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여름 남자의 소프트 클래식, 모카신 또는 드라이빙 슈즈

2025년 여름, 남성 럭셔리 스타일의 기본으로 자리잡은 모카신과 드라이빙 슈즈. 에르메스·토즈·로로피아나 등 브랜드별 대표 디자인과 스타일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리조트의 풀사이드와 요트 위, 클래식 자동차의 페달 아래에서 주로 목격되던 모카신과 드라이빙 슈즈가 이제는 남성 여름 클래식 스타일의 확고한 ‘베이식’으로 자리잡았다. 


한때 휴양지의 유유자적한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던 이 부드러운 슈즈들은 이제 도심의 거리와 비즈니스 캐주얼, 위크엔드까지 남성들의 일상 속에서 가장 세련되고 실용적인 여름 신발로 확장되고 있다. 여름 리넨 셋업부터 주말의 치노 팬츠, 그리고 도심의 캐주얼 수트까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럭셔리 남성 스타일의 넓은 스펙트럼을 커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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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의 풀사이드와 요트 위, 클래식 자동차의 페달 아래에서 주로 목격되던 모카신과 드라이빙 슈즈가 남성 여름 클래식 ‘베이식’으로 자리잡았다. 에르메스.

리조트 슈즈부터 도시의 클래식까지

모카신의 기원은 멀리 북미 원주민의 수공예 가죽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드럽고 유연한 가죽으로 만들어진 초기 모카신은 오랜 이동과 사냥에 최적화된 실용적인 신발이었다. 여기에 20세기 중반 이탈리아 장인들의 손길이 더해지며, 럭셔리 신발로의 진화를 시작했다. 


드라이빙 슈즈는 유럽 상류층의 고성능 스포츠카 문화에서 태어났다. 고성능 스포츠카의 좁은 페달을 정교하게 컨트롤하기 위한 부드러운 아웃솔과 유연한 착화감은 이 신발의 탄생 배경이었다. 


같은 듯 다른 탄생 배경을 지닌 모카신과 드라이빙 슈즈는 처음부터 ‘편안함’이라는 키워드를 공통 분모로 고급 슈즈로 진화해 왔다. 동시에 디자이너들이 각각의 장점을 크로스오버 시켜가며, 모카신과 드라이빙 슈즈의 경계도 모호해졌다. 그리고 2025년, 이들은 편안함을 넘어 스타일의 정점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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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의 시그니처와 스티치 디테일로 장인 정신을, 최고급 소재로 절제의 미학을 담은 에르메스의 모카신. 이번 여름을 대표하는 클래식 슈즈다. 에르메스.

에르메스(Hermès)는 절제의 미학을 담아 이번 시즌 가장 섬세한 모카신 스타일을 제안한다. 2025년 여름, 에르메스는 ‘이그나시오(Ignacio)’ 모카신과 ‘로우(Low)’ 모카신을 통해 리조트 감성과 도시적 감각을 경쾌하게 넘나든다. 


시어링 소재를 더한 ‘이그나시오’는 부드러운 곡선 위에 구조적 안정감을 유지하며 발을 편안히 감싸고, 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된 핸드 스티칭 라인은 고요한 품격을 자아낸다. 여기에 샌드 베이지와 같은 우아한 자연의 컬러 팔레트가 더해져 2025년 여름 시즌이 강조하는 ‘조용한 럭셔리’의 진수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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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이그나시오(Ignacio)’ 모카신. 에르메스.

브랜드 로고조차도 존재감을 최소화하며 오직 가죽의 질감과 스티칭의 정교함으로만 에르메스임을 증명한다.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 위에 촘촘히 놓인 스티칭은 완벽한 비율감으로 미니멀한 디자인을 한층 입체적으로 완성시키며, 이 간결함 속에서 오히려 섬세함이 더욱 빛난다. 


에르메스 특유의 언스트럭처드 실루엣은 고급 리조트의 라운지부터 가벼운 재킷을 입은 도심의 저녁까지 무심한 듯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남성 여름 클래식의 미니멀리즘을 새롭게 정의한다. 단 한 켤레의 슈즈가 어떻게 공간과 계절, 스타일의 경계를 초월할 수 있는지를 에르메스는 우아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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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U 스티치와 이니셜 로고가 돋보이는 에르메스 '로우(Low)' 모카신.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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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로우' 모카신. 고급 리조트의 라운지부터 가벼운 재킷을 입은 도심의 저녁까지, 남성 여름 클래식의 미니멀리즘을 새롭게 정의한다. 에르메스.

로로 피아나(Loro Piana)는 시그니처인 부드러운 캐시미어 스웨이드로 새롭게 해석한 ‘썸머 워크(Summer Walk)’로 모카신의 유산을 이어간다. 세일링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전통에 따라 힐에 이름을 새길 수 있는 전용 공간이 있으며, 여름철 해변과 도시에 모두 우아함을 더해준다. 


