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합의문, 英·EU 공식 서명

[트렌드]by 조선일보

융커 위원장 "오늘은 슬픈 날"


EU(유럽연합) 27개 회원국 정상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5일(현지 시각)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조건을 담은 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1993년 EU가 정식으로 출범한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탈퇴하는 회원국이 나오는 것이다.


이날 오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주재로 열린 특별정상회의에서 27개국 정상과 메이 총리는 585쪽에 달하는 브렉시트 합의문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이견이 나오지 않아 35분 만에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이로써 영국은 내년 3월 29일 EU를 정식으로 탈퇴하게 된다.

브렉시트 합의문,  英·EU 공식 서

테리사 메이(왼쪽) 영국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24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EU 27개 회원국 정상과 메이 총리는 25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신화 연합뉴스

이날 EU 지도부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오늘은 슬픈 날"이라고 했다. 그는 "가능한 범위에서 최고의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영국이 탈퇴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슬픈 순간이고 비극"이라고 했다.


이번 브렉시트 합의안은 별도의 합의를 이룰 때까지는 영국이 EU의 관세 동맹에 잔류하고, 영국이 약속한 재정 기여금 390억파운드(약 57조원)를 수년에 걸쳐 EU에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측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내년 3월 브렉시트 이후에도 오는 2020년 말까지 21개월간 전환 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 기간에 영국은 EU 규정을 따라야 하며, EU의 의사 결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


이번 합의안은 양측 의회에서 모두 비준을 받아야 효력이 생긴다. EU 의회는 비준할 가능성이 높지만 영국 의회에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관세동맹 잔류를 반대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아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만약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부결시키고 대안을 만들지 못한다면, 양측의 관계 설정 없이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로 큰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2018.11.2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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