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여행 ]

경기만 소금길 힐링 트레킹
-두 발로 읽는 생명의 길

by시티라이프

시흥에서 안산을 거쳐 화성까지, 바다를 향해 열린 길이 있다. 150km에 달하는 경기만 소금길이다. 이 길은 역사와 문화, 자연적 가치를 지닌 경기만을 재발견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에코뮤지엄’을 통해 그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10월과 11월, 그 길을 걷는 행사도 열린다. ‘비대면 자율여행’이라는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기만 소금길 대장정’이다. 그 가운데 꼭 걸어봐야 할 코스를 미리 둘러봤다.

갯벌을 걷는 ‘시흥’의 소금길

시티라이프

경기만 소금길의 시작은 물왕저수지다. 그곳에서 소래철교까지 이어지는 1코스는 시흥시의 대표적인 지리와 문화유산들을 고루 만날 수 있는 루트다. 관곡지, 연꽃테마파크, 호조벌, 갯골생태공원, 소래포구와 철교 등을 차례로 만나며 바다와 접한 시흥의 역사와 문화를 더듬어 볼 수 있다. 거리는 약 16km 정도의 평지 길로,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살아있는 자연학습장으로 가족이 함께 걸어도 좋을 그런 길이다. 걷는 시간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서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느낄 수 있다. 코로나19로 제대로 즐기지 못한 연꽃축제와 갯골축제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기회도 될 듯. 갯골생태공원과 소래포구를 거쳐 월곳포구, 배곧, 덕섬 그리고 오이도까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바다와 도시를 이어주며 공존하는 갯벌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소금길 2코스의 중심인 오이도에서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빨간등대’를 만날 수 있고, 칼국수와 조개구이 등의 먹거리로 시장기도 달랠 수 있다.

  1. 경기만 소금길 1~2구간 루트(약 17km) 물왕저수지-보통천-연꽃테마파크-관곡지-호조벌-갯골생태공원-늠내길-소래포구-소래철교-월곶포구-배곧신도시-덕섬-오이도-오이도 등대

섬을 느끼는 ‘안산’의 소금길

시티라이프

경기만의 바다는 섬의 바다이기도 하다. 홀로인 듯 함께인 듯, 섬과 섬이 마주 보고 맞닿아 있는 경기만의 바다는 그래서 유독 풍광이 아름답다. 거기에, 하루에 두 번 바다가 갈라져 길을 만드는 곳이 있다. 경기만 소금길 10코스의 시작점인 누에섬이다. 그 모양이 마치 누에와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누에섬은 탄도항에서 1.2㎞ 정도 떨어진 앞바다에 위치하고 있는데, 썰물 때 생기는 바닷길을 이용해 걸어 갈 수 있고 그곳의 명물인 전망대에 오르면 대부도, 선감도, 탄도, 불도 등 주변의 아름다운 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섬으로 가는 길에 세워진 3기의 커다란 풍력발전기와 그 뒤로 펼쳐진 서해바다, 그리고 일몰의 풍경 역시 말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장관이다. 누에섬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탄도는 참나무 숲이 울창해 그 나무를 베어 숯을 굽던 곳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1988년 매립공사로 육지가 됐고 이젠 누에섬의 일몰 풍경을 바라보는 최고의 전망지가 되어 있다. 누에섬 입구에 있는 1억만 년 전의 퇴적층인 탄도지층과 9코스 말미의 대부광산 퇴적암층을 살펴보는 것도 안산 소금길 트레킹에서 빼놓을 수 없는 흥미로움이다.

  1. 경기만 소금길 10구간 루트(약 11.4km) 누에섬-안산어촌민속박물관-탄도항-탄도방조제-전곡항-제부도 입구

역사를 읽는 ‘화성’의 소금길

시티라이프

경기만 소금길의 마무리는 화성에서 하게 된다. 그곳에 궁평리가 있다. 궁평리에는 해안사구와 해송으로 유명한 궁평리유원지가 있고, 전곡항과 함께 화성을 대표하는 궁평항이 있다. 궁평리유원지의 해안사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해안사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곳이며, 주변에 수령 100년이 넘는 해송 5000여 그루가 군락을 지어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일몰 시 노을과 바다, 해송이 어우러진 풍경은 보는 사람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궁평리유원지에서 궁평항까지는 걷기 좋은 보행교가 놓여있다. 다리 아래 갯벌의 풍경도 신비롭고 노을녘의 풍광은 최고의 포토 스폿이 된다. 궁평항은 포구의 경치도 좋지만 풍부한 해산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궁평항에서 매향리까지는 거대한 화성방조제 길이 이어진다. 약 10km에 달하는 긴 거리지만 망망대해 혹은 황금빛 갯벌을 바라보며 오로지 걷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이른바 ‘걸멍’ 코스다. 방조제를 건너면 만나게 되는 매향리는 그늘진 역사의 현장으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곳이다. 그곳에 매향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자 만든 매향리스튜디오가 있다. 소금길 12구간에서는 화성에 마지막으로 남은 ‘공생염전’도 볼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만든 곳으로, 공평하게 소금판을 분배하고 다 같이 잘 살자는 의미로 이름을 붙였다.

  1. 경기만 소금길 12구간 루트(약 14km) 백미리어촌체험마을-공생염전-궁평리유원지-궁평항-화성방조제 남단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이상호, 시흥시, 경기만 에코뮤지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