로 활약한 아버지를 둔 돈치치는 16세이던 2015년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스페인 1부 리그에 데뷔했습니다. 2017~2018시즌엔 스페인과 유로 리그 MVP를 휩쓸며 10대 나이에 유럽 무대를 제패했죠.



조선일보

2020 도쿄올림픽의 돈치치. / 트위터

201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뽑히며 NBA 무대를 밟은 돈치치는 폭발적인 운동 능력으로 존재감을 뽐내는 여느 루키와는 달랐습니다. 나이답지 않은 탁월한 농구 센스와 화려한 기술로 두각을 나타냈죠. 양다리 사이로 드리블을 하는 크로스오버 이후 한 발 뒤로 뛰면서 날리는 유려한 스텝백 3점슛 장면에 팬들이 열광했습니다.


돈치치가 결정적인 순간 클러치 슛을 터뜨릴 때면 현지 중계 캐스터들은 “루카 타임!”이라고 환호성을 질러댔죠. ‘할렐루야’와 이름 ‘루카’를 합친 ‘할렐루카’란 별명도 생겼습니다.



조선일보

루키 시절 돈치치. 지금보다 훨씬 마른 모습이다. / 트위터

데뷔 첫해 신인왕을 거머쥔 돈치치는 ‘2년차 징크스’를 우려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 농구에는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는데 나한테는 그런 건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그 말대로 돈치치는 거침없이 내달렸습니다. 2019-2020시즌, 20경기 연속 20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이상 올리며 마이클 조던이 보유한 기록(18경기)을 깼죠.


돈치치는 2019-2020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27~29점대의 평균 득점과 8~10개의 리바운드, 8~9개의 어시스트를 꾸준히 올렸습니다. 세 시즌 동안 트리플더블만 40개를 기록했죠.


특히 지난 시즌엔 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이 눈부셨습니다. ‘강심장’을 자랑하는 돈치치는 정규시즌보다 플레이오프 성적이 좋은 선수로 유명한데요.


2021년 플레이오프에선 평균 35.7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고, 작년 플레이오프에서도 31.7점을 올리며 팀을 콘퍼런스 결승까지 올려놓았습니다.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에서 돈치치를 앞세워 정규리그 1위팀인 피닉스 선스를 4승3패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매버릭스는 콘퍼런스 결승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1승4패로 아쉽게 무릎을 꿇고 맙니다.



조선일보

올 시즌 평균 득점에서 최고 성적을 기록 중인 돈치치. / AP 연합뉴스

지난 시즌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던 돈치치는 올 시즌 더욱 힘을 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즌 평균 득점은 커리어 하이입니다.


돈치치는 그냥 딱 보기에도 NBA 홈페이지에 나온 프로필 몸무게(104kg)보단 훨씬 더 나가 보입니다. 그는 한층 더 두꺼워진 상체를 잘 살려 포스트업으로 상대를 몰아붙인 뒤 정확한 미드레인지 점퍼로 손쉽게 득점을 올립니다.


3점슛도 좋고, 동료를 활용하는 투멘 게임도 훌륭하죠. 스피드는 탁월하진 않지만, 뛰어난 볼 핸들링으로 경기를 자신의 흐름대로 끌고 가면서 특유의 템포 조절로 상대를 혼란에 빠뜨립니다. 무엇보다 뛰어난 BQ를 바탕으로 한 패스 센스가 일품이죠. 그야말로 ‘농구 도사’를 보는 기분입니다.


돈치치는 지난달 28일 뉴욕 닉스전에선 60점 21리바운드 10어시스트란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NBA 76년 역사상 한 경기에서 60점을 넣으면서 리바운드 20개, 어시스트 10개 이상을 달성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는 또 매버릭스 구단 사상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죠. 매버릭스는 최근 돈치치의 활약을 앞세워 서부 콘퍼런스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조선일보

2011 파이널에서 우승하고 트로피를 높이 든 노비츠키. / 로이터 연합뉴스

1980년 창단한 댈러스 매버릭스는 딱 한 번, NBA 정상을 밟았습니다. 바로 독일 출신으로 역대 최고 유럽 선수로 꼽히는 더크 노비츠키(45)가 이끈 2011년이죠.


