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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초록빛 바닷속, 아찔한 해상케이블카, 환선굴의 비경… 무더위가 달아났다

by조선일보

[삼척의 여름]

삼척을 즐기는 세가지 방법

초록빛 바닷속, 아찔한 해상케이블카,

코발트블루 빛 파도가 찰랑거리는 바다 수면 위에 엎드려 몸을 맡긴다. 물안경을 끼고 들여다본 바다의 속살은 신비롭다. 삼척 장호해변에서 스노쿨링을 하는 사람들. 원 안의 사진은 장호해변 스노클링 사진 포토존 ‘구름다리’에서 내려다본 풍경.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여름엔 역시 바다다. 하지만 북적이는 사람 파도에 뒤엉키는 건 질색이다. 그럴 땐 한 발짝 떨어진 바다를 찾는 게 방법이다. 강원도 남단, 경상북도 울진군과 맞닿은 강원도 삼척은 10여 개의 크고 작은 해변을 품었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속초, 양양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어 비교적 한적한 해변을 만날 수 있다. 코발트블루 빛의 바다에서 물장구치며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재미부터 바다 위 케이블카에서 작은 어촌 마을을 내려다보는 재미, 오싹할 정도로 시원한 동굴을 탐험하는 재미까지 삼척에선 딱 세 가지만 해도 알찬 여름을 보낼 수 있다.

투명 카누·스노클링…바닷속 구경

초록빛 바닷속, 아찔한 해상케이블카,
초록빛 바닷속, 아찔한 해상케이블카,

장호해변에서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바닷속을 관찰하는 피서객(윗쪽).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카누 체험도 색다르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삼척시 근덕면 장호1리는 동해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60가구 정도가 모여 살던 작은 어촌 마을이었다. 이 작은 어촌 마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건 2016년 여름. 투명 카누와 스노클링 명소로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바닥이 투명해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카누는 방송과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단숨에 화제를 모았고 이후 이 작은 어촌 마을은 한여름 하루에만 수천 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삼척의 명소가 됐다.


장호해변에 투명 카누가 등장한 건 한참 전인 2008년이었다. 당시 장호어촌체험마을(070-4132-1601)을 운영하던 홍영기(58) 장호1리 어촌계장 등 어촌계 주민들이 새로운 체험거리를 찾다가 국내에 수입돼 방치되다시피 했던 투명 카누 3대를 사들여 장호해변에 띄운 것이 시작이었다. 그 후로 10년이 지난 현재 장호어촌체험마을에선 투명 카누 29대를 보유·운영하고 있다. 하루 평균 1000여 명이 장호해변을 찾아 스노클링 체험을 하고 간다.


장호어촌체험마을의 풍경은 이국적이다. 해외 스노클링 명소처럼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한 사람들이 찰랑거리는 호수 같은 바다의 수면 위로 둥둥 떠다닌다. 노란색 안전 부표가 떠 있는 경계선을 중심으로 한쪽은 스노클링 구역, 한쪽은 투명 카누 구역으로 나뉜다. 안전요원 이명교(43)씨는 "장호해변 스노클링 포인트는 기암괴석과 갯바위들이 파도막이가 돼 주기 때문에 파도가 세지 않아 안전하게 스노클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스노클링 포인트는 '구름다리' 아래와 '맨발공원' 해변이다. 구름다리 아래는 스노클링뿐 아니라 튜브 등 물놀이 장비를 챙겨온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다. 마을 주민은 "주말이면 구름다리 주변은 '선녀탕'(선녀들이 목욕하고 간다는 자연 욕조)을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한적하게 스노클링을 하기엔 맨발공원 쪽이 낫다. 기암괴석이 그늘을 만들어주는 구름다리 주변에 비해 맨발공원 해변엔 그늘이 없어 땡볕 아래 스노클링을 해야 한다. 대신 햇볕이 투과돼 구름다리 쪽보다 바닷속이 훤히 잘 보인다. 다양한 해양 생물을 관찰할 순 없지만 이따금 바다 물고기라도 목격하면 반가움에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터진다. 암벽과 가까이 갈수록 해양 생물을 목격할 확률이 높다.