맨발로도 착용 가능한 부드러운 내피는 이번 시즌 모카신을 럭셔리 데일리 슈즈로 끌어올리는 상징적 사례다. 여유로운 요트 위의 낮과 도심의 캐주얼 재킷 아래에서 모두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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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 피아나 ‘썸머 워크(Summer Walk)’ 모카신.

기능에서 하이 패션 스타일로

한때 단순히 스포츠카 운전자를 위한 기능성 슈즈로만 여겨졌던 드라이빙 슈즈 역시 하이패션의 영역으로 깊숙이 진입했다. 토즈의 ‘고미노(Gommino)’는 이제 브랜드의 상징 그 자체다. 


이번 시즌, 고미노의 아이코닉한 고무 페블 아웃솔은 클래식 블랙과 모카 브라운은 물론, 페일 블루, 샌드, 세이지 등 보다 세련된 중간색 컬러로 변주되었다. 스웨이드 소재 위에 얹힌 U-팁 핸드 스티칭은 여전히 수작업의 완성도를 보여주며, 맨발 착용을 전제로 한 부드러운 피트감은 여전히 토즈 고유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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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빙 슈즈의 대명사 토즈 '고미노' 드라이빙 슈즈 컬렉션의 2025년 뉴 컬러, 라이트 블루. 토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는 한층 모던한 접근을 취한다. 페라가모 모노그램 패턴이 돋보이는 데님 소재 ‘드라이버 로퍼’는 부드러운 스퀘어 실루엣과 맞춤형 트레드가 적용된 고무 밑창, 뒤꿈치를 접어 신어 뮬로도 연출할 수 있게 한 유니크 스타일이 돋보인다. 섬세한 손바느질과 조림을 포함한 튜블러 방식의 제작으로 매우 유연하고 가볍다.


펜디 ‘FF 드라이버’는 네이비 블루 컬러 스웨이드 소재로, FF 디테일과 펜디 레터링의 러버 주입 솔이 여름의 클래식 룩에 엣지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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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가모 모노그램 패턴이 돋보이는 데님 소재 ‘드라이버 로퍼’. 뒤꿈치를 접어 신어 뮬로 연출할 수 있다. 페라가모.

로퍼와의 경계를 허무는 하이브리드 스타일

이번 시즌은 드라이빙 슈즈와 클래식 로퍼의 경계가 한층 더 모호해졌다. 페니 로퍼의 스트랩, 태슬 장식, 홀스빗(Horsebit) 디테일 등 전통적인 로퍼 요소가 드라이빙 슈즈에도 적극 도입된다. 


구찌는 시그니처 홀스빗 디테일을 적용한 ‘홀스빗 1953 로퍼’를 통해 전통과 캐주얼의 세련된 하이브리드를 완성했다. 아이코닉하면서도 모던한 소재인 세련된 GG 스웨이드에 실버 마감의 홀스빗 장식으로 스타일을 완성한다. 뒤꿈치를 접어 뮬처럼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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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는 시그니처 홀스빗 디테일을 적용한 ‘홀스빗 1953 로퍼’. 뒤꿈치를 접어 뮬로도 신을 수 있다. 구찌.

보테가 베네타의 ‘대디 로퍼’ 역시 뒤꿈치를 접어 신을 수 있으며, 누벅 가죽 소재에 가죽 놋 디테일이 브랜드의 존재감을 조용하게 발산시킨다. 프라다의 ‘블리치드 스웨이드 로퍼’는 보트 슈즈와 스니커즈의 디테일을 조합시킨 하이브리드 디자인이 매력적인 부드러운 블리치드 스웨이드 로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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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스퀘어 실루엣과 놋 디테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보테가 베네타 '대디 로퍼'. 보테가 베네타.

2025 여름 남성 클래식의 라스트 룩

2025년 여름 모카신과 드라이빙 슈즈의 공통 화두는 ‘편안함의 세련미’다. 스니커즈에 버금가는 유연한 피트감, 양말 없이 신어도 마찰 없는 내피 처리, 섬세한 핸드 스티칭이 만들어내는 디테일의 완성도가 조용한 럭셔리의 정수를 펼친다. 기능성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고급 소재와 절제미를 핵심으로 이 장르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컬러는 다채로운 농도의 마린 블루가 돋보이며, 에크루, 샌드, 초콜릿 브라운과 같은 자연의 컬러들이 변함없는 메인 컬러 팔레트가 된다. 로고와 장식은 최소화되고, 소재와 핸드 크래프트만으로 완성도를 증명하는 시대적 미학이 고급 남성 슈즈의 정체성을 정의해준다. 


맨발로 신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이 클래식 슈즈들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남성 여름 클래식 스타일의 기본 공식이다. 모카신과 드라이빙 슈즈는 2025년 여름, 남성 럭셔리 스타일에 우아함의 느낌표를 더하는 라스트 룩이 될 것이다.


김의향 THE BOUTIQUE 기자

2025.06.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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