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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냉탕과 열탕을 오가는 맛

by시티라이프

전체 차트 음식료품-0.71% CJ제일제당+0.27%

겨울인데 느닷없이 냉면이 생각나는가 하면, 진땀을 뺀 적도 없는데 갑자기 삼계탕이 떠오른다. 입맛이란 그런 것이다. 몸이 원할 땐 다 이유가 있어서이다. 심신이 뜨거울 때, 얼음처럼 차가워졌을 때 생각나는 그 음식들, 바리바리 찾아가 챙겨먹어 보았다.

▶70년 동안 후끈하게 오장동 ‘흥남집’

시티라이프

속을 뜨겁게 만들고 싶을 때 생각나는 집이다. 엄청 맵게 먹을 수 있는 함흥냉면이라 그렇다. 냉면 맛 좀 안다는 사람들은 함흥냉면으로 냉면을 배운다. 그리고 한참 뒤 평양냉면을 제대로 먹어본 후에는 함흥냉면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 면에서 사실 맛있는 함흥냉면에게 미안할 때도 있다. 흥남집은 함흥냉면 전문점인데 지역 이름을 함흥이 아닌 흥남으로 했다. 주인이 1.4후퇴 때 흥남부두에서 매서운 바람 맞으며 한국으로 피난 와 1953년 오장동에 냉면집을 차렸다. 맛은 함흥냉면 그대로이다. 함흥냉면의 특이점은 비빔냉면의 인기가 높다는 것인데, 흥남집 역시 회냉면이 메인이다. 일반 함흥냉면과의 차이가 있다면, 주방에서 잡아줘야 할 양념의 세밀한 맛을 손님이 직접 잡도록 했다는 점이다. 냉면은 기본 양념만 해서 테이블에 주면 나머지 양념(설탕, 참기름, 식초, 양념장 등)은 손님이 자기 취향에 맞춰 테이블에 준비해 놓은 양념통에서 꺼내 섞으면 된다. 흥남집에 천 명의 손님이 오면 천 가지의 함흥냉면 맛이 나는 이유가 그것이다. 회냉면 외에 편육 느낌의 소고기가 섞인 고기비빔냉면, 회와 소고기를 섞은 섞임냉면, 물냉면, 회냉면, 회무침(2만5000원), 수육(2만5000원), 만두(4알, 7000원) 등을 맛볼 수 있다. 냉면은 1만3000원에 판매 중이다.


위치 서울시 중구 마른내로 114(오장동) 운영 시간 11:00~20:30, 라스트오더 20:00 *수요일 휴무

▶심신이 깨끗해지는 느낌 이촌동 ‘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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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름’을 뜻하는 마사에 들어가면 마음이 확 안정된다. 연륜이 깊게 묻어 있는 셰프의 표정과 자세 때문이다. 이곳에선 안주 포함 약 16가지 정도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지만 그 무엇 하나 빠지는 맛이 없다. 상차림도 깔끔하다. 필자 혼자 이곳을 찾은 날엔 삼치구이(식사 1만5000원)를 시켜 먹었다. 삼치 한 토막, 섬세하게 갈라놓은 칼집, 태운 부분 없이 잘 익은 오븐구이 생선, 육즙을 적당히 잡아줘 퍽퍽하지 않은 식감, 반찬으로 나온 된장국, 김치, 어묵, 해초 무침 등 결점 하나 없는 식단이었다. 맛이야 뭐, 얘기하면 뭐하나. 생대구탕, 생복어탕, 냉대구탕, 민물장어구이, 고등어구이, 낙지볶음 등 다음에 와서 먹어야 할 식사와 안주들이 줄줄이 입력된다. 배불리 먹고도 소화가 다 된 듯 심신이 개운해지는 기분이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촌로77길 19(이촌시장) 운영 시간 월~금요일 11:00~22:00,


토요일 17:30~22:00, 브레이크타임 15:00~17:30 *일요일 휴무

▶착해지고 싶을 땐 맑은 삼계탕, 신사동 ‘원주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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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추어탕으로 인기깨나 있는 집이다. 식사 시간에 가면 다소 혼잡스러울 정도다. 그런데 추어탕 식당에서 삼계탕을 판다. 특징은 맑다는 것. 닭고기 맛이 순박하고 국물도 세지 않다. 뚝배기 안에서 뜨거운 맛이 오래 간다. 추운 날 천천히 음미하기에 그만이었다. 삼계탕 가격이 1만5000원이면 크게 부담되는 수준도 아니다. 함께 간 친구들은 추어탕(1만2000원)과 추어튀김(1만7000원)을 먹었는데, 앞 접시에 조금 덜어 맛만 보았다. 역시 이 집의 특징은 온순한 맛이다. 동네가 동네인 만큼 치즈 추어탕(1만4000원), 구룡포 과메기(3만5000~5만5000원) 등 입맛 당기는 메뉴들도 눈에 띄었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224 1층(신사동) 운영 시간 09:30~21:30

▶위로의 힘이 필요할 땐 파주 ‘심학산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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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고양 쪽에서는 꽤 유명한 장어 전문점이다. 오래전 허허벌판에서 장사할 때부터 그렇다. 장어 말고는 특별히 내세울 것도 없었지만, 오직 장어 맛 하나로 손님들을 끌어 모았다. 그곳이 어느새 언덕 위로 이전해 대형 식당으로 성장했다.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소금구이장어(1kg, 7만9000원)와 청국장(6000원)이 이곳의 인기 메뉴. 구이는 직원이 해 주는데, 매우 깔끔하게, 먹기 좋게 만들어 준다. 장어는 기름진 음식이라 야채를 듬뿍 같이 먹어주는 게 좋다. 그리고 청국장으로 속을 씻어주면 영양의 균형이 정중앙에 오는 느낌이다. 취향에 따라 잔치국수, 김치말이도 권해본다. 역시 속을 깔끔하게 만들어주는 데 손색 없는 메뉴 아니던가. 기운이 빠진 친구가 있다면 내일 저녁은 자유로로 향해보도록 하자.


위치 경기도 파주시 돌곶이길 135(서패동) 운영 시간 11:00~21:00


[글과 사진 아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