투명 카누는 물에 들어가기 부담스러운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분위기다. 짭조름한 바닷물에 몸을 담그지 않고도 발아래 바다 구경을 할 수 있다. 안전 조끼를 입고 탑승해야 하다 보니 한낮엔 낭만은커녕 강렬한 햇볕, 더위와의 사투(?)를 벌어야 할지도 모른다. 황인희(44) 장호어촌체험마을 사무장은 "스노클링이나 투명 카누 체험을 하려면 한낮보단 아침이나 해가 조금 기울었을 때를 추천한다"고 했다.


투명 카누 탑승 체험료는 30분 기준 4인승 4만4000원, 2인승 2만2000원이며 스노클링 장비 대여료는 1시간 1만1000원이다. 장호어촌체험마을에선 이달 21~30일 오전 8시~9시 30분에 한해 투명 카누 탑승 체험 반값 행사를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장호어촌체험마을 홈페이지(jangho.seantour.com) 참고.

해상 케이블카, 동굴 탐험

초록빛 바닷속, 아찔한 해상케이블카,
초록빛 바닷속, 아찔한 해상케이블카,

천연기념물 제178호 대이리동굴지대에 있는 환선굴(위). 장호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삼척해상케이블카.

장호해변에 갔다면 바다를 가로지르는 삼척해상케이블카(033-570-4608) 탑승 체험도 해볼 만하다. 삼척시 근덕면 용화리에서부터 장호리까지 운행하는 삼척해상케이블카는 작년 9월 운행을 시작해 1년을 앞둔 7월 현재 탑승객 39만 명을 돌파했다. 바다 위 중간 철탑이 없는 874m 구간을 케이블카를 타고 오가며 장호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케이블카 한가운데 네모난 프레임의 투명 바닥 아래로는 푸른 바다가 보인다. 운이 좋다면 투명 바닥 아래로 물고기가 지나가거나 펄쩍 뛰어오르는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가면 평화로운 어촌 풍경이 다가오고 또 멀어진다. 푸른 바다 위 떠 있는 하얀 등대와 물 비늘 출렁대는 장호해변이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이유를 확인시켜주는 듯하다.

초록빛 바닷속, 아찔한 해상케이블카,

케이블카 탑승 역인 용화역, 장호역 3층에 있는 전망 공간에서 휴식한 후 해변과 이어진 계단을 이용해 용화해변, 장호해변으로 진입할 수 있다. 단, 케이블카 안의 에어컨이 아직 가동 전이라 내부가 후텁지근하다. 성수기인 6~8월엔 오전 9시~오후 8시 운행(매표 마감 7시)한다. 왕복 요금은 성인 1만원, 소인 6000원이며 편도 요금은 성인 6000원, 소인 4000원이다. 삼척해상케이블카의 한 직원은 "맑은 날 노을질 무렵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고 귀띔했다.


한여름 서늘한 동굴도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피서지다.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대이리동굴지대(033-541-9266)는 천연기념물 제178호로 지정된 곳으로 환선굴과 대금굴이 자리하고 있다. 환선굴은 총 연장 약 6.2㎞로 국내 석회암 동굴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그 중 개방구간은 1.6㎞다. 동굴을 따라 이어진 관람로를 따라가며 미인상, 한반도 지형, 악어 얼굴 등 여러 모양의 종유석, 석순, 석주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굴 입장 전 모노레일 610m 구간은 주변 풍경이 수려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한다. 대금굴은 사전 예약 후 관람만 할 수 있지만, 환선굴은 당일 현장 입장이 가능하다. 환선굴 입장료는 어른 4500원, 청소년 2800원, 어린이 2000원. 모노레일 왕복 탑승료는 13세 이상 어른 7000원, 13세 이하 어린이 3000원 별도다. 환선굴, 대금굴 모두 매달 18일 휴관하며 18일이 휴일, 연휴일 경우 그 다음 평일에 휴관한다.

삼척 장호항

삼척=박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