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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코로나가 키워놓은 ‘쓰레기 더미’… 폐기물 처리업체엔 ‘돈 더미’

by조선일보

폐기물 관련 업체들 몸값 급등

조선일보

미국 최대 폐기물 관리 업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의 폐기물 처리장에서 한 직원이 압축 폐기물 보관소를 지나고 있다(왼쪽 사진). 이 회사 직원들이 재활용품을 종류별로 분류 작업을 하는 모습(오른쪽 사진). 코로나 대유행 이후 폐기물 관련 산업이 수혜주로 떠오르며 이 회사 주가는 올해 30% 넘게 상승했다. /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미국 최대 폐기물 관리 업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는 올 들어 주가가 30% 넘게 뛰었다. 둘째로 큰 폐기물 관리 업체 ‘리퍼블릭 서비시스’ 역시 30% 가량 주가가 올랐다. 올해 S&P 500 또는 나스닥 지수보다 2배 가까운 상승률이다. 중국과 일본의 폐기물 업체인 ‘다이나그린 인바이런멘털 프로텍션’과 ‘타케에이’도 올해 주가 상승률이 각각 30%, 49%에 달한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폐기물 관련 산업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코로나로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원 재활용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폐기물 관련 업체 몸값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올해 폐기물 업체에 투자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코로나로 쓰레기 배출 급증

코로나 이전에도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폐기물 발생량은 지난 2016년 20억2000만톤에서 2030년 26억톤에 육박할 전망이다. 세계 인구가 계속 늘고, 산업화 및 도시화가 촉진되는 만큼 폐기물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세계은행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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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코로나 사태가 ‘쓰레기 더미’를 눈덩이처럼 불리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마스크와 장갑 등 일회용 방역 물품이 막대하게 버려지는 데다 음식 배달 및 테이크아웃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각종 플라스틱 폐기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국제 온라인 학술지 ‘헬리온(Heliyon)’에 따르면 지난해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과 일회용 마스크는 각각 하루 평균 160만톤, 34억장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자연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업의 매출도 증가했다.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와 리퍼블릭 서비시스는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6%, 15% 늘었다. 두 회사 모두 매출의 75%가량이 폐기물 수집과 처리에서 발생한다. 캐나다 온타리오 기반의 북미 폐기물 업체 ‘웨이스트 커넥션스’도 지난 2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8% 증가했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쓰레기 처리 비용 역시 해마다 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지난해 기준 톤당 53.7달러에 이른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더라도 40여 년 전 처리 비용(23달러)의 2.3배다.

◇자원 재활용 관심도 높아져

폐기물 업체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꼽힌다.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급등과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구리, 철강 등의 산업용 금속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폐기물 업체들의 주요 사업 분야에는 폐기물 수거 및 매립·소각뿐 아니라 재활용도 포함돼 있다. 버려진 물품에서 구리, 철강, 알루미늄 등을 추출해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폐기물 업체들의 매출도 늘어난다.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전 세계 폐기물 재활용 시장 규모는 537억1000만달러(약 63조원)에 달하며, 2027년까지 803억달러(약 9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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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뿐 아니라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도 재활용 가능한 자원이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매립 가스를 활용해 매년 약 105억㎾h(킬로와트시) 전기를 만들고 있다. 약 81만 가구에 전력을, 54만여 가구에 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웨이스트 매니지먼트는 지난 2018년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에 대규모 ‘재생 가능 천연가스(RNG)’ 설비를 증설했다. 이 회사가 지난 2019년 생산한 신재생에너지는 디젤 환산 시 51만배럴에 달한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351억달러(약 41조원)였던 전 세계 폐기물 에너지 시장 규모는 2027년 501억달러(약 6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산업 전망 밝지만, 종목 투자 유의해야”

전문가들은 폐기물 산업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폐기물의 친환경적 관리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 환경보호국(EPA)의 데브라 레인하트 위원은 “폐기물 처리는 다루기 어려운 분야지만 제대로만 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산업”이라고 했다.


하지만 폐기물 처리와 관리에서 기술 혁신이 더딘 점, 비슷한 규모의 중소 업체가 난립하는 점 등은 폐기물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예를 들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와 리퍼블릭 서비시스는 미국 시장 1, 2위 업체지만, 두 회사가 보유한 매립지는 미국 전체(2627개)의 18.3%인 480여 곳에 그친다. 국내에서도 건설 폐기물 분야 최대 업체인 ‘인선이엔티’의 처리 비율이 2.7%에 불과하다.


그래서 폐기물 산업에 투자할 때는 개별 주식보다 친환경·재활용 관련 기업 주식을 고르게 편입한 펀드에 투자하는 편이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가령 ESG 펀드 운용사 ‘임팩스(Impax)’의 환경 선도주 펀드는 폐기물 업체 주식을 비중 있게 담고 있다. 미국 자산 운용사 ‘반에크’의 ‘인바이런멘털 서비시스(Environmental Services) ETF’처럼 주요 폐기물 업체들의 주식을 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