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살찌는 ‘천고마비’의 가을이라지만, 계절이 바뀌면서 예민해진 신체 컨디션은 여기저기 티를 내기 마련이다. 생각지도 않게 훅 다운되기에 십상인 딱 이맘때 챙겨 먹으면 좋을 몸보신 요리를 소개한다.

▶나만 알고 싶은 인생 장어, 일산 ‘고봉산 장어집’

몸이 허하다 느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식재료인 장어.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대표적인 스태미나 메뉴다. 전국구로 각자 손꼽는 장어집이 있겠지만 맛집 많기로 알려진 일산 현지인에게 입소문 난 일산 서구 노포 맛집, 고봉산 장어집은 맛도 값도 훌륭해 늘 손님으로 북적이는 찐 맛집이다. 전라도 고창, 함평, 영광 등 국내산 활어 민물장어만을 취급하며, 당일 손질해 바로 손님상에 오르기 때문에 그 신선함은 즉시 단골로 이어진다고. 시가로 책정되는 가격은 2인분(3마리)에 7만8000원으로, 도톰하게 살이 오른 싱싱한 활어 장어구이는 부담 없이 몸보신하고 싶은 사람들을 부른다. 화력 좋은 야자나무 숯에 구워진 소금구이는 기름기 쏙 빠진 담백한 맛으로 장어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도 반하게 한다. 생강 몇 쪽, 명이나물, 여기에 특제 소스 푹 찍어 쌈으로 먹다 보면 저절로 엄지 척. 어느 정도 배가 부를 때 개운하게 입가심해 주는 동치미 국수 역시 끝내주는데, 단돈 1000원이다. 인심 좋은 사장님 배려로 콜키지 프리로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위치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로 306-13

운영 시간 11:30~24:00(재료 소진 시까지)

▶고기보다 부추, 사당역 ‘복돈이 부추 삼겹살’

몇천 원이면 살 수 있는 야채지만 자양강장제로 이름난 부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항암 작용이 뛰어난 부추는 돼지고기와의 궁합이 좋다. 매콤하게 무친 부추무침을 지글지글 불판에 삼겹살과 함께 구워 먹는 메뉴는 그야말로 맛과 건강을 모두 잡는 메뉴. 사당동 부추 삼겹살이 인기 있는 진짜 이유다. 생 삼겹살(1인분 1만5000원)과 냉동 삼겹살(1인분 1만1000원)이 주 메뉴이며 부추 부침은 무한리필 가능하다.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맛의 화룡점정이 바로 부추무침. 마지막 불판 볶음밥(2000원)까지 먹으면 완벽한 한 끼. 볶음밥까지도 놓치지 말고 부추무침을 얹어 먹어보자.

위치 서울시 관악구 남현1길 68-14 남현빌딩

운영 시간 12:00~23:00

▶양고기 맛에 빠지다, 한남동 ‘이치류’

미쉐린가이드 플레이트에 6년 연속 오른 양고기 명가 이치류. 국내에 삿포로 정통 양고기 징기스칸을 선보인 양고기 전문 식당이다. 얼리지 않은 1년 미만의 호주산 어린 양의 생고기만을 사용하며 생 살치살(1인분 2만9000원), 생 등심(1인분 2만8000원), 생 갈빗살(1인분 3만1000원) 등 부위별 양고기 약 120인분과 최고급 프렌치 렉(1인분 3만6000원) 30인분만을 매일 준비해 운영한다. 소기름을 발라 코팅한 달궈진 개별 숯불 화로에 육즙 꽉 잡아, 노릇하게 구워 내주는 솜씨는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이유.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 전혀 없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고기 맛의 진가를 느끼고 싶다면 한번 가보자.

위치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 10길 58-6

운영 시간 17:00~23:00, 일요일 17:00~21:00(라스트오더 22:00)

▶내 인생의 소울 푸드, 일산 ‘계림삼계탕’

걸쭉하고 진한 삼계탕보다 맑은 국물 삼계탕 파라면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계림 삼계탕. 엄선한 산지에서 25~30일 자란 영계만을 도계해 냉장 닭고기로 끓여 낸 삼계탕은 20여 년 삼계탕만 만든 주인장의 오랜 노하우와 노력이 담긴 한 그릇이다. 조갯국같이 맑은 국물은 얼핏 보면 심심할 거 같지만, 기름기 없이 담백한 국물 맛이 오히려 진하고 개운해 금세 한 뚝배기를 비울 정도. 푹 삶아져 보들보들한 살과 쫀득한 찹쌀죽까지 싹싹 비워 먹고 나면 힘이 불끈, 바닥난 에너지가 솟는다. 메뉴는 삼계탕(1만5000원), 스페셜 한방삼계탕(2만 원), 옻계탕(1만8000원)이다.

위치 고양시 일산서구 탄중로 136

운영 시간 11:00~21:30

글과 사진 최유진