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 대해 아는 체하고 싶을 때 언급하면 좋을 타자들

[이슈]by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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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의 두 수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왼쪽)과 마이크 트라우트가 이끄는 LA 에인절스는 올 시즌 9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이룰까.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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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2023시즌이 지난달 30일 막을 올렸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엔 박찬호가 활약하던 시절 메이저리그를 즐기신 분들도 있을 테고, 추신수·류현진 시절이 마지막인 분들도 있을 겁니다. 물론 최근까지 열심히 보는 분들도 계시겠죠.


야구를 좋아하지만, 최근 메이저리그엔 뜸했던 분들을 위해 어떤 스타들이 이 무대를 누비고 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기준은 개막과 함께 MLB닷컴이 꼽은 ‘파워랭킹 10′에 든 타자들입니다. 이들만 알아도 어디 가서 메이저리그 이야기가 나올 때 제법 대화에 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살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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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아레나도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와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 트위터

<10위> 놀란 아레나도


★생년월일: 1991년 4월 16일 (만 31세)


★국적: 미국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포지션: 3루수 (우투우타)


★통산 성적: 타율 0.289, 299홈런 973타점, OPS 0.880


★주요 경력: 골드글러브 3루수 부문 10회, 실버슬러거 3루수 부문 5회, 올스타 7회, 내셔널리그 홈런왕 3회, 타점왕 2회


아레나도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입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유명했던 선수죠. 로키스에서 뛰며 2015년(42개)과 2016년(41개), 2018년(38개), 세 차례 내셔널리그 홈런왕을 차지했습니다.


로키스에서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에겐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습니다. 해발 1600m 고지대에 있는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선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의 비거리가 9% 정도 늘어나거든요. 이른바 ‘쿠어스 빨’이 분명히 있는 거죠.


하지만 아레나도는 202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한 이후에도 두 시즌 모두 홈런 30개를 넘기는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쿠어스필드 꼬리표를 시원하게 떼어낸 그는 올 시즌에도 활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아레나도는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골드글러브 10회, 최고 타자에게 수여되는 실버슬러거를 각각 5회 수상한 ‘공수겸장’ 스타입니다. 3루 수비는 역대급이란 평가를 받죠.


그는 류현진의 천적으로도 유명합니다.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31타수 16안타 4홈런 10타점, 타율 0.516, OPS 1.591로 가공할 위력을 보였습니다. 단축 시즌이었던 2020시즌을 제외하고는 7년 연속 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9위> 훌리오 로드리게스


★생년월일: 2000년 12월 29일 (만 22세)


★국적: 도미니카공화국


★소속팀: 시애틀 매리너스


★포지션: 외야수 (우투우타)


★통산 성적: 타율 0.285, 29홈런 77타점, OPS 0.857


★주요 경력: 아메리칸리그 신인왕(2022), 외야수 부문 실버슬러거(2022), 올스타 1회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가 내세우는 차세대 스타입니다. 지난해 외야수 부문 실버슬러거를 수상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도 거머쥐었죠. 소속팀 매리너스의 20년 플레이오프 가뭄을 깬 주역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이름을 줄여 ‘J-Rod’로 불리는 로드리게스는 지난해 올스타전 홈런 더비 4강전에서 2연속 우승자인 피트 알론소를 물리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결승에서 후안 소토에 18대19로 패하며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새로운 거포의 등장을 알린 무대가 됐죠.


로드리게스는 지난 시즌 타율 0.284, 28홈런 75타점 25도루로 호타준족의 면모를 뽐냈습니다. 루키가 ‘25홈런-25도루’를 달성한 것은 2007년 크리스 영(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과 2012년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에 이어 세 번째 기록입니다. 전형적인 5툴 플레이어로, 중견수 수비도 뛰어납니다.


로드리게스는 작년 8월, 매리너스와 보장 12년 2억1000만달러, 최대 17년 4억7000만달러(약 620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습니다. 매리너스 구단이 로드리게스를 얼마나 아끼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죠.


