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샷] 화성 남극서 독일 5분의 1 크기 지하 호수 발견

[테크]by 조선일보

저온에서 액체 상태 유지 위해 소금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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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행성’ 화성의 남극에 지하 호수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년 전 지하 호수 관측 결과를 재확인하는 성과로, 앞으로 화성 탐사에서 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여줬다,


이탈리아 로마 트레대의 엘레나 페티넬리 교수 연구진은 28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화성 탐사선의 레이더 관측을 통해 화성 남극에 대형 호수가 있으며 주변에 소형 연못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유럽 탐사선의 레이더 반사파 분석해 확인


연구진은 유럽우주국(ESA)의 마스 익스프레스 탐사선의 레이더 관측 자료를 토대로 화성 남극 근처 ‘울티마 스코푸리(Ultima Scopuli)’ 지역에서 면적이 7만5000㎢에 이르는 지하 호수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는 독일 면적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가장 큰 중앙 호수는 폭이 30㎞에 이르며, 그 주위로 수㎞ 폭의 작은 연못 세 곳도 발견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화성의 지하 호수는 이미 2년 전에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2012년에서 2015년까지 29번의 관측을 통해 화성 남극에 생명체가 살만 한 지하 호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발표 당시 지하 호수의 존재를 확증할 만큼 충분한 탐사를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페티넬리 교수 연구진은 이번에 ESA의 마스 익스프레스 탐사선에 실린 레이더로 2012~2019년 총 134번의 관측을 진행해 지하 호수의 존재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레이더에서 화성으로 전파를 쏘고 반사파를 분석해 지하에 얼음이나 물, 또는 암석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 방법은 지구의 그린란드에서 빙하 아래 호수를 찾는 데 쓰였다.


하지만 연구진은 레이더 해상도의 한계로 호수의 수심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즉 호수에 물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페티넬리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지하 호수는 과거 거대한 습지의 흔적으로 보인다”며 “화성의 낮은 온도에서 액체 상태로 있으려면 아마도 소금물 상태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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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 존재 여부는 아직 미지수


현재 천문학계는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있을 것으로 가장 유력한 곳으로 토성의 위성인 유로파, 엔셀라두스, 목성의 위성 타이탄과 함께 화성을 꼽는다. 모두 최근 지하에 거대한 바다나 얼음층이 있거나 유기물이 가득한 호수가 존재한다는 증거가 잇따라 나왔다.


현재로선 화성 지하 호수의 염도가 생명체가 살만 한 정도인지 알 수 없다. 페티넬리 교수 연구진은 화성과 비슷한 환경인 남극의 빙하 아래 호수에서도 미생물이 발견된다는 점에서 화성의 지하 호수에도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반면 미국 몬태나 주립대의 존 프리스쿠 교수는 네이처 인터뷰에서 “바닷물보다 5배 정도 염도가 높은 호수에서도 생명체가 살 수 있지만 20배 정도 염도에서는 불가능하다”며 “화성의 지하 소금 호수에는 생명체가 살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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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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