매버릭스에서만 21시즌을 뛴 ‘원 클럽 맨’ 노비츠키는 다리 하나만 들고 날리는 ‘학다리’ 페이드 어웨이 슛을 앞세워 리그 최고 포워드로 군림했습니다. 그는 2011년 파이널에서 르브론 제임스와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로 ‘빅3′를 꾸린 마이애미 히트를 물리치고 우승의 감격을 누렸죠. 노비츠키는 올스타에 14차례 뽑힐 만큼 팬들에게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매버릭스 팬들로선 돈치치를 보며 자연스럽게 노비츠키를 떠올리게 됩니다.


유럽 최고의 선수 노비츠키에 이어 겁 없는 유럽 후배 돈치치가 팀에 또 우승을 안겨줄 것이란 믿음을 가지는 거죠. 이제 NBA 5번째 시즌인 만큼 돈치치의 미래는 창창합니다.



조선일보

요키치는 올 시즌 덴버 너기츠의 선두 질주를 이끌며 3연속 MVP를 노린다. / 트위터

◇ 니콜라 요키치


★ 1995년 2월 19일생 (만28세)


★ 211cm·129kg, 센터


★ 덴버 너기츠 (등번호 15번)


★ NBA 2020-2021, 2021-2022시즌 MVP


2018-2019, 2020-2021, 2021-2022시즌 퍼스트팀


2019-2020시즌 세컨드팀


올스타 4회 선정


★ 2022-2023시즌 평균 25.0점 10.8리바운드 9.7어시스트


★ 세르비아 국가대표


2016 리우올림픽 은메달



조선일보

요키치는 211cm의 큰 키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뛰어난 패스 센스와 정확한 슛으로 NBA를 지배하고 있다. / 요키치 인스타그램

니콜라 요키치는 올 시즌 3연속 MVP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NBA MVP 3연패(連覇)는 1983-1984시즌부터 1985-1986시즌까지 MVP를 거머쥔 래리 버드가 마지막일 정도로 쉽게 나오지 않는 기록입니다. 천하의 마이클 조던도, 르브론 제임스도, 카림 압둘자바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죠.


요키치는 올 시즌에도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다양한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며 ‘팔방미인’의 면모를 여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Jokic’란 이름 덕분에 ‘조커(Joker)’라 불리는 그는 몇 년째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자랑하고 있죠.


농구에선 야구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처럼 PER이란 수치가 있는데요. ESPN에서 만들었는데 1분당 선수가 얼마나 높은 생산성을 보여주는 스탯입니다.


요키치는 2021-2022시즌에 역대 최고인 32.85를 찍었습니다. 참고로 통산 PER이 가장 높은 선수는 역시 조던입니다. 27.91을 기록했죠.


스탯으로 알 수 있듯 요키치는 엄청난 생산성을 자랑하는 선수입니다. 육중한 체격을 앞세워 포스트업을 통해 림을 노리면 여간해선 상대가 먹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평균 10개에 가까운 어시스트를 할 만큼 게임 조립 능력이 뛰어나다는 겁니다. 요키치는 패스 능력이 워낙 좋아 포인트가드와 센터를 결합한 ‘포인트 센터’라 불리기도 하죠. 올 시즌을 앞두고 NBA 단장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요키치는 수많은 포인트가드를 제치고 패스를 가장 잘하는 선수로 뽑혔습니다.



조선일보

LA 레이커스전에서 패스할 곳을 찾는 요키치. / USA투데이 연합뉴스

그는 센터로선 드물게 공격을 리딩하며 적재적소에 패스를 뿌려줍니다. 골 밑으로 바로 찌르거나 비어 있는 외곽 선수에게 연결해 3점을 만드는 등 다양한 선택지로 상대를 헷갈리게 하죠. 스크린을 활용하는 능력도 최고입니다.


운동 능력보다 탁월한 농구 센스로 경기를 풀어간다는 점은 유럽 후배인 돈치치와 닮았습니다. 덩치를 살린 리바운드 능력도 탁월해 통산 87개의 트리블더블을 기록 중입니다.


요키치는 세르비아의 솜보르란 지역에서 태어났습니다. 세르비아에서도 변방인 보이보디나 자치주에 속한 지역입니다. 그래서 요키치가 큰 엉덩이로 상대를 밀어내면서 던지는 턴어라운드 슛을 그의 고향 이름을 따 ‘솜보르 셔플(sombor shuffle)’이라 부르죠.


