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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강변 캠핑장에서의 차박…
도심 속 캠핑, 언택트 대구 여행

by시티라이프

먹고 자는 모든 걸 내가 책임지는 캠핑. 거기에 ‘자동차’라는 기동성을 더한 ‘차박’은 코로나시대 아무와도 접촉하지 않고, 오롯이 나만의 여행을 즐기고 올 수 있는 언택트 여행법이다. 대구의 젖줄, 금호강변에 위치한 캠핑장에서 비대면 차박 여행을 즐기고 왔다.

시티라이프

차박이란?

말 그대로 차에서 먹고 자며 머무르는 캠핑이다. 차에 캠핑장비를 다 싣고 다니며 차 안에서 잠을 자거나, 차 위나 뒤에 어닝이나 텐트를 연결하는 도킹 텐트, 캠핑 트레일러, 캠핑카로 여행하는 것도 모두 포함된다. 날씨나 계절에 구애 받지 않으며 백패킹에 비해 기동력 있고, 타프와 텐트를 모두 쳐야 하는 오토캠핑에 비해 쉽고 빠르게 사이트 구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로 SUV나 왜건, 미니밴 같은 RV(Recreational Vehicle) 차량이 주로 쓰이지만 소형차의 경우에도 도킹 텐트를 연결해 공간을 확장시키는 차박이 가능하다. 차만 있다면 원하는 언제든 떠나서 어디든 차를 대고 자연을 캔버스 삼아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가장 완벽한 비대면 여행인 차박은 차가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데다, 날씨나 벌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질식의 위험도 없다.

퇴근박 가능한 도심의 언택트 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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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름에 대구를?’ ‘게다가 캠핑?’ 트렁크엔 사시사철 캠핑 장비가 실려 있긴 하지만 ‘대프리카’ 출신인 내게도 ‘한여름 대구 캠핑’은 까나리 액젓 복불복을 앞둔 ‘1박2일’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숙영지로 결정된 대구 금호강 오토캠핑장은 생각보다 시원했다. 대구의 한강이랄 수 있는 금호강이 땅의 열기를 한바탕 식혀 주어서일까. 신천이 대구의 남북을 가르는 강이라면, 금호강은 대구의 동서를 가로지른다. 낙동강의 지류로 포항에서부터 116km를 흘러오는 장구한 강은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도 수변 공원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옆구리에 생태공원을 낀 강 위로 무리 지은 연꽃 줄기를 헤치며 오리 떼가 헤엄 친다. 시멘트나 돌로 다듬은 강변과는 다르게 옛 시골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생태공원을 본 게 얼마 만인가.


지난해 9월 문을 연 금호강 오토캠핑장은 9655㎡(약 3000평)의 넓은 대지에 16사이트가 전부로, 호젓하게 나만의 여행을 즐기고 올 수 있는 곳이다. 최대 10×10m 사이즈에 텐트간 거리가 2m가 넘기 때문에 캠핑카 혹은 자차, 텐트를 가져와 캠핑을 즐기는 일명, 차박을 하기에도 좋다. 자연스레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게다가 북대구IC에서 20분 거리, 북구 검단동 산업단지에 위치한 도심형 캠핑장이라 퇴근 후에 와도 이른 저녁을 해먹을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좋다. 멀리 가지 않아도 도심 속에서 언택트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대구 시민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곳이다. 강을 끼고 있어 캠핑의 꽃인 ‘불멍’뿐 아니라 ‘물멍’까지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데다, 아직 개장한 지 얼마 안돼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는다.


