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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김성민의 실밸 레이더] 페이스북, 레이벤과 협업해 출시

사진 찍고 영상 촬영... 페북, 스마트글라스 내놨다

by조선일보

페이스북이 레이벤과 협업해 출시한 스마트글라스 '레이벤 스토리'. /페이스북

드디어 밖에 나가 끼고 다녀도 창피하지 않은 스마트글라스가 나왔다. 일반 선글라스와 똑같은 모양이다.


페이스북은 9일(현지시각) 선글라스 업체 레이벤(Ray-Ban)과 협업해 스마트글라스 ‘레이벤 스토리’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스마트 안경을 낀 채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하고, 전화를 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가격은 299달러(9일 기준 34만9830원)부터 시작한다. 온라인과 미국·호주·캐나다·아일랜드·이탈리아·영국의 레이벤 판매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레이벤과 페이스북·인스타 스토리의 이름을 땄다.


하지만 진짜 선글라스와 똑같이 생긴 모양 때문에 도촬로 인한 사생활 침해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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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레이벤과 협업해 출시한 스마트글라스 '레이벤 스토리'. /페이스북

◇진짜 선글라스 같은 스마트글라스

페이스북의 스마트글라스 레이벤 스토리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선글라스와 모양이 똑같다는 것이다. 앞서 구글과 스냅챗도 스마트글라스를 출시했지만 모양이 일반 선글라스와는 많이 달랐다. 하지만 이 스마트글라스는 뿔테 형태의 일반 선글라스 모양이다. 스마트글라스 안경 다리 부분엔 ‘레이벤’이라고 적혀 있다. 페이스북은 “패셔너블한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이 스마트글라스에는 500만 화소 카메라 2개, 마이크 3개가 탑재돼 있다. 안경 다리 양쪽에 스피커가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이 탑재됐고, 저장용량은 4GB이다. 3가지 프레임 형태에 렌즈 스타일과 색상을 포함해 총 20가지 스타일로 판매한다. 한번 완충 시 6시간동안 안경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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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레이벤과 협업해 만든 스마트글라스 '레이벤 스토리'. /페이스북

안경 오른쪽 다리에는 버튼이 있는데, 이를 누르면 짧은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한번 찍을 때 30초만 가능하다. 길게 누르면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최대 35개의 30초 길이 동영상과 500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 스마트글라스는 음성인식으로도 작동한다. 영어로 ‘헤이 페이스북, 사진 찍어줘’하면 사진이 찍힌다. 화질은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엔 못 미친다.


스마트글라스에서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은 페이스북 뷰 앱을 통해 바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와츠앱, 트위터, 틱톡 등에 업로드 할 수 있다. 스마트글라스 안경 케이스도 일반 케이스가 아니다. 쓰던 스마트글라스를 벗어 안경 케이스에 넣으면 무선 충전이 된다. 완충된 케이스로 그때 그때 충전하면 스마트글라스를 3일간 연속 사용할 수 있다고 페이스북은 밝혔다. 무게도 가볍다. 일반 레이벤 선글라스보다 5g만 더 나간다. 이 스마트글라스엔 AR·VR(증강·가상현실) 기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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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레이벤과 협업해 만든 스마트글라스 '레이벤 스토리'. 동영상을 촬영할 때는 사진과 같이 흰색 LED가 들어온다. /페이스북

◇사생활 침해 가능성도

페이스북의 레이벤 스토리는 테크 업계가 그려온 스마트글라스의 가장 진일보한 형태다. 이전에도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글라스 등이 있었지만, 거추장스러운 디자인, 무거운 무게 등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스마트글라스는 이러한 한계를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짜 선글라스와 똑같이 생겨서 나타나는 문제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현지시각) 이 스마트글라스를 ‘스파이 장비’라고 했다. 스마트글라스로 동영상을 촬영하면 안경 전면부에 아주 작은 흰색 LED가 들어오지만, 이를 눈치채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햇빛이 비치는 곳에서 이 LED를 식별하기 쉽지 않다”며 “LED 부분에 검은색 테이프를 붙여도 촬영은 정상적으로 되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안나 스턴 기자는 “이 스마트글라스를 끼고 20명의 사람을 동영상 촬영했는데, 현재 녹화가 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소름끼치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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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페이스북이 레이벤과 협업해 만든 스마트글라스 '레이벤 스토리'를 낀 모습.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동영상 촬영에 30초 제한이 걸려있어 사람들 모르게 길게 녹화할 수 없다”며 “LED 불빛을 고의로 가리는 행위는 서비스 약관 위반”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스마트글라스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기업을 꿈꾸고 있다. 메타버스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AR·VR 기술이 필요하다. 뉴욕타임스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궁극적인 목표는 완전한 증강현실을 적용한 스마트글라스를 출시하는 것”이라며 “이는 페이스북이 진정한 메타버스 기업으로 가는 또 다른 단계”라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