세르비아 등 옛 유고 연방 국가들은 농구를 꽤 잘합니다. 돈치치의 슬로베니아도 유고 연방에 속했던 국가죠.


그동안 옛 유고 연방 국가에선 수많은 스타들이 나왔습니다. 크리스 웨버, 마이크 비비 등과 함께 2000년대 초반 ‘밀레니엄 킹스’로 불렸던 새크라멘토 킹스의 황금기를 이끈 페야 스토야코비치(45)와 블라디 디박(54)은 세르비아 출신입니다.


시카고 불스에서 조던·피펜과 ‘왕조’를 이뤘던 토니 쿠코치(54)는 크로아티아인이죠.


유고슬라비아와 크로아티아 대표팀으로 1988 서울올림픽과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드라젠 페트로비치(1964~1993)는 참 안타까운 선수입니다. 유럽 무대를 평정하고, NBA에 뛰어든 그는 1993년 리그 서드팀에 선정되기도 했지만, 시즌 후 독일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습니다.


지금은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건실한 센터 유서프 너기치(28)가 돋보입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출신의 그는 올 시즌 14.2점 10.1리바운드를 기록 중입니다.



조선일보

세르비아 대표팀의 요키치. / FIBA

다시 요키치 얘기로 돌아가 볼까요? 그는 어린 시절 농구보다는 승마를 좋아했지만, 워낙 농구 재능이 뛰어나 금방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17세였던 2012년 세르비아 리그에 데뷔해 두 번째 시즌부터 평균 10점을 넘기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세계 농구계가 주목하기엔 세르비아는 워낙 변방이었죠.


그런데 덴버 너기츠가 그의 잠재력을 알아봤습니다. 2014년 드래프트에서 요키치를 전체 41순위로 지명한 것입니다.


보통 드래프트에서 누군가 지명이 되면 중계사는 해당 선수에 대한 자료 화면과 함께 출신 학교와 포지션, 특징 등 자세한 소개를 해줍니다. 하지만 당시 중계사인 ESPN은 요키치가 지명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결국 요키치가 드래프트 되자 준비된 자료가 없어 ‘타코벨’ 광고가 나가게 됩니다.



조선일보

요키치 드래프트 당시 나온 타코벨의 브리또 광고. / 유튜브 캡처

먹음직스러운 치즈 브리또와 함께 나간 요키치에 대한 정보는 ‘니콜라 요키치(파워포워드), 세르비아’ 딱 한 줄이었습니다. 타코벨 브리또 광고에 밀렸던 세르비아 출신 무명 선수가 불과 7년 뒤에 NBA MVP의 영광을 누리게 됐으니 이런 반전이 없습니다.


1967년 창단한 덴버 너기츠는 1976년 NBA에 입성했습니다. 그동안 알렉스 잉글리시와 디켐베 무톰보, 카멜로 앤서니 등의 스타들이 코트를 누비는 등 꽤 긴 역사를 자랑하지만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파이널에 오른 적도 없었죠. 같은 연고지를 쓰는 NFL(미프로풋볼) 덴버 브롱코스와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콜로라도 애벌랜치가 알아주는 명문팀인걸 고려하면 요키치가 더욱 분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키치의 너기츠는 올 시즌 27승13패로 서부 콘퍼런스 선두를 내달리고 있습니다. 정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잔혹사’를 이어갔던 너기츠는 올 시즌엔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또한 요키치는 3연속 MVP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이번 시즌 NBA를 보는 주요 관전 포인트입니다.

◇ 야니스 아데토쿤보

★ 1994년 12월 6일생 (만28세)


★ 213cm·110kg, 파워포워드


★ 밀워키 벅스 (등번호 34번)


★ NBA 2018-2019, 2019-2020시즌 MVP


2021 파이널 우승 & MVP


2016-2017시즌 MIP


2018-2019, 2019-2020, 2020-2021, 2021-2022시즌 퍼스트팀


2016-2017, 2017-2018시즌 세컨드팀


2019-2020시즌 올해의 수비수


올스타 6회 선정


★ 2022-2023시즌 평균 31.7점 11.8리바운드 5.2어시스트


★ 그리스 국가대표


2022 유로바스켓 득점왕



조선일보

시카고 불스전의 야니스. / AFP 연합뉴스

야니스 아데토쿤보는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중 한 명입니다. 그는 사실 ‘인간 승리 드라마’의 주인공이죠.