QR코드로 출입관리를 하고 체온 측정이 끝나자, 사이트를 배정 받는다. 우리의 사이트 번호는 강변에 위치한 6번. 캠핑장 전 사이트가 리버 뷰긴 하지만 6번 사이트는 호텔로 치면 바로 눈앞에 물이 펼쳐지는 프리미엄 리버 뷰다. 층간 소음이나 재테크 걱정도 없는 천연의 리버 뷰다. 캠핑장엔 특히 노지나, 주차장에서 스텔스 캠핑(타프나 텐트, 테이블 등을 설치하지 않아 밖에서 볼 땐 주차 차량으로 보이는 캠핑)을 할 경우에는 느낄 수 없는 쾌적함이 충만했다. 일단 호텔에서나 보던 천장 설치식 온수 샤워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놀이터와 함께 방범용 CCTV가 갖춰져 있고, 하늘 다리와 미끄럼틀 등이 놓인 잔디광장과 함께 나무블록, 색깔이 변하는 회전의자, 목마 등이 있어 아이 동반객에게도 쉴 틈을 준다. 대구시가 운영하는 블로그 ‘제멋대로 대구로드’나 대구관광뷰로의 대구관광 공식 인스타그램(@daeguvisit)에 들어가면 금호강 오토캠핑장 외에 대구의 유명 관광지와 축제, 행사, 맛집, 숙박, 쇼핑 등 대구 관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즐긴 불멍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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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트렁크에 연결한 차박 텐트를 젖히니 햇살 부서지는 금호강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감성 트렁크뷰’를 원하는 감성 캠핑자들에게 트렁크 뒤 물멍이 가능한 금호 오토캠핑장은 최고의 선택이다. 언제 왔다 갔는지 모를 우렁각시 같은 관리 요원들 덕에 늘 깔끔한 상태인 화장실과, 수챗구멍 막힐 틈 없이 청소된 개수대나 샤워실 때문에 쾌적한 몸으로 치맥 타임에 돌입할 수 있었다. 이미 시원하게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는 캠핑카 냉장고에서 이마가 쩡 갈라질 듯 차가운 맥주를 꺼내 든다.


아파트 벽으로 가려진 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만남이 캠핑장엔 남아 있다. 빠뜨리고 가져오지 않은 망치를 빌려주거나, 텐트 치는 것을 도와주면 저쪽에서 수박을 보답하는 식이다. 캠핑장 안쪽엔 특별여행주간을 맞아 ‘언택트 여행’ 이벤트에 당첨된 모녀와 모처럼 주말을 즐기러 온 대학생들이 묵고 있었다. 그네들과 맥주를 앞에 놓고 둘러 앉아 각자의 여행 썰을 풀어 본다. 경상도 사투리로 아무리 ‘단디’ ‘똑띠’ 잘살아보려 한다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 우리의 결론은 결국 인생은 ‘고기에서 고기’였다. ‘더운데 무슨 셀프 바비큐인가’라는 결론에 공통적으로 도달한 멤버들은 비대면 주문이 가능하다는 신천 둔치 칠성야시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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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동남아의 수상 가옥 야시장에 온 듯한 화려한 조명이 우릴 감싸자, 일행들은 하이에나처럼 흩어진다. 레드 컬러의 푸드 트럭과 취식이 가능한 노란색 몽골텐트에서 나오는 조명이 신천 둔치를 하얗게 밝힌다. 불쇼를 선보이는 야시장의 시그니처, 공룡 다리모양 고기와 대구의 상징인 납작만두와 막창이 일순위. 비대면으로 미리 주문한 메뉴들을 집어 들고, 시장 한편에 있는 뽑기 코너에 아이처럼 머리를 모아본다. 그리고 뽑기에 성공한 거대한 물고기 엿을 들고 의기양양하게 캠핑장으로 돌아온다. 야시장에서 사온 수제 IPA맥주와 함께 팟타이와 오코노미야키를 펼쳐 놓으니 이국에 온 느낌이다. 역시 캠핑의 멋은 바로 불멍과 함께 즐기는 음식. 남이 해주는 음식이 가장 맛있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배를 두드리며 의자에 기대 하늘을 본다. 밤하늘에 예쁜 단추처럼 박힌 별들 사이로 구름이 천천히 흘러간다. 들리는 것은 ‘타닥타닥’ 장작이 타들어 가는 소리와 이따금 수면 위로 물고기들이 ‘찰랑’ 고개를 내미는 소리.