<8위> 매니 마차도


★생년월일: 1992년 7월 6일 (만 30세)


★국적: 도미니카공화국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포지션: 3루수 (우투우타)


★통산 성적: 타율 0.281, 283홈런 856타점, OPS 0.833


★주요 경력: 골드글러브 3루수 부문 2회, 실버슬러거 3루수 부문 1회, 올스타 6회


마차도는 아레나도와 함께 현역 최고 3루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스타입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162홈런 471타점을 올리며 맹활약한 그는 LA 다저스를 잠시 거친 뒤 2019년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고 있죠. 우리에겐 김하성의 팀 동료로 친숙합니다.


MVP엔 한 번도 오르지 못했지만, MVP급 활약을 자주 펼쳤습니다. 37홈런 107타점의 2018시즌, 단축 시즌으로 치러졌지만 OPS 0.950을 기록한 2020시즌, 32홈런 102타점을 올린 2022시즌 등이 유명하죠. 지난 시즌엔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마차도는 지난 2월 파드리스와 11년간 총액 3억5000만달러(약 4600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습니다. 10년 계약 중 6년(1억8000만달러)이 남은 상황에서 새 계약으로 5년(1억7000만달러)을 더 늘린 거죠. 그는 파드리스에서만 15년간 4억7000만달러(약 6200억원)를 벌게 된 겁니다.


그에게 필요한 건 우승 반지입니다. 마차도는 2019시즌 다저스에서 파드리스로 팀을 옮기며 “우리가 다저스보다 먼저 우승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다저스가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머쓱해졌습니다.


지난 시즌엔 파드리스가 NLCS(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르며 우승 도전에 나섰지만,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1승4패로 밀리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죠. 마차도의 파드리스가 김하성과 함께 올 시즌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입니다.


<7위> 프레디 프리먼


★생년월일: 1989년 9월 12일 (만 33세)


★국적: 미국·캐나다


★소속팀: LA 다저스


★포지션: 1루수 (우투좌타)


★통산 성적: 타율 0.299, 292홈런 1041타점, OPS 0.895


★주요 경력: 내셔널리그 MVP(2020), 월드시리즈 우승(2021), 실버슬러거 1루수 부문 3회, 올스타 6회


프리먼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뛰며 2020년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한 강타자입니다. 2020시즌 성적은 타율 0.341, 13홈런 53타점, OPS 1.102로 코로나로 인한 단축 시즌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났죠.


2021시즌에는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습니다.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입고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상대해 5차전에서 홈런을 쳤고, 6차전에선 5-0 리드 상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습니다.


FA 자격을 얻은 프리먼은 2022시즌을 앞두고 6년 1억6200만달러(약 2100억원)에 고향 팀인 다저스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습니다. 지난 시즌엔 21홈런 100타점으로 중심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2루타 47개는 내셔널리그 최다 기록이었죠. 최다 안타(199개)와 출루율(0.407)도 가장 높았습니다.


프리먼은 리그를 대표하는 중장거리 타자로,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이 모두 뛰어납니다. 1루 수비 역시 수준급이죠. 현재 1911안타로 명예의전당 안정선인 ‘3000안타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큰 선수로 평가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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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는 2023 WBC에서 투타 맹활약으로 일본의 우승을 이끌며 올 시즌 전망을 밝혔다. / AFP연합뉴스

<6위> 오타니 쇼헤이


★생년월일: 1994년 7월 5일 (만 28세)


★국적: 일본


★소속팀: LA 에인절스


★포지션: 투수·외야수·지명타자 (우투좌타)


★통산 성적: 타율 0.267, 129홈런 347타점, OPS 0.886


★주요 경력: 아메리칸리그 MVP(2021), 아메리칸리그 신인왕(2018), 실버슬러거 지명타자 부문 1회, 올스타 2회


네, 그 오타니입니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이도류’로 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오타니는 올 시즌에도 투수와 타자로 모두 활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일단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의 우승을 이끌면서 MVP까지 차지해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죠.