야니스는 나이지리아에서 그리스로 불법 이민을 온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청소년 시절만 해도 형과 아테네 거리를 배회하며 선글라스와 가방, 시계 등을 팔아 집안 살림을 거들었죠.


하지만 축구와 육상을 했던 부모에게 물려받은 뛰어난 체격과 괴물 같은 운동 능력이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습니다. 지역 농구 클럽을 거쳐 그리스 2부 리그에서 뛰면서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18세 땐 그리스 시민권까지 받아 그리스 20세 이하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죠.


일찌감치 재능을 드러낸 야니스는 2013년 NBA드래프트에서 밀워키 벅스에 전체 15순위로 지명됐습니다. 리그 4년차인 2016-2017시즌에 처음으로 평균 득점(22.9점)이 20점을 넘기며 MIP(기량발전상)를 받았죠.



조선일보

야니스는 리그 최고의 돌파 능력을 자랑한다. / 로이터 연합뉴스

야니스에겐 ‘Greek Freak(그리스 괴물)’란 유명한 별명이 있습니다. 그만큼 코트에서 괴물 같은 위력을 발휘합니다.


특히 그는 NBA에서 가장 돌파가 위력적인 선수로 꼽힙니다. 속공 상황에선 막을 자가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211cm의 큰 키에도 무지막지한 스피드와 점프력을 자랑하기에 단 몇 발짝에 상대 림에 도달해 덩크슛을 꽂아버리죠. 유로스텝의 보폭이 워낙 커서 3점슛 라인에서 스텝을 밟으면 곧바로 골밑입니다. 지공 상황에서도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창출한 다음 탁월한 마무리 능력으로 득점을 올립니다.


야니스의 기량이 만개한 것은 2018-2019시즌이었죠. 평균 27.7점, 12.5리바운드 5.9어시스트 1.5블록슛으로 시즌 MVP를 차지합니다.


댈러스 매버릭스의 노비츠키(2006-2007시즌)에 이어 유럽 출신으로는 두 번째 수상이었죠. 2019-2020시즌엔 평균 29.5점 13.6리바운드라는 가공할 성적으로 백투백 MVP의 영광을 안습니다. 공격뿐만 아니라 최상급 수비 실력도 자랑하는 야니스는 그 시즌에 올해의 수비수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밀워키 벅스는 야니스의 활약에 힘입어 2018-2019시즌과 2019-2020시즌, 정규리그 최다승 팀이 됩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무대에선 고배를 마셨죠.


2018-2019시즌엔 동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토론토 랩터스에 2승 4패로 무릎을 꿇었고, 2019-2020시즌에는 콘퍼런스 준결승에서 동부 5위 마이애미 히트에 1승 4패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플레이오프에 돌입하자 야니스가 강팀의 빡빡한 수비에 고전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죠.



조선일보

그리스 대표팀의 야니스. / 트위터

벅스는 당시 오래된 역사(1968년 창단)에도 우승은 1971년, 딱 한 번뿐인 팀이었습니다. 명문 구단과는 거리가 먼 벅스 역사에서 야니스는 보기 드문 대형 스타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인기 팀의 러브콜이 쏟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죠


벅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연이어 탈락하자 야니스가 우승을 위해 재계약을 하지 않고 팀을 옮길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마이애미 히트로 가서 ‘빅3′를 만든 르브론 제임스처럼 슈퍼스타들이 있는 팀으로 이적해 ‘슈퍼 팀’을 꾸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죠.


하지만 야니스는 스몰 마켓 팀인 벅스와의 의리를 지켰습니다. 2020년 12월 벅스와 5년 재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물론 벅스도 5년간 총액 2억2820만달러(당시 2845억원)란 화끈한 돈다발을 야니스에게 안겨줬고요.


아무튼 플레이오프 무대에선 약한 모습을 보이며 ‘새가슴’이란 불명예를 안았던 야니스는 2020-2021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그 오명을 완벽히 씻어냅니다.


그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4승 무패로 스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콘퍼런스 준결승에선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브루클린 네츠를 4승3패로 잡아내죠. 그는 케빈 듀랜트와 벌인 ‘쇼 다운’에서 2차전을 제외하고 매 경기 30점을 넘겼습니다. 특히 7차전에선 40점을 쏟아부었죠.