산으로 사방이 막힌 답답한 대구가 싫어 서울로 온 내게, 금호강이 ‘왜 이제야 왔어’라고 말하는 듯 문득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온다. 대구가 고향인 나도, 캠핑장에서 만난 모녀도 미처 몰랐던 대구의 시원한 강바람이 들뜬 이마를 시원하게 만져준다. 사는 게 다 이렇다. 태어난 김에 사는 것처럼 몸과 마음을 돌보지 않다가도 이따금 그 앞에 나를 가져다 놓고 있노라면, 자연은 마음이 꺾이지 않도록 나를 어루만져 주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연과 가까운 곳에 나를 놓아둘 수 있는 ‘캠핑’은 위급할 때 써먹는 응급처치법이다. 모든 게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에서 온 탕자에게, 장구하게 흘러온 금호강이 속삭인다. 가만가만, 천천히 가도 결국은 닿는다고.

Info-금호강 오토캠핑장

  1. 위치: 대구시 북구 검단동 458-4
  2. 운영: 연중무휴(설, 추석 당일 제외)
  3. 요금: 1인당 비수기 2만5000원(주말 3만 원), 성수기 3만 원(주말 3만5000원)
  4. 이용시간: 14:00 입실, 12:00 퇴실
  5. 예약: 북구청 홈페이지 or 대구시 통합예약시스템

지금 가장 핫한 대구의 야간 명소!

전국 시장 최초 비대면 주문! - 별별상상 칠성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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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과 함께 대구를 대표하는 70년 역사의 대형시장인 칠성시장. 가로등과 함께 수면 위로 빛나는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핫한 야경 명소’로 떠오른 칠성야시장은 지난 연말 문을 열었다. 칠성시장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야시장은 시장 뒤쪽의 신천 둔치 유료 주차장에 들어서 있다. 조명 때문에 마치 동남아의 유명 야시장에 나와 있는 느낌을 선사하는 야시장은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공룡 구이부터 팟타이, 오코노미야키 같은 전 세계 음식과 함께 기발한 창작 먹거리, 디저트, 주류를 다양한 푸드트럭으로 선보인다. 주말에는 수제 팔찌나 귀걸이, 공예품 등 프리마켓도 선다. 전국 시장 최초로 비대면 주문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게 특이점. 매대 줄 설 필요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먹거리 50여 가지를 ‘스마트오더 시스템’으로 주문할 수 있다. QR코드 스캔으로 바로 주문과 결제를 한 후 음식 조리가 끝나면 고객에게 조리 완료 사실이 전송된다. 상시로 DJ와 함께 하는 음악다방, 뮤지컬, 밴드 연주 등도 진행된다. 야시장은 평일 밤 11시, 금, 토요일은 밤 12시까지 운영된다.

  1. 위치: 대구시 북구 태평로 177-3(1호선 칠성시장역에서 도보 5분, 신천둔지 공영주차장 일원)

미디어파사드로 수놓은 양반 문화 - 구암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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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서당이 많아 ‘서당골’로 불린 구암서원. 대구 하면 ‘에헴!’ 수염을 쓰다듬는 고지식한 양반 문화가 떠오르지만 지난 6월부터 미디어파사드를 선보이는 구암서원은 딱딱한 유교문화와 거리가 멀다. ‘옛 서당으로 가는 길’이라는 테마의 미디어파사드가 서원 정문으로 향하는 계단에서부터 시작, 기와가 올라가 있는 전통 한옥 스타일의 건물 앞 계단과 외벽에 LED 영상을 비춘다. 음악이 시작되자, 계단과 건물엔 선비들의 모습이 비춰지고, 각종 이야기가 음악, 컬러풀한 LED 조명과 함께 쏘아진다. 서원 앞마당은 별빛 가득한 하늘이었다가 바람 소리가 스칠 듯한 대나무 밭이 되었다가, 풀벌레 소리가 들릴 듯한 잔디밭으로 변한다. 대부분의 서원들이 시 외곽에 위치한 것과는 달리 구암서원은 대구 도심에 위치해 있어 야행 중 들르기 좋다. 달성 서씨의 문중 서원이었지만 최근엔 최근 ICT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와 역사 콘텐츠를 연계한 야간체험형 관광지로 대구 북구 8경 중 7경에 속할 만큼 인기다. 사원 건물이 인문학, 공연, 체험 등의 콘텐츠와 결합해 마치 캔버스처럼 옛 영남 선비문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1. 위치: 대구광역시 북구 연암공원로 17길 20

글 박찬은 기자 사진 김민수 취재협조 (사)대구관광뷰로, 카트리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