오타니는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31일 애슬레틱스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선 타자 오타니에 대한 얘기만 하려 합니다. 그는 이번 시즌 타석에 들어서서도 홈런 2개를 때려내며 장타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타자 오타니의 가장 빛났던 시간은 MVP를 받은 2021시즌입니다. 46홈런 100타점으로 폭발했죠. OPS는 0.965에 달했습니다. 지난 시즌엔 34홈런 95타점으로 살짝 성적이 꺾이긴 했지만, 올해는 더 좋아질 것이라 전망하는 전문가가 많습니다. 이미 WBC에서 8타점을 올리며 가공할 OPS(1.345)를 기록했습니다.


NPB(일본프로야구)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뛰었던 2016년, 퍼시픽리그 MVP에 오르며 재팬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던 오타니는 2018년부터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우승은커녕 플레이오프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했습니다. 오타니는 과연 올해 막강한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과 함께 9년 만에 팀에 ‘가을 야구’를 선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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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내셔널리그 MVP 폴 골드슈미트. / 트위터

<5위> 폴 골드슈미트


★생년월일: 1987년 9월 10일 (만 35세)


★국적: 미국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포지션: 1루수 (우투우타)


★통산 성적: 타율 0.296, 316홈런 1044타점, OPS 0.918


★주요 경력: 내셔널리그 MVP(2022), 내셔널리그 홈런·타점왕(2013), 골드글러브 1루수 부문 4회, 실버슬러거 1루수 부문 5회, 올스타 7회


‘골디’란 애칭으로 불리는 골드슈미트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MVP에 빛나는 선수입니다. 2022시즌 35홈런 115타점을 올렸고, OPS는 무려 0.981에 달했죠. 34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거머쥔 MVP라 더욱 값진 평가를 받았습니다. ‘골디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말이 나올 만했습니다.


그는 프리먼, 앤서니 리조 등과 함께 공격과 수비를 두루 갖춘 리그 대표 1루수로 꼽힙니다. 실버슬러거(5회)와 골드글러브(4회) 수상 횟수가 이를 증명하죠.


성실한 태도로 유명한 골드슈미트는 2011년부터 8년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중심 타자로 맹활약했습니다. 2013시즌엔 36홈런 125타점으로 내셔널리그 홈런·타점왕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는 2019시즌을 앞두고 카디널스로 이적합니다. 5년 1억3000만달러로 구단 역사상 최고 금액이었죠. 그리고 그는 야구 도시 세인트루이스에서 기대에 걸맞게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골드슈미트는 아레나도와 함께 류현진의 천적으로도 유명합니다. 류현진이 아메리칸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떠나기 전까지 그에게 홈런 3개를 뽑아냈습니다.


<4위> 후안 소토


★생년월일: 1998년 10월 25일 (만 24세)


★국적: 도미니카공화국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포지션: 외야수 (우투우타)


★통산 성적: 타율 0.286, 126홈런 378타점, OPS 0.947


★주요 경력: 월드시리즈 우승(2019), 내셔널리그 타격왕(2020), 실버슬러거 외야수 부문 3회, 올스타 2회


소토는 지난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2018시즌부터 뛰며 리그를 지배했던 그를 생각하면 2022시즌 성적은 초라했죠. 62타점으로 생산력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MLB닷컴은 빅리그 6년차인 그가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레이스에서 2위를 차지한 애들리 루치먼보다도 어리다고 강조합니다. 10대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터라 이제 스물네 살이거든요.


소토는 2019시즌 34홈런 110타점을 기록하며 리그의 미래이자 현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해 내셔널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꼈죠. 그야말로 소토의 시대였습니다.


소토는 2022시즌 도중 팀을 옮깁니다. 그해 7월 내셔널스는 소토에게 15년 4억4000만달러(약 5800억원)라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대 계약을 제시했는데 소토가 이를 거절했죠. 결국 소토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됩니다. 그는 파드리스 소속으로 NLCS에 오르며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했지만,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소토는 파워와 콘택트 능력, 선구안까지 갖춘 ‘완성형 OPS 히터’로 유명합니다. 2021시즌엔 볼넷을 145개, 지난 시즌엔 135개를 얻어냈죠.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시즌의 OPS는 1.185로 리그 최고였습니다. MLB닷컴이 지난 시즌 부진에도 소토를 4위에 올려놓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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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홈경기에서 5-7로 뒤지던 9회 3점 홈런을 터뜨려 팀에 극적인 8대7 승리를 안긴 요르단 알바레스 /AP 연합뉴스