야니스는 애틀랜타 호크스와 벌인 콘퍼런스 결승에선 4차전에 무릎을 다치고 맙니다. 벅스는 야니스의 부재에도 크리스 미들턴 등이 분전하며 47년 만의 파이널 진출을 이뤄냈죠. 상대는 크리스 폴과 데빈 부커 등이 버틴 피닉스 선스였습니다.


파이널 출전이 불투명했던 야니스는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지 1주일 만에 기적적으로 복귀합니다. 파이널 2·3차전에서 연속해서 40득점·10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하죠.


그리고 3승2패로 앞선 운명의 6차전. 자유투 성공률이 크게 떨어지는 약점을 딛고 고도의 집중력으로 자유투 시도 19개 중 17개를 집어넣은 야니스는 50점 14리바운드 5블록슛이란 괴물 같은 활약으로 벅스의 우승을 확정합니다.



조선일보

2021 파이널에서 우승하고 파이널 MVP 트로피를 높이 든 야니스. / 조선DB

1971년 이후 50년 만에 메이저 프로 스포츠 우승을 맛본 밀워키 시민들은 야니스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희에 젖었습니다. (MLB 밀워키 브루어스는 아직 우승이 없고, NFL과 NHL팀은 밀워키에 없습니다)


당연히 파이널 MVP는 야니스의 몫이었죠. 그는 아직 서른이 되지 않았지만 NBA에서 우승과 파이널 MVP, 시즌 MVP 등 이미 많은 것을 이뤄냈습니다.


밀워키 스포츠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 스타로 꼽히는 야니스는 올 시즌에도 평균 32점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워싱턴 위저즈전에선 55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습니다. 벅스는 동부 콘퍼런스 3위를 달리며 2년 만의 정상 등극을 노립니다.



조선일보

사보니스는 올 시즌 새크라멘토 킹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트위터

◇ 도만타스 사보니스

★ 1996년 5월 3일생 (만26세)


★ 216cm·109kg, 파워포워드


★ 새크라멘토 킹스 (등번호 10번)


★ NBA 올스타 2회 선정


2022-2023시즌 평균 18.7점 12.4리바운드 6.8어시스트


★ 리투아니아 국가대표


2015 유로바스켓 은메달



조선일보

사보니스와 요키치. / USA투데이 연합뉴스

도만타스 사보니스 얘기를 하기 전에 그의 조국인 리투아니아 얘기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발트 3국으로 불리는 리투아니아는 농구가 국기(國技)인 나라입니다.


인구 280만명의 소국 리투아니아는 1992년과 1996년, 2000년 올림픽 남자 농구에서 3연속 동메달을 따낸 강호입니다. 유럽선수권인 유로바스켓에선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죠.


구소련에 병합되기 이전인 1937년 유로바스켓 정상에 오르며 전 세계에 리투아니아의 존재를 알렸습니다. 올림픽이나 유로바스켓이 열리면 리투아니아인들은 마치 우리나라 국민들이 FIFA 월드컵을 보듯 열광하면서 함께 응원합니다.



조선일보

1988 서울올림픽 당시 소련 대표팀으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건 리투아니아 출신 선수들. 가장 키가 큰 11번이 아비다스 사보니스다. / 트위터

리투아니아 농구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대회가 1988 서울올림픽입니다. 당시 소련은 준결승전에서 데이비드 로빈슨 등 대학생들이 참가한 미국을 눌렀는데 당시 소련 대표팀에 리투아니아의 명문 클럽 잘기리스 선수가 4명이나 포진해 있었습니다. 소련이 준결승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뽑은 82점 중 62점을 리투아니아 출신 선수들이 해결했죠.


앞에서 언급했듯 이 패배에 충격을 받은 미국은 다음 대회인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NBA 스타들로 구성된 드림팀을 꾸리게 됩니다. 소련은 결승에서 유고슬라비아를 물리치고 우승의 감격을 누립니다.


당시 소련 대표팀을 이끌며 미국의 자존심을 짓밟은 선수가 리투아니아의 농구 영웅 아비다스 사보니스(58)였습니다.


그는 전성기였던 1980년대엔 미국과 소련이 냉전을 벌이던 터라 NBA에서 뛸 생각을 못하다가 소련이 몰락한 후인 1995년에 31세 나이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혹자는 사보니스가 전성기에 미국 무대를 밟았다면 NBA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란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기량이 출중했습니다.



조선일보

포틀랜드 블레이저스 시절의 아버지 사보니스. / 트위터

221cm의 센터인 사보니스는 큰 키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요키치를 떠올리게 할 만큼 부드러운 슛 터치와 패스, 볼 핸들링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이는 부상 등이 겹치며 운동 능력이 크게 떨어진 NBA 시절에도 빛을 발했죠. 그는 NBA에서 7시즌을 뛰며 평균 12.0점 7.3리바운드를 기록했습니다.


그 아비다스가 포틀랜드에서 낳은 아들이 지금 소개하는 도만타스 사보니스입니다.


곤자가 대학에 진학한 그는 2016년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1순위로 올랜도 매직의 지명을 받습니다. 이후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거쳐 작년 2월부터 새크라멘토 킹스에서 뛰고 있습니다.


사보니스는 NBA에서 탁월한 리바운드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 시즌엔 평균 12.4개로 리그 1위를 달립니다. 여기에 한 경기 7개에 가까운 어시스트를 할 만큼 패스도 뛰어납니다.


다만 아버지보다는 체격이 작고, 운동 능력도 평범한 편이라 수비 면에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한 최근 NBA에선 센터나 파워포워드들도 정확한 외곽슛 능력을 자랑하는데 슛 능력이 약해 그런 트렌드와도 조금 맞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사보니스는 올 시즌 전체적으로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이며 킹스의 선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2006-2007시즌을 시작으로 16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킹스는 이번 시즌 서부 콘퍼런스 5위로 플레이오프행 희망을 밝히고 있습니다.


리투아니아엔 사보니스 외에도 조나스 발란슈나스(30)가 NBA 무대에서 활약 중입니다.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정통파 센터(211cm)인 그는 올 시즌 리바운드 9.7개로 15위에 올라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스타로 등번호 11번이 영구 결번된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47)는 리투아니아가 자랑하는 농구 스타입니다.


발트 3국의 또 다른 나라인 라트비아에도 꽤 유명한 선수가 있습니다.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7·워싱턴 위저즈)는 이번 시즌 22.0점 9.0리바운드를 기록 중입니다. 뉴욕 닉스 시절부터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지만, 잦은 부상 탓에 기량이 만개하진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조선일보

시카고 불스전에서 덩크슛을 터뜨리는 마카넨. / AFP 연합뉴스

◇ 라우리 마카넨

★ 1997년 5월 22일생 (만25세)


★ 213cm·109kg, 파워포워드


★ 유타 재즈 (등번호 23번)


★ 2022-2023시즌 평균 24.5점 8.3리바운드 1.9어시스트


★ 핀란드 국가대표


북유럽은 아이스하키가 강한 지역입니다. NHL 선수들의 국적을 따져보면, 캐나다와 미국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나라가 스웨덴과 핀란드입니다. 스웨덴의 경우엔 축구를 제법 잘해 축구와 아이스하키가 넘버원 스포츠를 다툰다면, 핀란드는 단연 아이스하키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입니다.


그런데 아이스하키의 나라 핀란드에 NBA 스타가 있습니다. 유타 재즈의 포워드 라우리 마카넨입니다.


마카넨은 핀란드 수도 헬싱키 근교인 반타란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인 페카 마카넨은 세 차례 핀란드 농구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레전드죠. 라우리 마카넨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농구 선수로 성장했습니다(아들 라우리는 2017년부터 5년 연속 핀란드 농구 올해의 선수에 뽑히며 이미 아버지를 넘어섰습니다).


마카넨은 핀란드 리그에서 뛰다가 2016년 애리조나 대학에 입학하며 본격적으로 미국 농구에 뛰어듭니다. 1학년 시절 NCAA 서드팀에 이름을 올린 그는 2학년을 앞두고 드래프트를 신청해 전체 7순위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 지명됐습니다. 그는 곧바로 트레이드돼 시카고 불스의 일원이 됐죠.


신인 시즌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며 불스의 희망으로 떠오른 마카넨은 2018-2019시즌엔 평균 18.7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수비력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서서히 불스 팬들의 마음에서 멀어져 갔죠.


결국 그는 2021-2022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한 마카넨은 재즈로 다시 둥지를 옮깁니다.