<3위> 요르단 알바레스


★생년월일: 1997년 6월 27일 (만 25세)


★국적: 쿠바


★소속팀: 휴스턴 애스트로스


★포지션: 외야수 (우투좌타)


★통산 성적: 타율 0.297, 100홈런 292타점, OPS 0.975


★주요 경력: 월드시리즈 우승(2022), ALCS MVP(2021), 아메리칸리그 신인왕(2019), 실버슬러거 외야수 부문 1회, 올스타 1회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쿠바 출신 강타자 알바레스는 가을에 강한 사나이입니다.


그는 2019시즌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2점 홈런을 날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맞붙은 2021시즌 ALCS(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선 3안타(1홈런) 3타점을 몰아쳤고, 6차전에서는 4안타를 보태며 시리즈 MVP에 뽑혔죠.


지난 시즌엔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한 ALDS(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5-7로 뒤진 9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끝내기 스리런포를 작렬하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습니다. 2차전에서도 1-2로 뒤진 6회말 역전 투런포를 터뜨렸고요.


알바레스는 이어진 ALCS에선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한 월드시리즈 6차전 6회말 1사 1·3루에서 결승 3점 아치를 그리며 애스트로스의 정상 등극에 큰 힘을 보탰습니다. 자신의 생애 첫 우승이었죠.


알바레스는 될성부른 떡잎이었습니다. 2019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올랐는데 그 시즌 OPS가 1.067로, 역대 루키 중 가장 높았습니다. 파워와 정교함에 공을 보는 눈까지 좋아 통산 OPS가 0.976에 이릅니다. 좌타자임에도 좌투수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장점입니다. 지난해 ALDS 1차전 끝내기 아치와 월드시리즈 6차전 결승 홈런 모두 좌투수를 맞아 터뜨린 것이죠.


외야 수비는 약점으로 꼽히는 항목입니다. 그래서 지명타자로 출전할 때가 많습니다.


애스트로스가 월드시리즈 2연속 우승 도전에 나선 올 시즌엔 호세 알투베가 부상으로 빠진 터라 알바레스의 어깨가 더욱 무겁습니다. 출발은 좋습니다. 알바레스는 2홈런 9타점으로 초반부터 매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2위> 마이크 트라웃


★생년월일: 1991년 8월 7일 (만 31세)


★국적: 미국


★소속팀: LA 에인절스


★포지션: 외야수 (우투우타)


★통산 성적: 타율 0.303, 351홈런 898타점, OPS 1.002


★주요 경력: 아메리칸리그 MVP 3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2012), 아메리칸리그 타점왕(2014), 실버슬러거 외야수 부문 9회, 올스타 10회


지난 2019년, 미 NBC는 2010년대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 5명을 선정하며 트라웃의 이름을 맨 위에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0년간 최고 선수임은 물론 다가올 10년에도 최고일 것”이라고 했죠.


트라웃은 메이저리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타자입니다. 걸어온 길 자체가 역사죠. 2012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오르며 이름을 알린 그는 세 차례(2014·2016·2019) 아메리칸리그 MVP를 따냈습니다.


아직 홈런·타격 타이틀을 따낸 적은 없지만 최고의 ‘5툴 플레이어’란 평가를 받습니다. 정교함과 파워를 모두 갖춘 타격, 도루왕을 차지할 정도로 빠른 주력에, 뛰어난 수비와 송구 능력을 갖췄죠. 통산 OPS가 1이 넘습니다.


WAR(Wins Above Replacement)을 따져보면 그 위력이 드러납니다. WAR은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말하는데 일반적인 보통 선수, 즉 대체 수준의 선수와 비교해 해당 선수가 얼마나 팀 승리에 기여 한지를 나타내는 데이터입니다.


트라웃은 베이스볼레퍼런스가 구하는 bWAR에서 82.4로 현역 선수 중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3090안타, 1848타점의 39세 레전드 미겔 카브레라의 누적 WAR이 67.7인 것을 감안하면 카브레라의 절반가량 타석에 들어선 트라웃이 쌓아올린 WAR이 새삼 더 위대해 보입니다.