사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유로바스켓에서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핀란드 대표로 나와 평균 27.9점을 터뜨리며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조선일보

마카넨은 지난 유로바스켓에서 27.9점으로 공격을 이끌며 핀란드를 8강에 올려놓았다. / 트위터

유로바스켓에서 몸을 제대로 푼 효과가 있었을까요? 마카넨은 올 시즌 유타에서 잠재력을 터뜨렸습니다.


마카넨은 이번 시즌 평균 득점이 24.5점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10점이 뛰었습니다. 팀의 제1 득점원이 된 거죠. 결국은 재즈 유니폼이 마카넨에게 맞는 옷이었나 봅니다.


지난달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전에서 3점슛 9방을 꽂아넣은 그는 지난 6일 휴스턴 로키츠전에선 49점을 퍼부으면서 커리어 하이 득점을 올렸습니다. 이대로라면 첫 올스타 선발의 꿈도 이뤄질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

루비오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많은 성과를 남겼다. / 트위터

◇ 리키 루비오

★ 1990년 10월 21일생 (만32세)


★ 188cm·86kg, 포인트가드


★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등번호 13번)


★ 2022-2023시즌 출전 없음


★ 스페인 국가대표


2008 베이징올림픽 은메달


2016 리우올림픽 동메달


2019 FIBA 월드컵 금메달(MVP)


2009·2011 유로바스켓 금메달


그러고 보니 유럽 농구를 논하면서 아직 이 나라 얘길 안 했습니다. 유럽의 전통 강호 스페인입니다. 유로바스켓에서 통산 4회 우승을 자랑하는 스페인이지만, 최근엔 NBA를 주름잡는 대형 스타가 보이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선수인 리키 루비오는 올 시즌 부상으로 아직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NBA에 데뷔할 때만 해도 리그 판도를 바꿔놓을 만한 포인트가드란 평가를 받았지만,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평균 13.1점 6.6어시스트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루비오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훨씬 잘하는 ‘애국자’형 선수입니다. 18세인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그는 2016 리우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유로바스켓에선 2009·2011년 우승 멤버입니다. 2019년 FIBA 월드컵에선 스페인을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받았습니다.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농구 스타는 지금은 NBA에서 볼 수 없는 가솔 형제입니다.



조선일보

LA 레이커스와 스페인 농구의 레전드 파우 가솔. / 조선DB

형인 파우 가솔(42)은 LA 레이커스에서 영구 결번(16번)의 영광을 안은 레전드입니다. 고(故)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2009·2010 NBA 파이널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섰죠.


스페인 대표팀 일원으로도 2008·2012 올림픽 은메달, 2006 FIBA 월드컵 금메달을 일궈냈습니다. 2006년 대회에선 MVP를 수상했죠.


동생인 마크 가솔(37)도 형과 함께 2008·2012 올림픽 은메달을 합작했죠. 멤피스 그리즐리스 등에서 뛰며 NBA의 정상급 센터로 오랜 시간 활약했습니다.



조선일보

루디 고베어는 NBA에서 올해의 수비수를 세 차례나 수상했다. / USA 투데이 연합뉴스

◇ 루디 고베어

★ 1992년 6월 26일생 (만30세)


★ 216cm·117kg, 센터


★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등번호 27번)


★ NBA 2016-2017시즌 세컨드팀


2018-2019, 2019-2020, 2020-2021시즌 서드팀


2017-2018, 2018-2019, 2020-2021시즌 올해의 수비상


올스타 3회 선정


★ 2022-2023시즌 평균 14.0점 11.9리바운드 1.4블록슛


★ 프랑스 국가대표


2020 도쿄올림픽 은메달


2014·2019 FIBA 월드컵 동메달


2022 유로바스켓 은메달



프랑스도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 등과 함께 유럽의 농구 강호로 꼽히는 국가입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타라면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레전드 토니 파커(40)가 있죠. 스퍼스에서 18년간 뛰며 네 개의 우승 반지를 꼈습니다. 2007년 파이널 MVP이기도 합니다.


그의 9번은 스퍼스의 영구결번입니다. 파커는 프랑스 대표로도 전설로 불립니다. 2013년 유로바스켓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MVP와 득점왕을 휩쓸었죠.