하지만 트라웃도 초라해지는 시간이 있으니 바로 가을입니다. 그의 소속팀 에인절스는 2014시즌 이후 8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트라웃의 ‘가을 야구’ 경험은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맞붙은 ALDS 3경기가 전부입니다. 트라웃이 12타수 1안타로 부진한 가운데 에인절스는 3연패로 쓸쓸히 짐을 쌌습니다. 트라웃의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1안타 3타점에 불과하죠.


2021시즌 부상으로 36경기 출전에 그쳤던 그는 지난 시즌엔 119경기에 나서 40홈런을 때리며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과연 ‘가을 야구’에 목마른 트라웃이 올 시즌엔 든든한 동료 오타니와 함께 오랜 숙원을 풀 수 있을까요?


<1위> 애런 저지


★생년월일: 1992년 4월 26일 (만 30세)


★국적: 미국


★소속팀: 뉴욕 양키스


★포지션: 외야수 (우투우타)


★통산 성적: 타율 0.284, 222홈런 501타점, OPS 0.977


★주요 경력: 아메리칸리그 MVP(2022), 아메리칸리그 신인왕(2017),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2회, 타점왕 1회, 실버슬러거 외야수 부문 3회, 올스타 4회


대망의 1위는 저지입니다. 저지는 지난 시즌 홈런 퍼레이드로 메이저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수퍼스타죠.


그는 2022시즌 62홈런을 치며 1961년 로저 메리스(61개)를 제치고 역대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에 61개 이상 홈런을 친 선수는 저지가 다섯 번째였죠.


메리스 외엔 배리 본즈(2001년 73개)와 마크 맥과이어(1998년 70개·1999년 65개), 새미 소사(1998년 66개·1999년 63개·2001년 64개)가 이를 해냈습니다. 하지만 이 중 본즈와 맥과이어, 소사에겐 금지 약물을 복용해 몸집과 파워를 키워 이를 달성했다는 낙인이 찍혀 있습니다. 즉 ‘청정 타자’만 따지면 저지가 역대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가 됩니다.


저지는 홈런의 대명사입니다. 2m가 넘는 큰 체구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스윙이 일품입니다. 곧잘 시속 180km를 넘길 만큼 타구 속도가 어마어마하죠. 밀어치는 데도 능해 홈런 타구 방향이 다양합니다.


2017시즌 52개로 홈런왕 타이틀을 따내며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던 그는 부상 등으로 부침이 있었지만 지난 시즌 역사적인 62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죠. 그 활약에 힘입어 오타니를 제치고 2022시즌 아메리칸리그 MVP를 따냈습니다.


눈부신 활약에 명문 양키스도 화답했습니다. 저지와 9년간 총액 3억6000만달러(약 4700억원)에 연장 계약을 맺었죠. 연평균으로 따지면 1년에 4000만달러로, 타자 부문 1위입니다.


뉴욕 양키스타디움엔 저지의 전용 응원 구역인 ‘저지스 체임버스(The Judge’s chambers·판사의 방)’가 있습니다. 저지의 연장 계약으로 이곳도 당분간 명맥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팬들은 저지의 성(姓)이 ‘판사’라는 뜻의 저지인 것에 착안해 저지스 체임버스에서 법복 느낌의 가운을 걸치고 모형 판사봉을 들고 응원을 하기도 합니다.


저지는 백인 교사 부부에게 입양돼 성장한 스토리로 유명합니다. 여섯 살 터울 형 존 역시 입양아로, 한국 태생이죠. 형과 함께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은 그는 “학교 숙제와 집안일을 마치지 않으면 비디오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놀 수 없었다”고 회상하며 “부모님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줬다”고 말합니다. 언젠가 부모님을 모시고 서울에 와서 한국 음식을 먹는 것이 꿈이라고 하네요.


저지도 우승이 목 마른 선수입니다. 월드시리즈 정상에 27회 오르며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명문 양키스는 2009년 이후 12년 연속 정상 등극에 실패했습니다. 정규리그에 비해 포스트시즌 무대 활약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 저지 입장에서도 올가을을 벼르고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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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석 기자]

2023.04.1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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