현역 NBA 리거 중엔 루디 고베어가 프랑스 최고의 스타로 꼽힙니다. 216cm의 센터인 그는 ‘에펠탑’이란 별명처럼 골밑에 버티고 서서 건실한 플레이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벤 월러스와 디켐베 무톰보(이상 4회), 드와이트 하워드(3회)와 함께 올해의 수비상을 3회 이상 받은 4명의 선수 중 한 명입니다.


프랑스 북부 생캉텡에서 태어난 고베어는 아버지가 프랑스령 과달루페 출신의 농구 선수였습니다. 앞서 소개한 미카넨처럼 ‘농구 DNA’를 보유한 그는 2013년 NBA드래프트에서 27순위로 유타 재즈에 지명됐습니다.


점점 발전하던 모습을 보인 그는 2016-2017시즌 블록슛 1위(2.6개)를 하며 공포의 수비형 센터가 됐습니다. 2021-2022시즌 평균 14.7개의 리바운드로 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로 둥지를 옮겼습니다.


큰 체격에 스피드까지 갖춘 그는 보드 장악력이 매우 뛰어난 센터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빠른 스몰 라인업을 들고 나왔을 때 수비적으로 대처가 잘 안된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LA 클리퍼스와 맞붙었던 2021년 플레이오프 2라운드가 바로 그런 무대였죠. 당시 고베어가 버틴 유타 재즈는 정규리그 1위를 해놓고 허무하게 클리퍼스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고베어는 올 시즌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골밑을 지킵니다. 팀버울브스는 현재 서부 콘퍼런스 9위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웸반야마는 다음 시즌 NBA 입성과 함께 리그 판도를 바꿔놓은 대형 유망주로 평가 받고 있다. / AFP 연합뉴스

◇ 빅터 웸반야마

★ 2004년 1월 4일생 (만19세)


★ 221cm·104kg, 센터


★ 프랑스 메트로폴리탄스


★ 프랑스 국가대표


2021 U-20 월드컵 은메달



지금까지 NBA에 활력을 불어넣는 유럽 출신 스타들을 살펴봤는데요. 다음 시즌엔 그 물결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산 ‘괴물’이 등장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2023년 NBA 드래프트를 앞둔 그는 바로 만 19세의 빅터 웸반야마입니다. 키 224cm에 윙스팬(두 팔을 옆으로 벌렸을 때 길이)이 243cm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신체 조건을 자랑하는 선수죠.


이런 놀라운 체격은 부모님께 물려받은 겁니다.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아버지는 키 198cm의 멀리뛰기 선수였죠. 키와 탄력을 모두 갖춘 유전자를 웸반야마는 아버지께 받은 셈입니다.


키 190cm의 어머니도 프랑스에서 농구 선수로 활약했습니다. 정말 축복받은 유전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웸반야마의 누나인 이브도 프랑스 여자 농구 국가대표로 뛰고 있습니다.


웸반야마를 두고 ESPN은 “세기의 재능”이라 표현했고, 가디언은 “천년에 한 번 나오는 천재”라고 극찬했습니다. NBA에서 르브론 제임스 이후 데뷔 이전부터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은 선수가 있었나 싶습니다.


그의 플레이 장면을 보면 그럴 만합니다. 224cm의 초장신 선수가 마치 포워드나 가드처럼 드리블을 하고 3점슛을 쏩니다. 저 체격에 스텝백으로 외곽슛을 꽂는 장면엔 입이 딱 벌어지죠.


웸반야마는 스피드도 절대 떨어지지 않아 상대의 드리블 돌파 등을 막는 ‘가로 수비’에도 능합니다. ‘세로 수비’는 물론 말할 것도 없죠. 쉴 새 없이 블록슛을 찍으며 상대를 제압합니다.


물론 불안 요소는 있습니다. 체격이 크면 아무래도 부상 위험이 크죠. 특히 초장신 센터들은 그동안 부상에 취약한 모습을 자주 보여왔습니다.


아무튼 워낙 뛰어난 재능이라 어느 팀이 웸반야마를 데려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2023년 NBA 드래프트는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인 이벤트로 주목을 받고 있고요.


웸반야마는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힘과 케빈 듀랜트의 기술을 갖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축구의 킬리안 음바페에 이어 프랑스는 조만간 농구에서도 세계를 호령하는 슈퍼스타를 갖게 될 것 같습니다.


장민석의 플레이볼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79608


[장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